2008.10.24.쇠날. 맑음

조회 수 1075 추천 수 0 2008.11.02 16:37:00

2008.10.24.쇠날. 맑음


수원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과학 공부를 가끔 도와주는 물리학교수님 댁인데,
집안에 우환이 생겨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네요.
얼마 전 아버님을 보냈고
이제 누님을 병원으로 실어 보내며 당신이 바라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 문제를 넘으면 다음 문제를 또 맞닥뜨리게 되는 게 삶이던가요.
누군에겐들 삶의 무게가 가벼울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것도, 대부분은, 절로 수도원으로 가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갑니다.
얼마나 기특한 일인지요.

쇠날 오전은 곤충 공부가 있습니다.
이번학기 통합교과 수업의 주제가 그러하지요.
“거위벌레와 가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벌레들도 이제 겨울날 준비로 바쁜 숲입니다.
쌓인 낙엽을 들추면 그들 역시 얼마나 종종거리고 있는지요.
아이는 오늘 그 차이를 책을 통해
그리고 그들을 만나 해결해낼 것입니다.

타악연주샘이 오셨고,
같이 설장구 공연 준비를 합니다.
가을에 한 번 서자던 무대였는데,
아무래도 봄으로 미루어야지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장구랑 쇠를 두들기며
우리는 한 주의 곤함을 그렇게 풉니다.
요새는 굿거리의 매력에 빠졌지요.
가을이 배는 골짝으로 가락도 그리 번져간답니다.

먼 걸음이 취소되면서 덕분에 짬을 좀 냅니다.
물꼬를 오래 도와왔던 분이 병원에 입원을 했기도 해서,
또 수영장도 들릴 겸 김천을 넘어갑니다.
다리를 다친 그는 수영장 직원으로 시작해서 중견이 되고
그리고 동업주가 되었다가 이제 새 대표가 되었지요.
조금씩 조금씩 한발씩 한발씩
제 삶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젊은 사람을 보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고맙지요.
어여 완쾌되기를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756 2008.11.24.달날. 비 옥영경 2008-12-08 1138
1755 2008.11.23.해날. 흐려가는 오후 옥영경 2008-12-06 1242
1754 2008.11.22.흙날. 맑음 / 산오름 옥영경 2008-12-06 1301
1753 2008.11.21.쇠날. 맑음 옥영경 2008-12-06 1078
1752 2008.11.20.나무날. 진눈깨비 옥영경 2008-12-06 1130
1751 2008.11.19.물날. 맑으나 매워지는 날씨 옥영경 2008-12-06 1193
1750 2008.11.18.불날. 낮 잠깐 흩날리던 눈, 초저녁 펑펑 옥영경 2008-12-06 1041
1749 2008.11.17.달날. 흐림 옥영경 2008-12-06 986
1748 2008.11.14-16.쇠-해날. 더러 흐리고 바람 불고 / ‘빈들’ 모임 옥영경 2008-11-24 1338
1747 2008.11.1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8-11-24 1021
1746 2008.11.12.물날. 맑음 옥영경 2008-11-24 1028
1745 2008.11.11.불날. 맑음 옥영경 2008-11-24 1048
1744 2008.11.10.달날. 맑음 옥영경 2008-11-24 1073
1743 2008.11. 9.해날. 비 지나다 옥영경 2008-11-24 1149
1742 2008.11. 8.흙날. 흐림 옥영경 2008-11-24 1081
1741 2008.11. 7.쇠날. 비 온다던 하늘 흐리기만 옥영경 2008-11-24 1060
1740 2008.11. 6.나무날. 경제처럼 무거운 하늘 옥영경 2008-11-24 1191
1739 2008.11. 5.물날. 맑음 옥영경 2008-11-14 1338
1738 2008.11. 4.불날. 맑음 옥영경 2008-11-14 1048
1737 2008.11. 3.달날. 바람 불고 하늘은 자주 흐릿하고 옥영경 2008-11-14 109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