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 7.쇠날. 비 온다던 하늘 흐리기만

조회 수 1094 추천 수 0 2008.11.24 00:49:00

2008.11. 7.쇠날. 비 온다던 하늘 흐리기만


주를 반으로 쪼개어 움직이는 이번 학기입니다.
주로 바깥에서 사흘 반을, 그리고 안에서 사흘 반을 보내면
한 주가 후딱 흘러가지요.
쇠날부터는 물론 물꼬 안살림들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급히 교육청을 좇아갑니다.
증축 건물에 대한 신고를 교육청이 맡기로 한 것인데,
결국 교육청재산이 되는 것이므로,
이게 현재 돌아가는 학교가 아니라 폐교라 보니
교육청 시설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개인 사업자가 증축신고를 군청에 해야 하고,
우리가 하던 공사는 따로 사업자가 있는 것이 아니니
그 과정이 여간 번거롭지가 않지요.
아무래도 교육청을 설득하는 게 빠르겠다고 간 걸음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담당과에서 늘 우호적이며
최대한의 배려를 끌어내줍니다.
어떤 이가 그 일을 맡는 가는 참 중요하지요.
어떤 가치관, 어떤 자세를 지닌 사람이냐에 따라
일은 늘 다른 방향으로 가게 마련입니다.
관과 관이 만나서 진행하면 훨 수월하기 마련이기에
교육청에서 직접 군청과 협의를 하기로
머리를 모으고 돌아왔지요.

그런데 군청 일은 또 그 나름의 한계들이 있습니다.
여러 과가 걸쳐있다 보니 그 과마다 관련법이 있기 마련이고
법조항대로 하는 게 담당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기에
일차적으로는 그것에 기대 일이 처리되기 마련입니다.
한 과에서는 그 과대로 일을 추진하며
증축건에 대해서 연락이 옵니다.
신고를 않고 사업을 추진했으니
300만원 넘어 되는 강제추징금인가 하는 것을 내야한다는 겁니다.
겨우 겨우 한 발 한 발 외줄을 타고 있는데
그만 다리 온 힘이 풀려난 것처럼
그렇잖아도 공사가 더뎌지면서 받게 되는 자금 압박도 만만찮았는데,
마음을 오무라들게 하데요.
급기야 우리의 목수샘,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지요.
아무리 산골에서 가난하게 산다 해도
돈 때문에 그리 힘에 겹게 살지는 않았을 것인데,
미안타 하였습니다.
세상 살며 죽고 산다는 문제들도 얼마나 많을진대
물꼬가 겪는 이 정도의 문제가 어디 그에 미칠라나요.
그래도 남는 장사이지요.
목수샘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흙집을 지어보는 훌륭한 공부를 했고,
물꼬는 건물 하나 남았으며,
그 과정에서 오고간 손발로 맺어진 인연들도 깊을 것이며,
이것 저것 배운 것 많았다마다요.
물론, 그렇다고 닥친 문제가 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남의 돈으로 하는 일이
이 정도의 애씀도 없이 이루어지기 어디 쉬운가요.
그것에 견주면 어려운 일도 아니겠습니다.
다만 해결해가면 될 테지요.
새로 주가 시작되면 또 다른 문제가 우리를 맞을 것입니다.
별 다른 길이 어디 있을까요,
하나 하나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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