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조회 수 1628 추천 수 0 2004.05.26 16:08:00
밥알모임에서 22일부터 들어오셨습니다.
강당에 악기 선반(김영규님)도 만들어주고
해날엔 모내들을 하셨지요.
800평 두 다랑이 논을 사람이 하는 광경은
이 산골에선 본지 오래된 풍경입이랍니다.
어르신들이 죄 나오셔서 구경을 하였다지요.
처음 해보는 밥알들도 있고
해봤다 재는 이들도 있고
입으로 모심는 이도 있고
몸은 쓰는데 모는 안심기는 어른도 있었지요.
모판이며 씻느라 시냇물에서
모내기때보다 더 열심히 손발 흔들고
당산나무 아래 새참 참말 푸지기도 하였지요.
물꼬, 참 좋은 곳입니다,
돈 안들이고 전신 머드팩도 할 수 있지요,
수영장도 맘껏 이용할 수 있지요...

아이들은 가게를 차렸습니다.
"자유로운 아이들의 풍차"
간판까지 내걸고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지요.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는데 보탠다 합니다.
지들이 바느질을 했음 얼마나 했다고
주머니도 만들어 판다 하고
그림은 또 얼마나 그린다고들 그림을 그려 판다고도 하고
보글보글방 실력을 발휘해 별 음식을 다 판다는 걸
말리느라 아주 혼쭐이 났지요.
"그냥 잘할 수 있는 걸 하지 그래."
말하자면 전문점을 차리라고 꼬드겼지요.
그래서 판 게 김치부침개더이다.
공동체식구들은 그냥 멕이고
밥알모임 식구들이며 학교에 찾아드는 손님,
마을에 들린 사람들, 마을 어르신들,
한창 도로공사하는 이들한테 팔았습니다.
밥알모임 식구들은 외상으로 먹고
논두렁으로 돈받으러 오는 아이들 땜에 답체 일이 진척이 없었다지요.
외상값, 그거 일찍 갚아야 함을 잘 배우셨을 겝니다.
아이들이 하는 거라고 무시하는 공사장 어른들도 있었고
마을어른한테 돈벌려 한다고 야단치는 할머니도 있었다는데,
한 장에 천원씩 받아 만 칠천원을 벌었다 합니다.
"재료비는 빼야지."
저들 먹은 게 더 많았을 게 틀림없으니
글쎄, 남는 장사이긴 했나 모를 일입니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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