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16-17.흙-해날. 창대비

조회 수 1318 추천 수 0 2008.09.11 00:27:00

2008. 8.16-17.흙-해날. 창대비


참다 참다 터뜨린 대성통곡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도 내리고 오늘도 내렸습니다.
계자 끝난 거 하늘이 더 잘 압니다.

올해는 전국교사풍물모임 여름 연수가 대전에서 있었습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있는 주에 하는 연수이지요.
그찮아도 장소가 결정된 뒤
이동철 사부님으로부터 소식 왔더랬습니다.
유대상샘이며 큰 선배들의 연락도 닿았더랬지요.
연수는 못 가도 마지막 밤 대동제는 가지 했는데,
결국 어제 못 가고 말았습니다.
마침 제자 하나 찾아온다 하기
옳다구나 하고 핑계 삼아 대해리에 쏙 파묻혔지요.
이제는 새로운 세대들이 물꼬를 짊어지고 간다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저 역시 많이 움직여야 했던 모양입니다.

오랜 논두렁이 방문키로도 했더랬지요.
김은숙님이 쌍둥이 현빈 성빈이랑 와서
두어 밤 묵어간다셨습니다,
긴 여름 계자로 지쳤음직한 공동체 식구들 쉬게 해준다며
밥이라도 해준다고.
그런데 어째도 손님은 또 손님이라
그냥 식구들끼리 보내자고 다음에 걸음해 주십사 하였는데,
또 다른 손님 찾아 든 게지요.

대전에서 아이, 아니 이제 아이가 아니지요,
이제는 대학생이 된 친구 하나 묵었습니다.
초등 4학년 때 본 게 마지막이던가요,
기억 못할 줄 알았다며 연락 온 게 지난 여름 들머리였습니다.
너무나 뚜렷한 기억에 그도 저도 놀랐지요.
물꼬에서 꼭 한 차례 있었던 어머니들 계자에
그의 어머니 박정인님이 다녀가기도 하셨더랬습니다.
백수진.
대전과학고를 나와 연대 공학부 초년생으로 조기 진학을 해 있었지요.
카이스트로 가는 건 생각 안 해봤느냐 물었더니
폭 넓은 공부를 하고 싶었다 합니다.
한 아이가 자라고 그 자람이 반듯하면
그를 안다는 것으로 이미 뿌듯합니다.
마음 참 좋았습니다.
밤새 도란거렸지요.
류옥하다 선수도 새로운 형아 하나의 등장에
또 신이 났더랬습니다.
비 내리는 오전 한 때는
모여 앉아 아이들이 던져놓고 간 망가진 재료들을
다시 쓸 수 있도록 해체하고 정리했지요.
“여자 친구는 없어?”
“돈도 여자도 좇아가면 달아나는데,
‘가치(가치로운 일)’를 향해 가면 다 따라오는 것 같애요.”
허허, 이 아이는 그 비밀을 어찌 이리 일찍 알았을까요...
이 시대에도 이런 젊은이들(‘가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이 많다는 일은
사는 일에 참 희망이 됩니다.
제가 이러한데 그의 어머니는 얼마나 듬직할 것이며,
다음 세상에 먼저 가 계신 아버지는
또 멀리서 얼마나 가슴 느꺼우실지요.
그가 있어 고맙습니다.

주말에 내려와 있던 기락샘도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수진이도 다음을 기약하며 버스에 오르고
그리고, 계자 끝내고 고향집을 다니러간 종대샘이 들어왔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16 2019. 4.22.달날. 맑음 옥영경 2019-07-04 634
1715 2015. 5. 7.나무날. 구름 조금 / 자유학기제 간담회 옥영경 2015-06-24 634
1714 2019. 3. 4.달날 ~ 3. 18.달날 / ‘사이집’ 첫 집중수행 보름 옥영경 2019-04-04 633
1713 2015. 5.23.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6 632
1712 빈들모임 닫는 날, 2019. 4.28.해날. 흐림 옥영경 2019-07-04 631
1711 2월 ‘어른의 학교’ 닫는 날, 2019. 2.24.해날. 맑음 옥영경 2019-03-28 631
1710 173계자 여는 날, 2024. 1.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09 630
1709 2020. 3.22.해날. 맑음 옥영경 2020-05-03 630
1708 2017.11. 2.나무날. 맑다고는 못할 옥영경 2018-01-06 629
1707 2015. 9.14.달날. 맑음 옥영경 2015-10-12 629
1706 169계자 사흗날, 2022. 1.11.불날. 눈발 흩날리는 아침 /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1] 옥영경 2022-01-15 628
1705 2019. 6.12.물날. 잠깐 가려진 해 / 창고동 외벽 페인트 1 옥영경 2019-08-06 626
1704 2019. 3.23.흙날. 봄눈 옥영경 2019-04-04 626
1703 2019.10.22.불날. 흐림 /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옥영경 2019-12-05 625
1702 2017.11.22.물날. 흐림 / 위탁교육 사흘째 옥영경 2018-01-09 625
1701 2019. 8.11.해날. 맑음 / 물호스를 깁다가 옥영경 2019-09-17 623
1700 2019. 5.11.흙날. 맑음,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옥영경 2019-07-09 623
1699 2015. 1.31.흙날. 흐리다 눈 옥영경 2015-02-26 623
1698 2019. 4.11.나무날. 갬 옥영경 2019-05-12 622
1697 2019. 5. 5.해날. 맑음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어린이날 옥영경 2019-07-04 62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