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닷!”

누군가 외친 소리를 따라 아이들이 창으로 눈을 보냈다.

“와!”

“물꼬 수업해서 좋은 날인데 눈까지 와서 더 좋아요!”

제도학교 고학년 아이들 예술명상 수업이 있는 날.

오늘은 노래명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한.

그것 또한 서로 말하고 듣는 것과 다르지 않은.

지지난주 저학년 아이들 했던 흐름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위탁교육 나흘째.

바깥수업을 나가느라 하루흐름을 다르게.

아침 7시 밥부터 먹는 걸, 오늘은 일꾼들 밥상만 차려주고

우리는 별방에서 해건지기 먼저.

아이는 오늘 대배 백배를 모두 제대로 해냈다. 대단하다, 정말. 쉬운 게 아니니까.

특히 습관처럼 화가 있는 이라면 더욱.

중간에 짜증이 났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어떻게 지나갔어?”

꾸욱 참으니... 지나가더란다.

해건지기는 마음을 연습하는, 훈련하는 훌륭한 시간.

밥을 차려주고 오전 움직임 안내하고,

점심과 낮밥은 집짓는 일터 어른들한테 부탁을 하고...

아침부터 더 바빴던 건 엊저녁 눈 때문에 차를 두고 달골을 올랐기 때문.


아이의 마음 훈련 돕기.

화라든지 짜증, 그런 것들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해야는지 정말 모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경우의 수들을 예견하고 훈련할 수도 있잖겠는가.

모든 경우를 다 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를 하면 둘을 알고 둘을 하면 넷을 알고

그러다 차츰 그 영역이 넓어질.

하기야, 생이 어디 연습하는 대로 되더냐만. 복병을 누구인들 잘 피하더냐만.


달골 집짓는 현장은

낼 단열재 폼이 들어올 거라 천장 아래 발판을 만들었다.

내일 눈 내린다고 이른 아침 오기로 한 단열재 폼 차량이 오늘밤 미리 들어와 잔다.

폼을 쏜 뒤 현장은 또 달날까지 쉬어갈 것이다. 이런!

건축주 마음은, 겨울 눈길에 어려운 달골 상황도 상황이고,

1년이나 가 있을 바르셀로나행을 위해 학교에 하고 갈 일도 산인 걸,

우두머리샘의 일정은 여기 집짓기에만 쏟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참...

무산샘은 엊저녁 보은 일을 보고 아침에 들어왔고,

낼 다시 지리산 아래 집을 살피러 다녀온다 했고,

우두머리샘은 낼 폼을 쏘는 일을 시작하는 것만 보고 나가고,

상수샘은 저녁을 먹은 뒤 대전 집을 다니러.


밤, 눈, 눈, 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16 2019. 6.21.쇠날. 맑음 / 시인 이생진 선생님과 그 일당 가객 승엽샘과 미친꽃 초설 옥영경 2019-08-12 630
1715 2015. 9.14.달날. 맑음 옥영경 2015-10-12 627
1714 2017.11. 2.나무날. 맑다고는 못할 옥영경 2018-01-06 626
1713 169계자 사흗날, 2022. 1.11.불날. 눈발 흩날리는 아침 /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1] 옥영경 2022-01-15 625
1712 2020. 3.22.해날. 맑음 옥영경 2020-05-03 625
1711 2월 ‘어른의 학교’ 닫는 날, 2019. 2.24.해날. 맑음 옥영경 2019-03-28 624
1710 2019. 4.22.달날. 맑음 옥영경 2019-07-04 621
1709 2019. 3. 4.달날 ~ 3. 18.달날 / ‘사이집’ 첫 집중수행 보름 옥영경 2019-04-04 621
1708 2017.11.22.물날. 흐림 / 위탁교육 사흘째 옥영경 2018-01-09 621
1707 2015. 1.31.흙날. 흐리다 눈 옥영경 2015-02-26 621
1706 2019. 6.12.물날. 잠깐 가려진 해 / 창고동 외벽 페인트 1 옥영경 2019-08-06 620
1705 2019. 8.11.해날. 맑음 / 물호스를 깁다가 옥영경 2019-09-17 619
1704 2019. 4.26.쇠날. 흐리다 빗방울 옥영경 2019-07-04 619
1703 169계자 닷샛날, 2022. 1.13.나무날. 눈 내린 아침, 그리고 볕 좋은 오후 / ‘재밌게 어려웠다’, 손님들의 나라 [1] 옥영경 2022-01-15 618
1702 2015. 7.13.달날. 갬 옥영경 2015-07-31 618
1701 2019.10.22.불날. 흐림 /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옥영경 2019-12-05 617
1700 173계자 여는 날, 2024. 1.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09 616
1699 2015. 2. 6.쇠날. 맑음 옥영경 2015-03-10 616
1698 2014. 5.21.물날. 맑음 옥영경 2014-06-13 616
1697 2019. 3.23.흙날. 봄눈 옥영경 2019-04-04 6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