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계자 나흗날, 2008. 8.13.물날. 비 오락가락

조회 수 1425 추천 수 0 2008.09.07 23:13:00

127 계자 나흗날, 2008. 8.13.물날. 비 오락가락


아침 달골로 산책을 갑니다.
내일 오를 산오름의 예비 시간쯤 되려나요.
여름 해 어느새 중천이지요.
그래서 개울물이 더 시원했고,
얼려두었던 곶감이 아주 맛났습니다.

흙집 안내를 위해 황토샘과 돔하우스의 대가 임병기샘 오셨습니다.
(쉽지 않은 걸음, 정말 고맙습니다!)
‘흙집1’은 고래방에서
나무젓가락과 청테이프로 돔하우스를 만드는 것이었지요.
‘무언가 만들고 원리를 이해한다는 느낌을 아이들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고 마지막에 (*돔하우스)쓰고 사진을 찍으며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소희샘이 쓴 것처럼 나무젓가락을 서로 맞댔을 뿐인데
굉장한 힘도 견뎌내는 공법에 모두 놀랐더랬습니다.
그러는 동안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요.
오후 밖에서 할 흙 작업에는 하늘이 괜찮을려나요?

모둠들이 돌아가며 설거지를 해왔습니다.
오늘은 성민 영웅 지훈이네들이 하고 점심 설거지를 하고 있었지요.
“엄마랑 매일해요. 그런데 집 설거지는 재미없는데 여기는 놀이 같애서 너무 재밌어요. 날마다 하고 싶어요.”
성민이입니다.
“샘, 깨끗이 빡빡 좀 문지르세요.”
영웅이는 잔소리를 해댔지요.
지훈이는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해내 성실함을 다시 드러냈답니다.

‘흙집 2’.
흙, 거기 많은 게 살지요.
‘흙 한자밤의 우주’ 라는 책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래요, 흙 한자밤에도 수억 마리 생명체가 있다지 않던가요.
“작은 지네, 민달팽이, 지렁이...”
아이들은 거기서 나오는 것들을 읊어댔습니다.
“회색 흙, 각진 흙, 딱딱한 흙, 부서지는 흙...”
아이들만이 아니지요.
서현샘도 흙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두 패로 나뉘어 아이 둘 들어갈 수 있는 사람집과
장순이 들어갈 개집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집은 강당 앞에, 그리고 장순이집은 전나무 아래였지요.
그런데 아이들 집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짚더미를 먼저 치워야했습니다.
샘 하나 나서서 팔 걷어 부치고
더러 썩어 흐물거리기도 하는 짚더미를 안았지요.
“이렇게 하는 거야, 그게 마음을 낼 수 있게끔 해주는 걸 보며
아이들 앞에 보이는 어른이 어떻게 힘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했어요.”
수진샘이 나중에 그 광경을 그리 다시 그려내 주었답니다.

“언제 또 이런 흙을 만져보고 맨발로 밟아보고 할 수 있을는지...”
모두 그랬지요.
아이들은 흙산에서 호미로 흙을 긁어내리고
어른들은 삽질을 하고,
그 흙들은 수레로 실려가거나
들통에 담겨 벽돌처럼 다져지고 있었습니다.
멀리 감나무 아래선 천막을 깔아놓고 쪼그려들 앉아
아예 흙벽돌을 다져 만들고 있었지요.
망설이며 들통 안에 신을 벗고 들어가던 아이들이며 어른들,
조심스럽던 발은 어느새 다지는 연장 하나 되고 있습디다.
IYC 캠퍼들도 물꼬 어른들도 모든 아이들도
대동판이 따로 없었지요.
조금씩 올라가는 벽 앞에 모두의 탄성!
“벌써 이만큼이나 했어!”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아이들, 선생님, IYC, (모두) 즐거웠다.’
새끼일꾼 선주 말대로 정말 그랬습니다.
유설샘의 하루 정리글 가운데는 이리 적혀있었지요.
‘흙 때문에 처음엔 불편하고 그랬지만 나중엔 맨발로 잘 다녔다.
흙 때문에 불편한 게 아니라 신발 때문에 불편하였던 모양이다.
몸이 힘들 때 분별심도 생겼지만 아이들 때문에 항상 치유가 되었다.
흙의 마법...’
조금씩 꾀도 나지요.
열심히 흙을 치대기도 했지만 그러나 슬그머니 게으름이 일면
저만치 달려갔다 오기도 하고
다른 쪽 집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딴짓을 하다 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나 생각나면 또 하고...
하지는 않으면서 저 참견쟁이들 좀 보셔요.
“이건 통과 못해요.”
“빨리 좀 해요.”
원규 병준, 재창 현규들이 채근하고 있었답니다.
지나다 영웅이와 도윤이 책방에서 뒹구는 걸 보고 밖으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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