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빈들모임(10.21~22) 갈무리글

조회 수 347 추천 수 0 2022.11.12 01:09:04


사흘의 빈들모임을 마치며 구성원들이 남긴 갈무리 글.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다(그게 아니라면 한글 프로그램이 잡아주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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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이번주 화요일부터 출산휴가를 들어갔다. 출산 때문이였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끊임없이 일하다가 오로지 에게 집중하며 

쉴 수 있는 첫 쉼이였다.

 

그리고 출산휴가 축하 겸 여행으로 자유학교 물꼬, 10월 빈들모임에 왔다.

태교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10월 빈들모임은 항상 나에게 특별했다. 연탄나르기, 고구마 캐기, 문 앞에 걸린 곶감들, 알록달록한 파란하늘...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찼다.

 

이번 빈들은 휘령샘과 내 남편인 규명샘과 함께했다.

이어지고 이어지는 대화들 속에서 알 수 없는 깊이의 속마음까지 드러나는 순간순간들이 너무 흥미로웠고 힐링이 되었다. 신혼부부인 

우리들이 가졌던 고민들과 궁금증들

예를 들면 - 부정적인 마음의 긍정적 해결 방법 또는 해소방법

- 나의 사랑과 상대방의 사랑 표현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오해가 없도록 하는 방법들

- 화를 표현하는 방법, 사과하는 방법

... 아무튼 알 수 없는 것들로 복잡한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인정하거나 존중하는 태도 등등등

늘 허심탄회하게 물어볼 수 있는 자리였고, 나의 마음에 있는 이것들을 방법을 찾고 해소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물어볼 수 있고 좋은 생각과 방법들, 경험들을 마음 다하여 해주시는 옥쌤이 옆에 계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휘령샘의 면에서 각도에서 본 것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프로그램은 모과청 만들기, 달골 돌 줍기가 있었는데 모과청 만들기가 있어 기대되고 기뻤다. 그런데 달골 돌 줍기가 가을 날씨를 

즐기며 바램들을 쌓고 해소하는데에 좋았고 모과청 만들기는 칼질이 어수선한 나에게는 어려움이였다. 양도 조금 많았지만 다 우리가 

가져갈 것을 만든거긴 하다.

 

이번 빈들을 통해 얻은 keyword판단하지 않음이다. 알지 못한 것들을, 사람을, 관계를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고 싶다.

 

수많은 선택 속의 삶에서 방향을 잡고, 목적을 잃지 않고 그냥하기...

물꼬 오면 좋으니까 그냥 오기.

자연들이 예쁘니까 자주 보기.

사랑하면 사랑한다 말하기.

미안하면 있는 그대로 미안하다고 말하기.

좋으면 좋은 거 싫으면 싫은 거 판단하지 않음.

 

마무리하며 프로그램 내내 나나를 축복하여 순산을 기원하는 중심이 되었었는데, 거기서부터 한 인간의 탄생으로부터 나오는 

우리의 생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것 같다. ‘나나에게 아름다운 세상에 어서와라고 말해준 

옥쌤에게 감사하고 감동이다.

 

함께 잘 살고 있다!

 

강휘령:

물꼬의 10월을 참 좋아라 합니다. 물꼬에 처음오던 때도 가을이었고요. 기차로 오면 사실 더 빨리 올 수 있는데, 진주와 규명샘이라는 

말에 같이 서울에서부터 동행했습니다. 말 많은 내게 편하고, 신선한 대화의 주제들을 하면서 오는 내내 또 행복했습니다.

 

도착해서부터 먹었던 실한 밥들은 진짜 물꼬에 온 것을 실감하게 했지요. 모든 대화는 다 기억하지 못해도 나에게 지지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실만으로도 넉넉했습니다. 이 마음을 내어놓고 말하고 눈물짓고 많이 걸러 말하지 않아도 되는 또 그 말들을 

잘 받아주는, 받쳐주는 그 모든 것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또 다른 시작에 있는 물꼬의 모습에 또 한 때를 함께하고 

간직하고자 온 것이, 그저 내 마음 잘 돌아보고, 정신차리고 살면, 나 사는 그 모든 곳이 물꼬일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돌 고르는 일, 모과청 담그는 일도 집에 있었으면 하기 싫었을지도 모르는 일들인데 마음을 내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다시 

알아차립니다. 돌아가 내 삶에서 인식되는 순간들만큼이라도 마음을 내 아이들을 돌보고, 또한 꼭 소중하지 않더라도 더 나은 나의 

세상을 위해서 주변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살피고, 들어주는 일들을 해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함께 한 진주샘, 규명샘, 삼촌, 그리고 옥샘.

23일의 시간들을 함께 동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고마웠다, 꼭 전하고 싶어요. ~~심으로 사랑합니다!

 

조규명:

나나에게.

나나야. 오늘은 아빠의 엄마가 물꼬에서 이틀 밤이나 자고 간 날이야. 이쁜 휘령 이모도 봤고, 너희 엄마에겐 마치 어머니와도 같은 옥쌤도 

만났단다.

네가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아빠도 몰라. 엄마와 아빠가 완벽한 사람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엄마와 아빠는 아직 우리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몸만 다 큰 아이란다.

부족한 우리 사이의 딸로 태어나줘서, 마치 엄마와 아빠를 서로 사랑하라고 하늘에서 내려오신 천사 같은 존재라서 우리는 너무 기뻐.

앞으로 힘든 날, 슬픈 날도 많겠지만 지금 이 감정을 잊지 않고 아빠가 너와 엄마를 잘 보살필게. 건강하게 나와서 어서 우리에게 큰 미소를 

보여줘. 우리가 기다릴게.

 

나나가 엄마 뱃속에 생긴지 34.

2022/10/23 화창한 가을 오후

물꼬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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