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26.흙날. 비 / 125 계자 미리모임

조회 수 1372 추천 수 0 2008.07.30 14:33:00

2008. 7.26.흙날. 비 / 125 계자 미리모임


계자 준비가 많이 밀렸습니다.
그래도 물꼬가 살아온 세월이 있어 잘 해나가긴 할 것이나
힘이 좀 부치긴 할 겝니다,
이렇게 준비에 빠진 것들이 있으면.

먼저 들어와 있던 새끼일꾼들과 품앗이샘이 청소를 합니다.
아이도 한 몫 하지요.
“교무실은 그래도 아는 사람이 해야죠.”
그러며 야무지게 구석구석 잘 닦아놓았습디다.
아직도 작은화장실(흙집)은 마무리가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종대샘은 거기 붙어 나오질 못하고 있고
소연 지윤 희중샘이 청소를 맡았습니다.
대대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도 하지요.
교무실에선 마지막으로 계자 속틀 손질과
미리모임 준비와 글집 준비를 합니다.
공사에 쓰일 흙이 오가느라 질퍽거리던 부엌 곁엔
오후 버스로 들어온 다옴 태우 소희샘이 붙어 깔고 치웠지요.
아, 소희샘과 태우가 들어오며
읍내에서 주문해두었던 문구류를 찾아왔네요.

저녁을 먹은 뒤였습니다.
다옴이가 자외선소독기 위에 쌓인 컵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 씻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겁니다.
아무리 물건이 흩어져 있어도
그걸 정리하지 못하는 건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다옴이 눈에도 역시 잘 보이지 않던 것들입니다.
(초등 5년에 처음으로 계자를 왔던 아이가
고 1이 된 지금까지 새끼일꾼으로 오고 있지요.)
그런데 그 사이
이렇게 또 훌쩍 성장해서 온 그입니다,
대개의 새끼일꾼들이 그러하듯이.

저녁 7시,
영준샘이 흘목에서 걸어 올라와 나타나고
거제도에서 새끼일꾼 계원이와 태훈이가 오고
가마솥방 도움이로 김정희님이 오셔서
먼저 와 있던 이들과 미리모임을 했습니다.
이번엔 오랜 새끼일꾼들이 축을 이루네요.
일곱 살 때부터 누나 따라 계속 계자를 왔던,
중 3이 된 태우는
미국 가기 전 여기 꼭 챙겨 다녀가고 싶었다며 왔고,
새끼일꾼 2년차 중 3 계원,
그리고 처음 참가하는 중 2 태훈이가 있네요.
가마솥방 일을 돕게 된 김정희엄마랑 같이 온 걸음에
손발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은 새끼일꾼 신청이 많은 데다
품앗이일꾼들 자리는 또 모자라
그 수를 늘이되 지나치지는 않게 다섯 정도로 조율했습니다.
역시 일곱 살 때부터 와서 고 1이 된 지윤이와
초 6년 때 계자를 만나고 새끼일꾼으로 오고 있는 고 1 소연이는
이곳에서 연을 맺어 좋은 벗이 되고 있지요.
같이 기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랬답니다.
“우리 방학 때마다 기다려주는 곳이 있어 좋다.”
“외할머니댁에 오는 기분이다.”
고아원 아이들에게만의 외가가 아니라
이렇게 여러 곳의 외가가 되고 있답니다.
작년부터 손을 보태고 있는,
대학을 휴학하며 나름 뜻깊은 시간을 채워하고 있는 희중샘,
강북 수유 ‘생명평화연대’에서 청소년 대상 공부방 활동을 준비하는 영준샘,
그리고 서울의 한 대안학교에서 온 은영샘은 내일 아이들과 같이 들어옵니다.
아, 소희샘,
계자와 방과후 교실 어린이극단에 다녔던 아이였고
새끼일꾼이었으며 몇 해 품앗이일꾼인 그입니다.
그리고 불날에는 역시 계자 아이였고 새끼일꾼이었으며
이제 품앗이가 된 무열샘이 오네요.
가마솥방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요리를 했던
정익샘이 맡았지요.
새 걸음들은
“빨리 적응하고 익숙해져서 할 일 찾아서 해나가겠습니다.”
그리 다짐들을 했답니다.

일을 나누고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전체흐름을 익히고,
그리고 물꼬가 지닌 가치관을 다시 잘 새겨본 다음
아이들맞이 마지막 준비를 했지요.
아이들 신발장, 가방선반에 이름 쓰는 거며 공간들에 필요한 안내벽보, 속틀...
이제 글집만 엮으면 되는데,
그만 말썽이 일었습니다.
행사 때마다 복사기가 일 반을 한다는데,
오랜 세월 무리했던가 봅니다.
이번에는 꼭 중고로라도 바꾸어주어야지 않을까 싶은데...
결국 글집은 중단되고
그래도 잠자리를 간 게 자정 넘어였네요.
“걱정하지 마.
글집, 그거 없어도 되고,
다른 어떤 방식이 또 찾아들 테니까.
달라지면(글집이 없다는 게) 불안해하는데,
다르게 해보면 다른 재미가 또 붙게 되지요.”
그런데, 정말, 이번엔 글집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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