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25.물날. 맑음

조회 수 1171 추천 수 0 2008.07.11 15:02:00

2008. 6.25.물날. 맑음


“엄마, 엄마, 요새 학생들은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도 잘 모른대.
어떤 사건인지도 잘 모르는 애들이 무려...”
소식통 류옥하다를 통해 날이 가는 걸 겨우 알아채고는 하지요.

아이랑 부추 베와 다듬습니다.
마주보고 가리면서 수다가 길었지요.
“이명박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늘 아이로부터 듣습니다.
이곳 신문이 그 아이 전용에 가깝지요.
그거 한 번 펼칠 짬이 어렵습니다.
아니 사실은 별반 관심도 없구요.
“농민들이 고통 받는 이유가...
카길-세계최대기업이지-은 몬센토 종자로 키운 농산물만 사들여.
농민들은 몬센토 종자를 살 수 없으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게 돼.
그런데 그 은행도 카길 소유지.
옥수수 같은 거를 돼지 먹이를 주려해고
돼지를 팔아야 하는 것도 카길이고.
생산에 대한 모든 것으로 농민들 손하고 발하고 묶어놨지, 모자까지.
그리고 그 농민들이 도시로 떠나잖아.
그런데 그 농민들이 아침밥으로 먹는 씨리얼의 대부분도
카길에서 만든 거지...”
산골 사는 이 아이가 우리들의 정보 창구가 되는 것은
역시 책 덕분이지요,
인터넷이 원활한 것도 아니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아니니.
버섯도 따러 갔지요.
한 바퀴 돌며 따는 동안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본관 앞의 작은 앵두 나무에서
앵두도 다 따냈지요.
그러는 사이 사이 아이의 세계를 듣습니다.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음,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조금 자라면 더 이상 아이들은 우리(물론 어른들 말입니다)랑 놀지 않으려 듭니다.
오늘 마주보기,
당장 같이하기,
지금 얘기나누기!
그러고서 세상으로, 학교로, 가도 되겠지요.

광평농장 갑니다.
지난 4월 잔치에 유기농으로 담은 사과와인을 선물로 가져오셨고
훌륭한 말씀을 나눠주셨지요.
그렇게 감동적인 축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마을 신동훈 할아버지의 축사와 함께).
때때로 이것저것 급하면 늘 길이 되어주시는 분들이시지요.
버섯과 매실을 들고 갔는데
언제나처럼 가져온 것이 더 많습니다.
귀한 가시연꽃과 어리연꽃,
그리고 사과와인을 또 실어왔지요.
그냥 생각만 해도 힘인 어르신들이십니다.
잘 섬기고, 따르고 싶습니다.

생명평화모임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영동도서관에서 하고 있지요.
황대권샘 여창구샘 마고식구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오늘은 다른 텍스트 없이 사는 얘기를 나누자 하였던 시간입니다.
황샘은 생명평화결사 공동체위원들과 공동체 준비모임을 위해
영광에 다녀오셨다는데,
글쎄, 창고가 통째로 없어졌더랍니다.
그리고 쇠붙이란 쇠붙이는 다 실어갔더라지요.
“종로에 휴지통을 없앴잖아...”
그렇지만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그게 집에 있는 휴지들도 버리는 곳이 되자
이제 담배꽁초만 넣을 기능을 하는 긴 원통형 휴지통으로 바뀌었는데,
그것마저 뽑아간다 합니다.
맨홀도 떼어 간다더니
다들 살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영 정조 시대가 사람 살기 딱 좋은 거 같애,
기술로 봐서나 인간관계, 삶의 속도를 봤을 때.”
너무 발달해서 사람이 허겁지겁하다는 한탄이야 새로울 게 없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또 가만 가만 짚어보는 거지요.
쇠고기파동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갈 리가 없습니다.
“광우병 논쟁의 초점이 잘못 됐어.”
“그러게요. 30개월 이하이고 100% 풀어먹이면
그땐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쇠고기 먹어야 한다?”
그러게 말입니다.
헤어지기 아쉬워 도서관에 불이 꺼지고도
등나무 아래서 늦도록 도란거리고 있었지요.
소소한 고민거리들도 내놓고
풀풀 풀어놓으니 가벼워져서들 돌아갔습니다.

아, 그리고 오는 29일 녹색대학 특강을
물꼬에서 하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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