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12.흙날. 맑음

조회 수 1180 추천 수 0 2008.07.24 13:46:00

2008. 7.12.흙날. 맑음


오전에 아이는 제 밭에서 감자를 캤습니다.
삶아낼 것과 반찬 할 거로 골라 담았지요.

‘방문자의 날’입니다.
계자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당연히 이 공간을 궁금해 하지요
(보면 그 불편함에 더 심란하여 외려 걱정을 보탤지도 모르는데...).
무엇보다 처음 참가하는 경우 계자 시작하는 날 따라 와서
전체 진행을 조금 흩뜨리는 일이 있기도 하였지요.
그래서 올해는 아예 미리 방문하는 날을 잡았던 참입니다,
그렇더라도 몇 가정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뭐 별다르게 어떤 프로그램을 꾸리는 건 아니고...”
“저희도 뭐 걱정이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대해리 와 보고 싶고 샘도 뵙고 싶고...”
사람들을 오라 해놓고 정말 별 준비도 못했습니다.
공사 하느라 어수선한대로,
그래도 이 골짝 기운과 물꼬의 느낌을 읽으시기는 어렵지 않을 테지요.
물꼬 같은 곳을 보낼 정도면
이 불편한 공간에 대한 아량도 이미 가지고들 계실 거라 짐작합니다.
무지 더웠는데도 ‘준비된’ 분들이셨지요.
“여기는 아무것도 아니네요.”
맞아요, 이곳 더위는 아스팔트 위의 더위랑은 다르지요.
모임을 하는 곁에서 도형놀이판을 밟으며 놀던 아이들을
류옥하다가 본관으로 데리고 나가주어
한결 이야기 나누기가 수월했네요.
두어 시간 고래방에서 웃고 떠들다
마당에 쏟아져 모두 축구도 한 판 하고
계곡에서 다슬기도 잡고 물놀이도 하고...
하나 둘 혹은 셋의 아이들을 더한 네 가정이 함께 했고,
다 끝난 저녁답, 그제야 도착한 예원이네가
저녁을 먹고 떠났습니다.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사람들도 예닐곱 다녀갔지요.
지난번에 답사에도 들렀는데
오늘 모임을 와서
산골에서 보기 흔치 않은 먹을 거리들을 실어다 주셨습니다.
거기 논두렁 주훈샘도 같이 계셨지요.
다들 졸업 여행 갔던 홍콩에서
류옥하다와 예 사람들 선물까지 사 왔더랍니다.

손님이 많은 날이네요.
지선 경민 경은이도 다녀갔습니다.
어머니 김성숙님은 오랜 논두렁이셨고
이들 삼남매는 계자를 오래 지켜왔던 아이들이지요.
요 얼마를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른 곳에 들리러 왔다 잠시 들여다보고 간다 합니다.
커가는 아이들을 그렇게 볼 수 있어 또 고마웠지요.

궁촌에서 흙집을 손수 짓고 있는 말뚝이네도
우리 흙건물을 보러 들렀습니다.
흙집 짓는 이들이
서로 이렇게 격려를 해주며 조금씩 조금씩 벽을 세워가고 있지요.
사람들 발걸음이 잦은데,
공동체에 살면 웬만한 규모의 사람들의 밥상은
뭐 일도 아니게 되지요.
되는대로 먹으면 되니까요.
그래도 이곳은 정말 밥이 맛있다지요.
이 골짝 바람이, 나무향이 닿아서,
그리고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다사로움이 더해져서 그럴 겝니다.

아, sbs 촬영 사흘째입니다.
카메라는 열심히 하다를 좇아다니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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