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21.달날. 갬

조회 수 1266 추천 수 0 2008.07.30 14:30:00

2008. 7.21.달날. 갬


풀이 무섭습니다.
그들의 한 시절이지요.
저런 기세가 가을바람 들면서 수그러지는 걸 보면
자연, 참 경이롭기 한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풀을 따라다니다 그만 때를 놓치기라도 하면
지금은 네 호시절이니 내가 무릎 꿇으마,
그리 혼자 웅얼거리기도 한다지요.

공사는 일단 흙벽 올리기는 일단락 지었으나
정리가 또 산더미입니다.
뭐 어쩝니까,
그래도 계자는 할 테고
재밌을 테고
뜻있을 테고
그리고 많이 배울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하게 잘 해내는 게 또 물꼬의 큰 장점이지요.
아이들이 쓸 내부 공간(샤워실과 화장실)이 아니어도
마당 예제 쌓여있는 자재들도 싸악 치워두어야
아이들이 한껏 좇아다닐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오후에는 크레인을 불러 본관 지붕으로 올리는데,
널려있는 걸 한 곳으로 모으는 이들이 있었지요.
하수처리사업을 하는 ‘용진환경’자원봉사팀입니다.
“가까이에 밥을 사먹을 식당은 없습니까?”
자원봉사를 나가 도리어 성가시게 하는 건 아닌가 하여
도시락이나 식당을 이용한다는 당신들이셨지요.
그런데 여긴 밥 먹을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물꼬가 겨우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게 바로 그 밥인 걸
잘 말씀드렸댔습니다.
오전엔 네 사람이 달골에 올라
그 무섭게 차오른 풀을 우리 제초기까지 고쳐서 죄 깎아주셨지요.

저녁에는 일모임도 잠깐 합니다.
잠깐 머물고 계시는 큰할아버지의 한 말씀,
“수없이 용서하고 또 용서해야 하늘도 있고 땅도 있고 극락도 있고...”
같이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는 건 그런 거랍니다.
“마음에 번뇌가 있으면 열심히 못하고...
애들이 와서 쓸 곳인데 임시로 정리하게 돼 아쉽습니다.”
한 주 정도를 예상하고 왔던 황토샘은
달포 지난 지 사흘이 되었습니다.
저는 죄송함 하나 전했지요.
얘기인즉-
사람이 우르르 붙으면 하루 이틀에 끝냈을 벽체인데
자원봉사자들이랑 시간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요.
결국 전체 갈무리를 못하고 계자에 밀려 일시중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경희대에서 열다섯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음을
오늘 저녁에야 알아차렸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온 사람들이 돕는 손보다
여기서 그들을 건사해야 하는 일이 더한 일이 되기도 하여
다음날 바로 메일 주기를, 나눠서 가을에나 일손을 도와 달라 했더래지요.
사람이 없어 그토록 마음을 썼던 시간들이 무색해져버리데요.
바로 앞에 사람들 놓아두고 말입니다.
깨어있지 못했던 게지요.
일상의 닥친 일들에 계속 끄달리고 있었지요.
전체 진행자가 시간적으로도 조금 여유가 있을 필요가 있는데,
관망하고 관조하고 정리하고 조직해야하는데...
하지 못할 사정이었더라도 자신의 일을 잘 수행 못한 건 못한 거지요.
반성합니다.

서울을 다녀오던 아이가 오후에 한 대밖에 없는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를
그만 놓쳤다 합니다.
역무원한테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전활 빌려
연락을 하고 방법을 찾고 있었지요.
사십여 분이 지난 뒤 닿은 연락이었네요.
“공중전화 있는데...”
“역에 네 대나 있는데 다 안 되더라구요.”
여기서 차로 나가 실어오는 게
흘목이나 임산까지 오는 버스를 타는 것보다 훨씬 적게 드는 시간이라,
나가서 데려옵니다.
“어쨌든 애가 탔겠다.”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돼요.”
기특합니다.

계자에 결합할 바깥수업들이 최종 시간표를 결정했습니다.
7월 29일 첫 일정엔 멀리 보령에서 양초를 만들려 오실 테고,
인형극 순회공연과 교육사업을 1987년부터 해온 '꿈나무 인형극단'이
두 번째, 세 번째 일정에 함께 합니다.
아이들과 줄인형, 봉인형 ,그림자인형, 그리고 손인형을 만들어 보려지요.
지난 겨울에도 와 아이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과학교사들의 과학실험 연구개발모임인 '참과학'이
모두가 다 참여하는 전체 실험 세 가지와
관심 있는 이들이 들어가는
천체망원경을 통한 ‘해 달 별 보기’를 준비해서
8월 12일 오후와 밤을 쓴다 했습니다.
김인수샘(전 참과학 회장), 이하영(로봇공학 실험연구개발자),
이상길(고양 신능중. 물리전공), 임성숙(수원 동수원중. 물리전공),
그리고 참과학고교동아리 2명이 결합합니다.
덕분에 더욱 풍성할 계자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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