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9.쇠날. 연일 흐리네

조회 수 1464 추천 수 0 2008.05.20 09:23:00

2008. 5. 9.쇠날. 연일 흐리네


오전 내내 식구들이 밭에 나가 있었습니다.
풀이 무섭게 오르고 있었지요.
잠깐 호미로 긁어주면 되는데
그게 어려워 억센 뿌리와 싸우게 된다데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며 가며 키우는 것들 사이로 막 오르는 것들 버젓이 보며도
있다가, 좀 있다가, 조금만 더 있다가,
그렇게 다른 일에 밀리고는 더는 안되겠다 하고서야
밭고랑에 앉습니다.
텃밭을 매고
감자밭을 매고
토란밭을 매고...
오이랑 토마토 모종도 심었습니다,
몇 포기 되지도 않지만.
오이는 간장집 기둥을 타고 오르게 하려구요.
아직 지주대를 세워주지 못한 고추도 있었지요.
몇 되지 않는 작두콩도 대를 세워줍니다.
“이것도 한 뿌리 줄까?”
던져놓았던 오이씨에서 싹이 났다고
아랫집 할머니 모종을 떠 오시고
아직 호박씨를 놓지 못하였다 하니
떡잎 내민 놈을 세 뿌리 올려 보내주십니다.
“싹이 났네.”
앞집 이모할머니도 건너와 밭을 돌아보시네요.
아이가 뿌린 해바라기 씨들이 우르르 싹을 내밀고 잇었지요.
“어찌나 들여다보고 정성을 쏟던지...”
그러게요, 아이의 정성 때문에라도 나야될 것 같던 해바라기였습니다.

이제야 잔치 뒤의 연락을 합니다.
부엌에서 고생한 사람들
(그런데 김은숙엄마 번호는 왜 안보이는지...),
부산에서 대구에서 대전에서 남원에서 영동읍내에서 공연을 왔던 사람들,
청소를 해주었던 이들,
다녀갔던 이들...
못 챙긴 이들이 더 많지만
그럭저럭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다 고맙습니다!

풍물샘이 오셔서 오늘은 모두 쇠도 좀 두들기고,
아이는 ‘대해리의 봄날’에 기다리는 친구들이 온다고
저도 준비 좀 해야 된다며
계자를 시작할 때처럼 옷가지를 챙기고 있었습니다.
계자 때면 자기 역시 엿새를 보낼 동안 입을 옷이며 짐을 싸지요.
엄마가 저를 건사해줄 수 없음을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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