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물날. 갬

조회 수 1294 추천 수 0 2008.07.21 18:12:00

2008. 7. 2.물날. 갬


흐리더니 빗방울 떨어집니다.
아이들은 오전에 ‘스스로공부’가 있었습니다.
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거지요.
저는 청주 mbc 에 다녀옵니다.
라디오 ‘여성시대’의 ‘만나고 싶었습니다’ 꼭지에서
물꼬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더랍니다.
늘처럼 사는 얘기 나누다 돌아왔지요.

점심을 가볍게 먹으라고 했던 참입니다.
핏자와 닭강정을 실어왔지요.
왜 어쩌다 한 산골 외출에서
돌아오며 읍내 먹을거리들을 실어오는 촌부처럼 말입니다.
“우와...”
“이런 거 물꼬에서 처음 먹어 봐.”
아이들이 아주 난리가 났지요.
“나도 아이들 있을 때 이런 걸 실어오는 것 처음이다.”
하지만 나중엔 후회 쬐끔했습니다.
그냥 평소처럼 구워줄 걸...
뭐, 별미고 별스런 재미이기도 하였습니다만.

우중충한 오후입니다.
본관 청소를 마친 아이들은
이불놀이로 신이 났습니다.
온 데를 끌고 다니고
책방에서 이불말이를 하고
다시 모둠방에 와서 끌어 댕기며 뒹굴고...
여름 계자 때는 봄에 빤 이불을 그대로 쓰는데
아무래도 빨래 한 번 더해야겠습니다.
“니들 쓴 이불은 따로 쌓아 놔라.”

매곡초등학교에서 송술라샘과 김수진샘이 방문했습니다.
초임 샘들이시지요.
지난번 유치원 공개수업에서 맺은 인연입니다.
학교에서 새 물건으로 갈면서
아직 멀쩡한 아이들 용품 몇도 실어와주셨지요.
귀찮은 일일 텐데,
마음씀이 너무 고맙습니다.
저녁을 같이 준비하지요.
아이들이 상추를 뜯어오고
부추를 캐와 다듬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은 영화를 보러 고래방으로 가고
가마솥방에선 ‘교사’와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얘기 풍성했지요.
어찌나 열심히 들으시던지요.
사람 봐 가면서 말하게 되지 않던가요.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들 앞에서
또 겸손한 이들 앞에서
더 신나게 물꼬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가 더 깊이 배우고 감동한 시간이었더랬습니다.
어둑한 산길을 따라 떠나는 두 분을 보며
마음 뿌듯했습니다.
저런 분들이 지키는 학교라면
꼭 걱정만 있는 제도교육이 아니겠다 싶었지요.

영화를 보고 온 아이들 표정 좀 보셔요.
스티브 핑크의 .
학생들이 학교에 합격했다는 뜻으로도 썼겠지만
마지막에 그 학교가 승인됐다는 의미로도 읽히겠습니다.
아이들이 아주 열광했습니다.
“자유학교랑 비슷해요.”
“물꼬가 대학도 만들어요.”
그러게요...
“... 왜 둘 다 존재할 수 없나요?
당신들은 학점과 규칙들, 정치와 상아탑을 유지하시고
저희는 저희 방식대로 하면 되잖아요.”
주인공이 학교로 인정받느냐 마느냐 심의하는 곳에서 하는 연설이지요.
“인생은 가능성으로 가득 찼어요...
인정 받으러 왔지만 방금 깨달았어요. 당신들의 인정이 뭐가 중요해요?
우리가 한 것이 대단한 일이었다는 건
당신들의 인정 없이도 이미 알아요...
정말로 배우는 데는
선생이나 교실이나 화려한 전통 따위도 돈도 필요 없어요.
필요한 건 오로지 자신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일 뿐.
...짓밟든 맘대로 하셔요.
(당신들이 뭐라든)우리는 계속 배울 것이고 계속 자랄 것이며
저희가 학교에서 얻은 소중한 진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Harmon College and their - and their 100 years of tradition. But tradition of what? Of hazing kids and humiliating anyone who's a bit different? Of putting so much pressure on kids they turn into these - these stress freaks and caffeine addicts.
'Cause you rob these kids of their creativity and their passion. That's the real crime! Well, what about you parents? Did -did the system really work out for you? Did it teach you to follow your heart, or to just play it safe, roll over? What about you guys? Did you always want to be school administrators? Dr. Alexander, was that your dream? Or maybe no, maybe you wanted to be a poet. Maybe you wanted to be a magician or an artist. Maybe you just wanted to travel the world. Look, I - I - I - I lied to you. I lied to all of you, and I'm sorry. Dad, especially to you. But out of that desperation, something happened that was so amazing. Life was full of possibilities. A - and isn't that what you ultimately want for us? As parents, I mean, is - is that, is possibilities. Well, we came here today to ask for your approval, and something just occurred to me. I don't give a shit. Who cares about your approval? We don't need your approval to tell us that what we did was real. 'Cause there are so few truths in this world, that when you see one, you just know it. And I know that it is a truth that real learning took place at South Harmon. Whether you like it or not, it did. 'Cause you don't need teachers or classrooms or - or fancy highbrow traditions or money to really learn. You just need people with a desire to better themselves, and we got that by the shit at South Harmon. So you can go ahead, sign your forms, reject us and shoot us down, and do whatever you gotta do. It doesn't really matter at this point. Because we'll never stop learning, and we'll never stop growing, and we'll never forget the ideals what were instilled in us at our place. 'Cause we are SHIT heads now, and we'll be SHIT heads forever and nothing you say can do or stamp can take that away from us! So go!
; “하먼의 100년 전통이라구요? 어떤 전통? 신입생이나 괴롭히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모욕하는 거요, 학생에게 부담감만 산더미 같이 지우고 그들은 스트레스에 쫓기는 카페인 중독자들이나 겨우 되는?”으로 시작하는, 교육심의위원회에서 주인공이 한 연설


경이는 이제 잘 잔답니다,
마음이 괜찮답니다.
영화가 주는 감동을 진하게 나누고
다들 달골로 올라갔지요.
황토샘이 트럭으로 실어다 줍니다.
그게 또 커다란 재미가 되고 있지요.

날마다 새벽 1-2시에 교무실을 나서네요.
다른 일은 손도 못 대고
겨우 계자 신청과 확인만 하는 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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