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곳도 눈발이 날렸다. 새벽이었다. 첫눈이라 부르기엔 싱거울.

바람 몹시 세다.

학교아저씨는 본관 욕실 창문이며

여기저기 바람막이가 필요한 작은 틈들에 비닐을 치는 중.

 

오후에는 습이네 연립주택을 계속 짓는다.

학교에서 올린 작은 집에서 각자 살던 진돗개 강아지 제습이와 가습이에게

한참 전부터 큰 집을 지어주는 중.

작은 집에서(이 달골 기온에서는 허술해서) 겨울을 날 수는 없었다.

땅콩집처럼 한 건물(?) 두 집.

보름 전 이틀 손을 대고는 다른 일들에 또 밀려있던.

깔판(팔레트)들을 이리저리 붙여서 그 위로 노란천막을 씌우고,

각자 들춰 드나들 수 있도록 천막을 잘라 문을 내고,

그 앞으로 팔레트를 통째 깔아주고,

그 깔판도 서로 섞이지 않게 칸막이로 팔레트를 또 세우고.

더 춥기 전에 해주자던 것이더니

아직 손을 더 댈 곳도 있지만 입주!

 

살이 심각하게 쪄서 고민인 청년들과 이야기.

마침 30kg을 빼고 삶이 달라졌다는 한 청년의 글도 막 읽었던 터라.

사실은 제목만.

그게 핵심일 테니까.

때로 지나친 살은 자기관리가 안 된 사람과 동일하게 여겨질 수 있지.

(물론 그게 다가 아니겠지만.)

그런데 이 말이

날씬함이 마치 자기관리이고 건강함인 듯 내모는 작금의 세상 분위기에

끌려간다는 말은 아님.

결국 우리들의 결론은 건강한 몸에 방점이 있었다.

덤으로 빠지면 좋을 살 말이다.

배고프지 않을 정도만 먹기, 먹은 것보다 더 움직이기, 야식 안 먹기,

해볼 만한 일이라고들.

몸의 살이 배로만 몰리는 이 나이의 몸도 해당이 되는지 모르겠다만. 하하.

 

밤 모과를 썰었다.

해마다 하는 일이다.

학교 사택 남쪽 울타리에서 딴.

모과는 한 번도 그 이름을 모과라고만 들은 적이 없는 듯한.

못생긴이 모과에 붙어 다니는.

향이 고운 그에게 붙은 이름이 참...

아마도 표면이 고르지 않아 그럴.

차를 담갔다.

계자쯤이면 잘 숙성될 테지.

가마솥방 난로 위 큰 주전자에 넣어 뽁딱뽁딱 끓여두면

아이들이 오가며 홀짝거릴 것이다.

내일 북토크를 준비한 이에게 선물로도 나누리.

, 마침 소백산에서 막 딴 굵은 사과가 왔다.

김소장님이 보내주신 것이다.

강의가 부실하면 이런 거라도!”

어렵게 시간을 내온 이들에게 산의 싱그러움을 나누고 싶었네.

과일망에 넣고 물꼬 도장이 찍힌 꼬리표를 달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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