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11.물날. 맑음

조회 수 1100 추천 수 0 2008.07.02 23:55:00

2008. 6.11.물날. 맑음


한 방송국의 아이들 성장다큐에서
이곳 아이를 찍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잊을 만하면 오는 전화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류옥하다 선수를 초점에 두겠답니다.
몇 차례 통화가 이어졌습니다.
산골소년이 홈스쿨링 하며 엄마를 학교 보낸다,
재미나다는 겁니다.
한 아이에게로 집중되는 건 부담스러우나
여러 아이들 머물 때 같이 하는 건 어떠냐,
유월 마지막에 한 주 아이들이 와 있는데,
그런 답변을 주었더랬지요.
그런데 밤 10시, 낼 촬영 오겠다고 연락을 해옵니다.
차암, 그곳 일들은 늘 그 모양입니다요.
물론 안 된다고 했습니다.
조용한 산골에서 그런 것도 얘깃거리가 되네요.

같이 공부하는 곳에서 또 한 친구가 떠나겠다고 합니다.
나이 스물이 지난 사람들이 어디 부모들의 결정으로 그러겠는지요.
가르치는 이를 못 견뎌서, 학우들과 원활하지 않아서,
이유가 갖가지입니다.
이미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뭐라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이곳이, 이곳의 어른들이
나를 영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곳은 아닌 듯하다,
그런 마음이 없지 않지만,
그런데 그게 자신의 먹고 살 일과 관계될 경우
꼭 그렇게만 말할 것도 아니겠습니다.
“잘 생각했어요. 생각이 바뀌든, 변하지 않든 당신 생각을 존중해요.”
이 말밖에 달래 무슨 말을 더하겠는지요.
떠나면 얄짤없이 적응을 못한 ‘그’의 탓이 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렇게만 볼 일은 또 아니겠습니다.
그를 도울 수 있는 길들이 있지 않을지요, 어른들이 말입니다.
어쨌든, 결국엔, 물론, 본인의 몫일 테지요.
‘사는 일이 어찌 이리 안타까운 게 많을꼬...
별반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고독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면서 각각 찾아갈 밖에,
라시던 박완서샘 생각이 납니다...

‘대해리의 봄날’을 내내 아쉬워했던 참입니다.
6월 ‘초여름 한 때’라는 제목을 놓고 또 모여 보는 건 어떨까도 생각했더랬지요,
‘대해리의 봄날’에 함께 하지 못한 아이들의 간청도 있고.
그렇지만 공개모집을 하고
아이들을 선발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 거북합니다.
무슨 대단한 자리라고...
하여 자주 오간 익숙한 아이들 몇 또 다녀가라 라는 걸로 대신하려 합니다.
늘 지지해주고 도와주시는 분들께 달래 물꼬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하여 아이들이라도 와서 잘 지내다가면 어떨까 생각했고
새끼일꾼 지윤이에게 맡겼지요,
다들 시간 맞춰서 한 일주일 묵어가라고.
‘-봄날’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했던 류옥하다도 반가울 일이겠지요.
희중샘도 합류키로 했답니다.
6월 말로 잡혔습니다.
‘초여름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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