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11.쇠날. 맑음

조회 수 1325 추천 수 0 2008.04.20 08:43:00

2008. 4.11.쇠날. 맑음


아이들이랑 쑥을 캐러 나갔습니다.
쇠날과 흙날에야 겨우
하루 종일을 다 온전하게 아이들과 보내는 요즘입니다.
제법 자란 냉이도 자꾸 눈에 듭니다.
나뉘어 쑥도 뜯고 냉이도 캐지요.
국도 되고 떡도 되고 버무리도 되고 튀김도 되고 무침도 될 겝니다.
쑥은 미역과 함께 피를 맑게 하는 대표식물이라 했습니다.
어린 것뿐 아니라 다 늙어서도 뜸과 찜질팩용으로 쓰이지요.
아, 쑥으로 금연초도 만든다했습니다.
“쑥도 종류가 많다.
약쑥(애엽), 더위지기쑥(한인진),사철쑥(면인진)...”
우리도 가을 끝자락엔 약쑥 쑥대를 잘라다
시래기처럼 엮어 처마 아래 걸어둡니다.
여자들 좌욕용으로 잘 쓰지요.
“쑥대머리 있잖아...”
몹시 산란한 머리를 일컫는 쑥대머리가 바로 거기서 나왔지요.
마침 춘향가의 한 대목에 ‘쑥대머리’가 있기도 합니다.
“그때의 춘향이는 차디찬 옥방에 올라 앉어
울음으로 세월을 보내는디,
춘향형상 살펴보니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 뿐이라...”
잠시 칼과 호미를 놓고 들에 앉아 소리를 들려줍니다.
아이들이 저들이 아는 판소리를 부르기도 하였지요.
판소리도 마당 문화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안에서 벽에 부딪혀오는 소리가 아니라
쭈욱 뻗어 바위에, 나무에, 산에까지 닿고
하늘로 퍼져 올라가는 소리다 싶데요.
봄들의 갖가지 살아올라오는 것들이
소리의 흥을 더했네요.

타악전공의 송백윤샘이 오늘부터 한 해 동안 오십니다.
군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지요.
원래는 다음 주부터 한다는 것이었는데,
학기를 시작하고 벌써 여러 주가 지났으니
낼부터 오십사 하고 어제 부탁을 드렸드랬습니다.
설장구가락을 나갑니다.
어른들도 함께 하지요.
꾸준히 물꼬 내부에서 해오던 것에다
이제 살을 더욱 붙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영어에선 동사들을 익히고 그림동화를 읽었으며
단소는 불고
잔치에서 할 그림자극에 대해 잠깐 얘기 나누니
또 하루가 성큼 지나갑니다.
참 짧은 해이지요.

공동체식구모임.
잔치움직임을 확인하고
각자가 준비할 일들을 나눕니다.
잔치 당일에야 손님보다 일하는 사람들이 늘 많지요.
참 놀라운 광경입니다.
문제는 전날까지 전체를 준비하는 것이겠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손인데다
오랫동안 일을 관장했던 이의 부재로 마음이 무겁지만
또 어찌 어찌 굴러갈 테지요,
세상 일이 다 그러하듯이.
“전체진행그림만 있으면...”
시간대별 움직임을 가지고 다음모임을 하기로 했지요.
끝난 뒤 곡주를 한 잔 하기도 합니다.
기락샘 생일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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