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17.해날. 썩 맑지는 않은

조회 수 1298 추천 수 0 2008.03.08 14:13:00

2008. 2.17.해날. 썩 맑지는 않은


홍성행 출장입니다.
군수님이랑 교육생태공동체마을에 관한 면담을 앞두고
홍성환경농업마을이 그려지던 현장에 처음부터 있었던 주형로샘이랑
문당리 건설과정을 듣고, 그리고 보기로 한 날이지요.
물꼬가 2004년 첫 해 지었던 논농사도
이곳의 오리농법이 모델이었더이다.
마을사랑방 구실을 하는 황토찜질방에 들어
지금 물꼬가 추진하는 사업이 어떤 것이고
그 속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를 털어놓았고 조언을 듣습니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오리농 논들을 주욱 훑어보고
그 가운데 있는 연밭,
그리고 작년에 만들었다는 마을 수영장공원도 들여다보고
환경농업교육관으로 향했습니다.
농민 소비자교육도 하고 도농교류활동도 하는 교육관에서는
마을 들을 사이에 두고
오리농벼 전문 정미소와 황토방, 박물관, 경로당을 마주하고 있었지요.
그 옆의 농촌생활유물관도 들어갔습니다.
93년이던가요, 4년이던가요,
서대문의 농업박물관이 개관하던 당시를 기억하던 저는
60여 평에 들어간 자료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요.
그것만큼은 문당리 차원이 아니라
군이나 국가가 관리를 해주었으면 싶었습니다.
내일은 영농조합 이사회가 있다고
간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지요.
월급간사가 여섯이나 된다 하니
그 전체규모가 가히 짐작됩디다.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 계획’
지난 2000년에 만든 백년 계획 자료를 받아
해지는 마을을 빠져나왔지요.
“저녁도 못하고...”
“아이구, 무슨 말씀을요, 바쁜 날에 이렇게 시간을 빼내주셔서...”

가까이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도 들르겠다는 작정이었는데...
박물관은 막 문을 걸고 있었습니다.
불타버린 숭례문의 축소모형을 보기 위해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더러 있기도 하였지요.
도갑사 해탈문도 화엄사 각황전도 강릉객사문, 부석사 조사당, 은해사 거조암도
거기 한자리에서 다 만날 수 있지요.
번번이 예산 길에서 지나치고 맙니다.
또 다음을 기약하네요.


오래전 물꼬를 통해 인연을 맺고
깊이 사랑했던 두 사람이 결별한 소식을 듣습니다.
가끔 저는 이혼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그걸 삶의 끝으로 보아 불행이라 일컫기도 하지만
그러나 다른 삶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마땅히 축하 못할 것도 없지요.
게다 둘이 함께 하던 시간이 지옥이라면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낫기도 하지 않을지요.
최악이 최선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악이라 생각했던 최선이 또 돌아보면
최선인 최선이기도 하데요.
삶은 지금 이 순간이 전부이고
또 전부가 아니기도 하지요.
말로 내세우는 까닭이 다가 아닐 겝니다.
사람 맘은 결국 타인이 다 모르는 것일테니까요.
다만 자기 눈으로 짐작할 뿐이지요.
둘의 관계는 둘만 알 뿐입니다.
다만 오늘 여자를 통해 들은 얘기로 몇 가지를 겨우 추측하지요.
아, 사랑해서 헤어질 수도 있구나,
모두가 다 살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게 헤어짐일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상대를 비난하고 상대 때문이라 하는 걸 보면서는
마냥 안타깝데요.
‘서로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구나...’
사는 일은 왜 다 소통하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인지요.
예쁜 두 사람을 오래 알았던 만큼
애가 탔더랍니다,
하기야 세상 일이 다 그러하듯
헤어질 때가 되니 또 헤어졌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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