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14.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64 추천 수 0 2008.03.07 17:08:00

2008. 2.14.나무날. 맑음


슬슬 새 학년도 한해살이를 궁리합니다.
4월 21일 학교 문 연 날(개교기념일)이 올해는 달날이네요.
요일에 상관없이 해마다 21일에 맞춰 해오던 잔치였지요.
올해는 그 주의 흙날,
그러니까 ‘4월 26일 흙날’ 저녁에
조촐하니 앉아 복사꽃 살구꽃 향기 나누려 합니다.
“작년에도 한 이백 명 왔지요?”
“그랬던가요?”
“올해도 그리 잡아야 하나?”
“놀토이긴 하지만, 놀토엔 다들 또 여행도 많이 가니...”
“그럼, 백여 명쯤 밥 먹고 술 마신다 보면 되겠네요.”
“글쎄요, 초창기야 힘을 실어준다고 모이기도 하는 지라...”
“그러면 기억하는 가까운 이들과 가볍게 모이는 자리쯤 되겠군요.”
국립국악원에서 하는 ‘찾아가는 국악공연’을 신청해 봅니다.
조건이 좀 미치지 못하긴 하나
연이 되어 만나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입학 절차를 한 아이가 밟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온다는 것도 대단합니다.
입학상담을 해오던 몇 아이 가운데 하나인데
다른 아이들보다 우선권을 가지고 있지요.
부모가 공동체식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을 다른 대안학교의 교사로
그리고 두어 해는 다른 대안학교의 학부모로 있은 그의 부모는
공동체나 대안학교에 대한 어떤 환상도 없어보입니다.
아니 외려 여태 왔던 사람들보다 건조해서
그게 외려 고맙기까지 하지요.
‘전 제가 옥샘이 하시는 일을 돕고
옥샘이 우리 아이를 조금만 도와주시면 특별히 학교에 바라는 것은 없다.’
그 말에 반했음을 고백합니다.
교사가 아이를 돕는 것이야 너무나 당연할 진대
그게 고맙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이 시대 한 위대한 스승이 세상을 떠나고
그의 뜻을 좇아 세운 학교가 있었습니다.
네, 있었습니다.
떠들썩하게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문을 열었던 그 학교에
곳곳의 기대는 참으로 컸지요.
9월부터 교사 가정들부터 입주를 하고
이듬해 3월 학기를 시작하였으나
그 해 9월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의 전말을 들으며
어쩜 그리 다들 대안학교의 갈등은 한결 같은가
(물론 다른 점이야 없지 않지요만),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난감하데요.
적어도 제가 아는 십여 곳 정도의 학교는
모두 꼭 같은 방식으로 만나고 헤어졌던 것입니다.
대안학교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일치적 성향’,
그리고 대안학교를 꾸리는 이들의 ‘공통된 경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밤이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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