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2.불날. 계속 눈

조회 수 1460 추천 수 0 2008.02.20 19:17:00

2008. 1.22.불날. 계속 눈


집도 묻혀버릴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이 가기 전 이리 내려주었음 더 좋았을 걸...

올해는 어째 탁상달력이 귀하더니
(아직도 몇 개 더 필요한데
혹여 누구에게 노는 게 있다면 보내줄 수 있으시려나...)
또 그걸 어찌 알고 좋은 달력 하나 왔습니다.
유상샘의 선물입니다.
물꼬와 인연을 맺을 무렵 대학 1학년이었던 그가
학교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었고
사람을 만나고 혼례를 올렸고
그리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 시간들이 고맙습니다.

이철수 판화달력은 그 기능으로도 훌륭하지만
하나 하나가 시이고 금언입니다.
밥그릇에 천지현황이 다 들었지 않더냐 물으며
정월을 시작하고
‘큰 고기는 눈 없고 입 없어 미끼를 물지 않는다며
대어를 가르침을 전하고’
커튼 열었더니 밖은 벌써 밝았더라
기지개 켜고 춘삼월을 시작하라 말하고 있었습니다.

바람 부는 날
박주가리 홀씨
제 갈길 가는 날 (이철수님, ‘바람 불어 좋은 날’)

당신 댁에는 어항에 물고기 기르지 않는답니다.
맑은 개울 가서 보라네요..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는 당신 마을이
이 대해리이기도 하더이다.
당신 판화그림 속 이야기는 이 산골 삶만 같아
반가움이 더 하답니다.


눈이 좀 멎는다 싶으니
마을 어르신들이 눈 썰자 하였습니다.
눈을 치우러 나갑니다.
밥 하나를 먹는 것도 해우소를 한 번 가는 것도
방을 하나 데우는 데도 일이 많은 이곳입니다.
단순한 삶이라니요.
그러나 맞습니다.
절차상으론 복잡하고 내용상으로는 당순한 거지요.
‘번거로운 단순함’ 말입니다.

눈은 며칠은 그치치 않고 내릴 기세입니다.
한동안의 이 산 속 고립이
깊이 침잠하여 안을 강건케 하는 데 한 몫하겠습니다.

참, 종대샘은 이 눈길을 뚫고
금산으로 또 떠났습니다.
내부공사가 아직 남은 모양입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496 2019. 9.13.쇠날. 달 떴네! 옥영경 2019-10-27 495
1495 2019. 8.27.불날. 안개비 / 당신이 내게 하늘을 주었을 때 옥영경 2019-10-11 495
1494 2021. 2.24.물날. 맑음 옥영경 2021-02-25 494
1493 2020. 3.31.불날. 맑음 옥영경 2020-05-06 493
1492 2019. 8.21.물날. 흐림 / 소나무 전지 옥영경 2019-09-24 493
1491 2019. 5.29.물날. 맑음 옥영경 2019-08-01 493
1490 2019. 8.10.흙날. 맑음 / 복사 통조림 옥영경 2019-09-17 492
1489 2019. 7.11~14.나무날~해날. 비 내리거나 흐리거나 맑거나 / 삿포로를 다녀오다 옥영경 2019-08-17 492
1488 ‘2022 연어의 날’ 닫는 날, 2022.6.26.해날. 오려다 되돌아간 비 옥영경 2022-07-13 491
1487 2019.10.15.불날. 잠깐 볕. 흐리고 기온 낮고 바람 불고 옥영경 2019-11-27 491
1486 2019. 6.24.달날. 맑음 옥영경 2019-08-13 491
1485 2019. 5.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9-07-24 491
1484 2019.10.23.물날. 빗방울 셋 옥영경 2019-12-10 490
1483 2019. 9.22.해날. 비바람 옥영경 2019-10-31 490
1482 2019. 7.17.물날. 흐림 / 뭐, 또 벌에 쏘이다 옥영경 2019-08-17 490
1481 2019. 5.15.물날. 맑음 / 생의 최대 수혜는... 옥영경 2019-07-19 490
1480 2022. 5.23.달날. 맑음 / 설악산행 이틀째, 공룡능선 옥영경 2022-06-19 489
1479 '2021 연어의 날' 닫는 날, 2021. 6.27.해날. 맑음 옥영경 2021-07-23 489
1478 2019. 9.14.흙날. 맑음 옥영경 2019-10-28 489
1477 2019. 8.15.나무날. 갬 옥영경 2019-09-19 48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