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쇠날. 오후 가랑비

조회 수 380 추천 수 0 2022.09.14 08:32:18


야삼경 벌떡 일어나 아침뜨락에 갔다, 관 하나 막으러.

밥못에 연결해서 가문 날 잘 쓰던 관이

지난 연어의 날을 앞두고 풀들을 깎을 때 예취기 날에 망가졌다.

관을 꺾어 접어 돌로 눌러 밸브 대신 물을 막았는데...

낮에 풀을 매고 있을 때보니 쫄쫄 물이 흐르고 있었다.

손을 보아야지 하고도 움직이는 결에 그만 잊었던 거다.

그건 달못 바닥에 연결된 것이라 새는 물 양이 더 많아지기라도 하면

밥못을 텅 비게 할 수도 있는 거라.

마음 쓰느니 쫓아가 해결하는 게 맞지.

더 힘을 주어 관을 꺾고,

창고에서 수도 관련 자재 바구니에서 적당한 마개를 찾아 닫아두었다.

비로소 편하겠는 잠.

 

괭이를 들었다. 삼지창 곡괭이도.

아침뜨락 들어서는 계단 아래 우천매트를 들어내고 물길을 팠다.

비가 많으면 매트 위로 물이 너르게 흘렀다.

보는 것도 편치 않았지만, 물이끼가 껴 미끌거려 위험했다.

언제부터 해야지 하는 일이 줄을 이은 이곳이지만

이번에는 꼭 이것부터!

돌이 많은 달골이다. 여러 개의 돌덩이를 빼고 관을 놓았다.

지하수 보수공사를 할 때 나왔던 플라스틱 관을 창고동 뒤에 챙겨둔 것이었다.

관의 입구와 출구 아래 물길은 잔돌들을 땅에 박았다, 흙들이 쓸리지 않도록.

그리고 관 위로 흙을 되덮었다.

마사토를 갖다가 돋울 생각인데,

오늘은 여기기까지만!

고무매트를 다시 덮어두었다.

 

아침 08시부터 저녁 08시까지 아침뜨락에 있었다.

, 낮밥을 먹은 시간 빼고.

학교에서 예취기가 올라왔다.

달골에서 잘 써왔던 건 주인이 찾아갔다.

아가미길과 달못 사이 공간의 풀을 죄 깎았다.

자작나무 앞으로도, 꽃그늘길 뒤란도옴자와 달못 사이도.

손이 닿아야 할 곳들에 낫질이나 호미질 혹은 아귀로 풀을 매다가

예취기가 훑고 간 곳의 풀을 긁어모았다.

아직도 모을 풀이 많고 많다.

주말 일정 지나 천천히 해나가리라 손을 놓고 저녁밥상을 차리러 뜨락을 나갔네.

서둘러 장도 두어 가지 보고 달려왔다.

아래 학교에서는 대처 식구들이 와서 가습이와 제습이 산책을 시키고

밥솥에 불을 댕기고 기다리고 있었더라.

 

내일부터 모레까지 집중수행 이틀.

셋째 주말에 있는 일정을 당긴.

다섯이 동행한다. 식구들까지 아홉이 먹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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