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5.흙날. 맑음

조회 수 324 추천 수 0 2022.11.03 23:32:13


아침뜨락에 새 자리를 마련한 제습이의 첫 밤,

주인 기척만 느껴져도 응응거린다.

그도 뒤척이고 주인도 잠을 설치는.

낯설테고, 무섭겠다...

다락 서쪽 창에 올라 제습아, 괜찮아, 괜찮아!” 소리도 치고,

새벽 2시 전등을 켜고 가 살펴도 주는 밤.

어릴 적 사이집 북쪽마당에서 그가 자라긴 하였으나 3년 전이다.

오늘 늦은 오후에 학교를 떠난 제습.

곁에서 가습이는

제습이만 산책 시켜주는 줄 알고 자기는 언제 가냐고 보채고,

나중에 주인과 함께 떠나 돌아오지 않는 제습의 자리를 보고는

제습이 어디 갔냐 묻느라고 짖고.

달골로 온(돌아왔다!) 제습이는

기숙사 햇발동과 창고동을 돌고, 사이집도 돌고서야 아침뜨락에 들었고,

뜨락을 다 돈 뒤 준비해둔 바닥줄에 걸린 캐러비너에 묶였다.

곧 다시 학교로 내려가 그의 먹거리와 살림살이(라야 물통과 밥통이지만)를 챙겨다 주었네.

 

차 수리가 다 되었다는 연락을 어제 받았다.

오늘에야 찾으러 가다.

지난 922일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3주가 넘어서야 차주에게 온.

잠시 낯설었더라.

 

오늘은 달골 밭 풀을 베다.

뭔가를 뿌리지만 거두지는 못했던 밭이다.

새해에는 메밀이나 들깨라도 뿌려보려는.

그 북쪽 끝자락에 온실돔(명상방)을 두려 여러 길을 찾고 있는 이즈음이라

이참에 밭도 정리하는.

남쪽 끝에서는 멧돼지가 길을 낸 흔적이 있었다.

어제 건축바닥보강재로 쓰이는 와이어메쉬를 두 개 비스듬히 세워두었는데,

오늘 보니 별 이상은 없었네.

 

1시 아침뜨락에서 다시 제습이가 지낼 집을 손보다.

대나무로 기둥을 세운 티피라 흙에 그대로 박아둔 기둥이 아무래도 해를 넘기기 어렵겠기

기둥 바닥을 파서 벽돌을 주춧돌로 넣었다.

집채를 만지게 되니 조금 어긋나

두 개의 쇠말뚝만으로 집을 잘 잡아주었던 것이 흔들렸고,

마저 두 개의 기둥에도 쇠말뚝을 박아 묶어주었다.

마침 비닐하우스 짓고 남은 비닐 끼우개가 학교 창고에 있었던 지라

그걸로 처마에 드리웠던 비닐을 정리하다.

티피 안으로 들어가 천막 조각과 조각들을 헐렁대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였다,

비늘처럼 위에서 아래로 빗물이 흐르는 구조이지만.

안에서 허리를 펴고도 앉을 수 있었다.

가을모기 달겨드는 해질녘이었다.

모기가 이마를 물어 혹이 나버렸네.

 

밤, 편집자와 편집회의.

올해 내는 책이 마지막 3교에서 흔들리고 있다.

엄마와 아들이 같이 쓰는 청소년 대상 서평록에서

청년을 위한 20대와 50대의 글로 바뀌면서

원고도 손을 더 보게 된.

오늘 daum 데이터센터 화재로 종일 먹통이었다는 카톡과 메일.

카톡을 쓰지 않으니 바깥에서 문자로 소식을 전해 와서야 알았던 바.

편집부에서도 원고 일부를 보내와 같이 보며 회의를 해야 했는데,

일단 전체 방향에 대해서만 공유.

daum 메일이 복구되는 대로 보내오기로.

제목은 최종 24일 출판사 편집부 전체회의에서 최종안이 나오게 될.

다시 원고를 쥐고 있어야 할 시간이 발아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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