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9.달날. 맑음

조회 수 1500 추천 수 0 2007.12.01 22:10:00

2007.11.19.달날. 맑음


올 해는 배추를 심지 못했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치명적이지요.
금값이 따로 없는 해라니까.
“사 먹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요.”
못 하면 사서 먹는 거지요.
그래도 다른 건 몰라도 배추라 속이 쓰립니다,
워낙에 큰 먹을거리인지라.
“한 겨울 날 음식인데...”
유기농으로 해야지 않겠냐고들도 했지만
가난한 산골살이에 길러먹으면 모를까
사 먹진 못하지요.
그나마 밀가루와 현미유까지는 유기농으로 사 들이는 것도
아주 큰 비중이랍니다.
“하지만 아무데서나 사진 못하겠더라.”
권술룡 선생님 계신 평화의 마을 파랑새영농사업단에다
150포기를 주문했습니다.
흙날에 도착한다지요.

오늘은 젓갈시장에 갔습니다.
강경댁 아줌마의 김치 특강(?)을 들었지요.
오랜 시간 계자에서 먹을 김치를 담았고
서울에서 혼자 살던 어린 날에도 20포기씩 김장도 하였으나
대해리로 들어온 몇 해는 다른 사람들이 관장한 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50포기가 넘는 김장을 진두지휘해본 경험은 없어 적잖이 걱정이더니
쉬운 안내에, 뭐 아무것도 아니게 됩디다.
늘 마음이 문제이지요.
“여름에는 열무김치의 비밀을 알려줄게.
내가 김치 장사가 20년이야. 미원 하나도 안 써도 얼마나 맛있다는데...”
무거움이 걷히면 실제 일에서도 수월하게 뎀비기 마련이지요.
겁나던 일이더니...
멸치액젓이며 새우젓이며에 어리굴젓을 샀습니다.
“이것도 맛 좀 봐.”
“맛보라면서 이렇게 빠져 죽을 만큼 주면 장사는 어쩔려구...”
손 큰 아줌마입니다.
생강 두 봉지, 무말랭이, 오징어젓, 무짠지을
한 가득 안겨주셨습니다.
사면서도 팔면서도 참 기분좋은 시간들이었지요.

아이들에게 아침마다 들려주는 장편 하나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돼지를 키우느라 주인집에서 쫓겨나게 된 가족들,
그들은 어떤 집을 구하게 됐을까요?
아이들이 행복한 일은 얼마나 무수한지요.
산골 소박한 우리 아이들,
오늘은 다음 얘기가 어느 때보다 궁금하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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