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샘, 그리고 경옥샘과 윤희샘

조회 수 3067 추천 수 0 2003.11.27 17:53:00

< 하다 겨울 입을 거리 장만한 이야기 >

11월 17일 달날,
변산을 떠난 지 일곱 시간만에 대해리 들어오니
서울서 신길샘 와서 책장 짜는 일을 도운 지가 다섯 시간됐답니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던 모임에서 그를 만난 게 80년대가 저물던 무렵이니
무려 십오년지기는 되나 부네요.
귀국했단 소식이 그에게 닿자마자 앞뒤없이 바로 내려온 참입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하다고 몸무게는 26킬로그램,
여덟 살 키에 아홉 살 몸무게라고 하데요..."
그래서 하다 주려고 사 둔 겨울점퍼를 얼른 가서 바꾸었더랍니다.
하마터면 옷이 작아 서울 다시 올라갈 뻔하였다고.
일산 '들꽃을 가꾸는 사람들'에서 부엌공사에 힘 보탤 장정들도 내려와서
밤새 마당에 불피우고 지나간 노래들을 부르거나 들으며
아이들 이야기 세상 이야기 같이 나누었습니다.
물꼬에서 보기 드물게 술잔도 돌렸네요.
동이 틀 때 학교를 나서던 신길샘 봉투를 내밉디다.
"밀린 논두렁 회빕니다."
수북한 돈다발이었던 겁니다요.
잘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엔
오랜 시간 물꼬 두레일꾼으로(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고생하다
우리를 두고 시집 가버린(?) 물꼬 3대 부엌지기 경옥샘이
하다 겨울에 얼릴까 두툼한 겨울 옷 한 벌에 내복 말아 보내왔습니다.
작업복도 몇 벌 같이 동여서.
눈 오기 전 털신도 찾아보낸다 합니다.
고맙다마다요.
본 지 참 오래 되었습니다.

그 얼마 전엔
역시 물꼬의 오랜 두레일꾼(역시 94년 품앗이일꾼으로 시작해서) 윤희샘이
하다 옷가지를 꾸려보내왔습니다.
연극 공연 한다고도 정신 없을 것을.
귀국한 지 얼마 안된 때 윤희샘 내려왔을 무렵
옷이 젖어있는 하다한테 그랬다네요.
"야, 옷 갈아입어."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옷장을 들여다보니 텅비었더랍니다.
여기 서울이며에서 보내준 옷상자가 더러 있는데도
짬이 없어 입힐 옷들을 찾아두지 못했던 때였지요.
애 당장 입을 옷도 없다고
부랴부랴 예 제서 옷가지를 사고 얻고 꾸려보내왔습니다.

하다 겨울 입을 거리는 이리하야
다 준비가 되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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