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28.쇠날. 맑음

조회 수 1240 추천 수 0 2007.10.09 06:46:00

2007. 9.28.쇠날. 맑음


“119에 전화 좀 해줘.”
학교 뒷마을 댓마에 119가 출동했네요.
할머니댁 벌집 때문이었습니다.
온 김에 달골 원두막에도 길을 잡았지요.
도저히 떼려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벌집이 거기 있었거든요.
별 얘깃거리도 없는 산골동네,
작은 소요가 있었던 낮이었습니다.

이즈음, 약초꾼들이 많이 드는 이곳입니다.
달골에도 꼭 두세대의 낯선 차가 종일 주차되고 있지요.
버섯 채취가 많겠습니다.
우리 눈에만 띄지 않을 뿐
일 년 내내 땅속이나 나무줄기 같은 곳에 숨어 있던 버섯은
가을이 되고 특히 습기가 많아지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 이 가을 아이들과 ‘버섯이랑’이라는 제목으로
공동프로젝트 수업도 하고 있는 중이지요.
“반찬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 말고
버섯은 어떤 일들을 할까요?”
“이 지구 위에는 죽은 나무나 낙엽, 동물의 시체가 어마어마할 거 아니예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주는 청소부가
바로 역할을 바로 버섯 같은 균류입니다.
버섯은 그것을 분해해서 양분을 얻는 거지요.”
이 분해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물이 나옵니다.
이걸 빨아들여 식물이 영양분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거구요.
어디 이것만 하나요.
곤충과 여러 작은 동물들의 중요한 먹잇감이 되기도 하지요.
다람쥐나 청설모 같은 동물들은
여름철에 버섯을 나뭇가지에 모아 말려서 저장해두었다
겨울철 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합니다.
건버섯 말입니다.
버섯 공부가 한참 재밌습니다.
소나무 숲의 송이 버섯과 옷솔버섯, 소나무잔나비 버섯,
바늘잎나무숲에서는 그물버섯과 싸리버섯,
참나무 같은 넓은 잎나무 숲에서는
뽕나무버섯, 뽕나무 버섯부치, 잔나비버섯, 고깔 먹물버섯, 흰알광대버섯...
아, 대나무 숲에서 망태 버섯과 말뚝 버섯도 만날 수 있지요.
한가위방학이 끝나고 돌아온 아이들과
그 버섯들을 찾아 또 숲에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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