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9.쇠날. 비 지나다

조회 수 1189 추천 수 0 2007.10.29 04:51:00

2007.10.19.쇠날. 비 지나다


오는 주말 충주에서 ‘2007 생명평화대회’가 있어
영동생명평화모임에서도 참석하자고들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마침 물꼬 겨울 날 준비가 같은 날이어
걸음 함께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딴에는 행사를 돕니라고
뭐라도 챙겨나 보지요.
우리 모임에서는 차를 낸다 하니 다기를 싸고
이왕이면 물꼬 유기농산물 안내도 좋겠기에
안내지와 덕담을 담아 장식할 병도 보따리에 넣었습니다.
서송원의 최아선 이영현님 편에 전한다 하였지요.

저녁을 먹고 서송원에 내려갔습니다.
마침 한살림영동회장을 맡고 계신 광평농원 조정환샘도 계셨지요.
마고농원이랑 광평농원에서
사과 한 콘티, 감자 한 바구니, 고춧가루 한 가득을 얻습니다.
포도즙이랑 바꾸는 거지요.
채식주의모임의 손석구님 밭에서 보내준
토란도 실어왔습니다, 내년 봄밭을 채울 것들입니다.
이렇게 하고팠지요,
우리 가진 것을 가까이에서 바꾸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아주 먼 남도에서 사과를 먹고
품을 더한다고 그 먼 곳을 식구들이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시간이긴 했으나,
먼 거리를 이동하는 건 분명 반생태적인 일이 아닌가 싶데요.
그래서 틈틈이 가까운 곳에서 유기농 하는 이들을 찾았던 참입니다.
귀한 것들 잘 받았지요.
그들의 따스한 성품도 거기 담겼을 겝니다.
이런 이들이 지척에 사는 일,
고마울 일입니다.

밤에 또 하나의 자리가 있었네요.
대해리로 들어오는 들머리에 펜션이 생겼고,
두어 해전 주인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주인 할머니 아드님이
두어 번 얼굴 마주칠 때 고개를 갸웃거리더니만
지난 여름 기어이 아는 척을 해왔지요.
20여년 전 같이 서너 차례 술자리를 했던 적이 있다 합니다.
어찌 어찌 더듬어보니,
대학을 떠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던 한 때
같이 서울에서 봤던 연이 맞습니다.
그 오래된 과거가 이 산골짝에서 다시 현재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했던 서로에 대한 기억을 내놓으니
여전히 그 가치관들이 지금 삶에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 참 아니 변하는 모양입니다.
재미난 연입니다.
잘 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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