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5.나무날. 비 추적이다

조회 수 1280 추천 수 0 2007.11.06 05:30:00

2007.10.25.나무날. 비 추적이다


추적이던 비는 멎었으나
하늘은 종일 낮았습니다.
아이들은 간간이 저들 ‘스스로공부’를 하는 가운데,
어른들은 안에 있는 일들을 돌아보는 속에,
떨어져 내린 은행 알을 가끔 나와 주워 담았습니다.
막바지 추수들인 게지요.
어제는 볏짚을 넣고 로터리를 친 논에
등겨(예선 미강이라데요)를 뿌렸습니다.
“뭐 하는 거라?”
등겨를 거름으로 쓰는 건 또 처음 본 어르신들이
이래저래 또 물어오셨지요.
유기농사를 짓는 물꼬의 논밭은
관행농을 오래 해 오신 어르신들의 늘 호기심의 대상이랍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남겨진 막바지 농사일은
은행 줍는 것과
잎을 다 떨구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매달린 감을
따고 깎는 일이랍니다.

“87년부터 강의를 시작했으니까,
벌써 20년은 된 건가...”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선배랑 통화를 하고 있었지요.
이제 학생들을 대하는 것도 대면대면하다 합니다.
별 감동도 없다는 거지요.
그런데 이 산골 달랑 두 녀석,
날마다 보고 사는 이 아이들 앞에 서면
설레고 또 설렙니다.
계절학교에서 만나고 또 만나는 아이들도
그 아이들의 눈을 쳐다보며 말하고 있노라면
감동의 물결이 번져갑니다.
보면 본대로 처음이면 처음인대로
일정정도의 긴장이 일지요.
내가 저 아이들 선생이란 말이지,
다시 곱씹게 되고
더 열심히 또박또박 말을 하게 됩니다.
작은 아이들과 큰 아이들이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396 2007.11.14.물날. 맑음 옥영경 2007-11-21 1427
1395 2007.11.13.불날. 맑음 옥영경 2007-11-21 1199
1394 2007.11.12.달날. 맑음 옥영경 2007-11-21 1325
1393 2007.11.11.해날. 맑음 / 낚시 옥영경 2007-11-19 1570
1392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901
1391 2007.11. 9.쇠날. 맑음 옥영경 2007-11-19 1285
1390 2007.11.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1-19 1516
1389 2007.11. 7.물날. 낮은 하늘 옥영경 2007-11-19 1275
1388 2007.11. 6.불날. 가라앉은 하늘 옥영경 2007-11-19 1260
1387 2007.11. 5.달날. 오후, 고개 숙인 볕 옥영경 2007-11-13 1667
1386 2007.11. 4.해날. 맑은 날 옥영경 2007-11-13 1212
1385 2007.11. 3.흙날. 흐려지는 오후 옥영경 2007-11-13 1206
1384 2007.11. 2.쇠날. 바람 옥영경 2007-11-13 1279
1383 2007.11.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1-13 1320
1382 2007.10.31.물날. 들여다보면 비치겠는 하늘 옥영경 2007-11-13 1490
1381 2007.10.30.불날. 맑음 옥영경 2007-11-09 1259
1380 2007.10.29.달날. 세상 바람이 시작되는 대해리 옥영경 2007-11-09 1390
1379 2007.10.28.해날. 흐린 오후 옥영경 2007-11-09 1423
1378 2007.10.27.흙날. 맑음 / 작은 잔치 옥영경 2007-11-06 1326
1377 2007.10.26.쇠날. 맑음 옥영경 2007-11-06 121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