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7.달날. 비

조회 수 454 추천 수 0 2019.11.25 23:57:15


오전 비, 오후는 흐렸다.

시골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렇게 책상머리가 활기를 띈다.

요즘 달골에서 인문학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철학과 문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 공부.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을 문학에서 찾고,

역사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들여다보고,

철학에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규칙들을 찾는다.

인문학의 3대 분야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일.

인문학을 ‘Liberal Arts’라고 한다.

인문학이 ‘자유기술(自由技術)’이란 말이 거기서 왔을.

자유를 위한 기술!

결국 자유인이 되는 길이라 할.

자유롭기 위해서도 기술이 필요할 테다.

제 눈으로 세상읽기(관찰하기), 해석하기(비판적으로 보기).

자유인으로 가는 길에 지혜를 얻는 것,

삶의 원리를 밝혀 더 잘살기 위한 공부,

인문학을 그쯤으로 정의한다.

강독하고(심지어 동화도 읽는다), 삶을 이야기하고,

더하여 예술활동(까지라고 할 거창은 아니고)으로 그림을 그린다.


저녁에는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지는 차를 달인다.

중국 안휘성 기문현의 기문홍차,

인도의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다즐링,

스리랑카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우바,

꿀처럼 달콤한 풍미 난향이라는 기문홍차,

신선하고 상쾌한 맛과 깊고 풍부한 머스캣포도향의 다즐링,

상큼하고 감미로운 박하 향의 우바.

잘 모르니 맛도 외우는 식이다.

거기 더하여

중국 기문홍차와 인도의 아삼을 섞어 만든 21호 홍운 대만홍차도 달이고

중국 절강성(?)의 구곡홍매도 마신다.

이름을 몰라도 맛을 몰라도 

뜨거운 차라는 것만으로 흡족할 가을 밤이다.


방문자들의 일정이 밀린다.

9일부터 사흘 동안 한 가족 넷이 늦은 휴가를,

그리고 주말에 남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품앗이샘 둘이 머물기로 하였으나

그들 편 직장의 감사와, 또 출장으로 계획이 달라진다.

긴 세월 물꼬에 손발 보태온 샘들이니 그들의 공간이다마다. 

일정을 다시 조율키로 한다.

"따순 밥과 잠자리가 어디 가지 않아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396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➁ (2019.8.24~25)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10 457
1395 2022. 4. 9.흙날. 맑음 옥영경 2022-05-05 456
1394 2020. 2. 6.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456
1393 2019.11. 3.해날. 맑음 옥영경 2019-12-27 456
1392 10월 물꼬스테이 여는 날, 2019.10.19.흙날. 맑음 옥영경 2019-12-05 456
1391 2019.12.31.불날. 해 옥영경 2020-01-17 455
» 2019.10. 7.달날. 비 옥영경 2019-11-25 454
1389 2019 여름 청계 닫는 날, 2019. 7.21.해날. 비 옥영경 2019-08-17 455
1388 2019. 6.19.물날. 는개비로 시작한 아침, 그리고 갠 옥영경 2019-08-07 455
1387 167계자 여는 날, 2021. 1.17.해날. 해, 그리고 밤 눈 옥영경 2021-02-06 454
1386 2020. 2.10.달날. 대체로 맑음 옥영경 2020-03-06 454
1385 2019. 9. 6.쇠날. 흐리다 비바람 옥영경 2019-10-16 454
1384 2023.10.21(흙날) ~ 22(해날). 흐리다 맑음 / 10월 집중수행 옥영경 2023-10-30 453
1383 2021. 1.26.불날. 비 옥영경 2021-02-12 453
1382 2020. 3.11.물날. 갬 옥영경 2020-04-12 453
1381 2019.10.28.달날. 맑음 / 우리 아이가 잘 먹지 않아요 옥영경 2019-12-16 453
1380 2020. 9. 5.흙날. 흐리고 가끔 은실비 옥영경 2020-09-21 452
1379 2019.12. 7.흙날. 맑음 옥영경 2020-01-13 451
1378 2023. 8.25.쇠날. 맑음 / 저 애는 무슨 낙으로 살까? 옥영경 2023-08-29 450
1377 2022. 3.31.나무날. 흐리다 밤비 살짝 옥영경 2022-04-28 4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