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5.물날. 비

조회 수 1117 추천 수 0 2007.09.23 16:58:00

2007. 9. 5.물날. 비


“여보세요?”
전화가 울렸고 응답을 했지만
저편에서 계속 첫 마디를 반복합니다.
안 들리나 봅니다.
다시 벨이 울리고 같은 대화가 이어집니다.
“옥영경선생님을 찾는데요...”
인도에서 온 전화입니다.
춘호형...
인도를 두어 번 오고가다
아예 날아가 인도살이 10년이 된 선배입니다.
인도철학을 들려주고,
젊은 날의 한 때 열심히 시를 쓰고 있었을 무렵
그것들을 워드프로세서로 정리해주던 그였습니다.
집이 이웃이어 형의 어머니 밑반찬솜씨도 자주 보았지요.
“형, 한겨레나 중앙일보, 몇 신문을 통해 가끔 이름자를 발견하고 했어요.”
인도방문객들을 맞는 현지통역사로 그가 적혀있는 걸 본 게 여러 번이었지요.
형 역시 물꼬 소식을 이래저래 듣고 있었던 겁니다.
올 연말 쯤 오리란답니다.
그래 소식 먼저 넣어두는 것이겠습니다.
늘 지키고 있으니
멀리 있더라도 찾기가 쉬운 갑습니다.
요새는 부쩍 어데 멀리 아니 가고
이 대해리에서 잘 살아내야겠단 생각이 굳습니다.
버거워 못하겠다던 시간들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번학기 중심생각공부(집단프로젝트)는 ‘버섯'입니다.
이미 작년 가을에 정해놓았던 터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숲을 연구하다
봄이 가는 숲에 들자던 지난 학기였고,
산에 사니 산살림을 잘 알아야지 않겠냐고
버섯을 알아보기로 한 이 학기입니다.
오늘은 버섯자료들을 찾으며 보냈습니다.
크지도 않은, 신간이 많지도 않은 책방이나
또 얼마나 요긴한지요.

한국화샘댁에 들렀습니다.
비오는 저녁 뚝배기에서 달달 끓는 된장찌개는 정(情)입니다.
지난 8월에 대전에서 개인전하셨던 소식도 듣고
샘의 그림을 담은 부채도 선물 받았습니다.
이번 학기는 다음주부터 대해리로 걸음하실 샘이시지요.
늘 하시는 말씀 있지요.
내가 거동할 수 있을 때까지,
이곳 아이들 거두겠다시지요.

공동체식구모임이 있는 물날입니다.
포도수확, 산오름, 이번학기 바깥수업이 주 이야기거리였지요.
“아직 상태를 좀 더 봐야...”
포도가 애를 태우네요.
바깥수업을 지난 학기와 크게 달라질 게 없겠습니다.
이번 학기 시작 산오름은 7일로 날만 받아놓고
어디로 갈 지는 좀 더 고민을 해야지 싶습니다.
날씨가 험하니 말입니다.
백두대간종주를 이어 육십령으로 가거나
가야산, 혹은 가지산 가운데 정해질 듯합니다.
“곧 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수업 자원봉사를 하려고...”
황간에 한국어학당을 내려는 이들이 있는데
마땅한 선생이 없었더랍니다.
달려가야지요, 쓸모가 있는 곳이면,
더구나 가까운 곳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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