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18.흙날. 맑음

조회 수 1130 추천 수 0 2007.09.21 07:13:00

2007. 8.18.흙날. 맑음


아이들과 하는 이 여름 마지막 물놀이쯤 되려나요.
태윤이가 서울 길에 오르기 전
달골 계곡으로 물놀이를 떠났습니다.
열 살 사내애를 키우는 두 가정이 같이 나간 게지요.
고무신을 배 삼아 띄우고
고기도 잡고 물장구도 쳤습니다.
우르르 몰려와 하는 물놀이도 재밌지만
이렇게 단촐하게 온 계곡을 다 차지하고 노는 것도 나름 즐거움이었습니다.
“겨울에 올게요.”
겨울도 예서 달포를 보내겠다는 태윤이었지요.

저녁, 공동체식구들 계자갈무리가 있었습니다.
상범, 종대, 영철, 영경이 함께 했습니다.
“태어나서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하늘처럼 섬기겠다거나 하는 문장들을
문건으로만 봤을 땐 상투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자 세 번을 계속하며 내가 다가감으로서 보이는 아이들 반응을 보며
선명한 현실 속에서의 진실로 읽혔다던가요(이건 글쓴이의 표현법인데요),
종대샘이 감흥을 그리 정리하며 말문을 열었지요.
“다음에 오고 싶고, 또 온다던 새끼일꾼들처럼 기회 된다면 계자만큼은 계속해서 갖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서도 살을 찌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까지의 시기를 대리만족했던 듯하고 지금에 와서 간접 체험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애들이랑 있으면 무지 더운데
아열대로 변해간다 했지만 비가 어쩌다 오는 날씨여 더위로 힘들지는 않았다,
산도 가고 물놀이도 가고 할 것 다하고 3주 내리 하기를 잘했다,
이어서 하는 느낌도 좋고,
공동체식구들이 기본적으로 공간을 받쳐주는 인력이 되니까
(빨래며 부엌이며 바깥일이며 남정네의 힘이 필요한 일...)
벅찬 일정인데도 안정감이 있더라,
계자 동안은 통 논밭을 살필 수 없어
그 기간의 농사를 어찌하나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 ...
“농사 일정도 아이들과 할 수도 있잖을까요?
농사를 낀 행사를 굳이 수확에만 집중되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재미는 덜해도 농사의 과정-풀베기, 농작물 둘러보기,...-이
나름대로 재미와 의미를 주지 않겠는지요.
그렇게 한 번 속틀을 짜 봅시다.”
“첫 일꾼(처음 걸음한)들이 유난히 많이 왔었어요.
물꼬 영역의 확장이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새끼일꾼들이 동생들과 연계해서 불어나기도 했고,
이 현상을 정리하는 자료가 있어야 할 듯합니다.”
“계자의 틀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부엌 중심으로 말입니다.”
“봄 가을 계자에 대한 방향을 다르게 가는 것도 지금쯤의 시점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생태’라는 말에 갇혀
무리하게 진행하는 유기농사로 지칠 대로 지쳐가는 건 아닌지,
그것이 우리의 지향점이긴 하나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포기하면서까지는 아니지 않을지요.
우리가 잘할 수 있을 것을 합시다.
‘교육’은 물꼬가 이십년 가까이 해오던 일 아니더이까.”
봄과 가을에는 아이들 계자가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행사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치유프로그램, 단식일정, 장애아랑 보내는 시간, 어른모임들, 문학캠프,,...
이곳에서 좀 더 시도해보려는 것들에 대해
희망차게 생각을 모아본 시간이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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