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4.달날. 맑음

조회 수 1140 추천 수 0 2007.06.22 23:09:00

2007. 6. 4.달날. 맑음


학교 큰대문 앞집 할머니댁 마루에 동네 할머니들 다 걸터앉으셨는데,
여름날 오후 볕은 길기도 한데,
감자밭 풀을 매고 논에 든 어른한테 효소를 내가던 우리 아이들,
거기도 나눠드렸겠지요.
할머니들은 이제 그 아이들을 데리고 무료한 오후를 달래시다가
나중에는 논에 든 상범샘도 불러 술도 한 잔 건네십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뻔하지요.
두렁이 저래서 되겠느냐,
구석까지 써래질을 잘 했어야지,
웃거름을 잘 해주었느냐,
모가 좀 어떠하네,
이것저것 코치시랍니다.
그때 달골에서는 종대샘이 포도밭 아래 풀을 베고
젊은할아버지는 포도나무 마지막 줄 순을 따고 계셨지요.

“지붕 있는 주차장이 있어야...”
말이야 오래전부터 있었지요.
결국 농기계가 일을 다 하더라는 늦은 깨달음이 있고 나니
이래저래 미뤄지던 일이 이제 되려는 모양입니다.
그들을 더는 빗속에 둘 수 없다는 게지요.
그예 농기계들 들어가는 집(덤으로 지붕 있는 주차장까지)을 만들자고
아이들이랑 김천에 장보러도 갔습니다.
아무래도 목수샘이 머물 때 붙들고 하면 좋을 테니까요.

달마다 한 차례 와서 하룻밤을 묵어가는 야마기시마을의 최창호님과
오늘밤도 수지침공부가 있었습니다.
상범샘 종대샘 젊은할아버지, 그리고 제가 함께 하였지요.
책방에 있던 류옥하다도 가끔 와서 기웃거렸습니다.
서로에게 침도 놔보고
몇 종류의 맥이 흐르는 길도 익혔네요.
한 사람이 안아내야 할 일의 범주가 많은 요즘의 물꼬라
서로 쳐다보고 웃을 일이 드물다가
환하게 웃고 떠들어보는 시간이었더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296 119 계자 나흗날, 2007. 8. 3.물날. 맑음 옥영경 2007-08-07 1181
1295 119 계자 사흗날, 2007. 7.31.불날. 맑음 옥영경 2007-08-06 1250
1294 119 계자 이튿날, 2007. 7.30.달날. 간간이 해 나고 옥영경 2007-08-06 1368
1293 119 계자 사흗날, 2007. 7.31.불날. 맑음 옥영경 2007-08-06 1024
1292 119 계자 사흗날, 2007. 7.31.불날. 맑음 옥영경 2007-08-06 1004
1291 119 계자 사흗날, 2007. 7.31.불날. 맑음 옥영경 2007-08-06 963
1290 119 계자 이튿날, 2007. 7.30.달날. 간간이 해 나고 옥영경 2007-08-05 1022
1289 119 계자 여는 날, 2007. 7.29.해날. 소나기 옥영경 2007-07-31 1648
1288 2007. 7.28.흙날. 맑음 / 119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7-31 1719
1287 시카고에서 여쭙는 안부 옥영경 2007-07-19 1986
1286 2007. 6.23.흙날. 차츰 흐리다 저녁 창대비 / 시카고행 옥영경 2007-07-02 2599
1285 2007. 6.22.쇠날. 비 내리다 오후 갬 옥영경 2007-07-02 1815
1284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123
1283 2007. 6.20.물날. 맑음 옥영경 2007-06-28 1270
1282 2007. 6.19.불날. 무더위 옥영경 2007-06-28 1185
1281 2007. 6.18.달날. 맑음 옥영경 2007-06-28 1418
1280 2007. 6.17. 해날. 맑음 / ‘전원생활’, 취재 옥영경 2007-06-28 1340
1279 2007. 6.16.흙날. 맑음 옥영경 2007-06-28 1232
1278 2007. 6.15.쇠날. 흐림 옥영경 2007-06-28 1282
1277 2007. 6.14.나무날. 비 옥영경 2007-06-28 116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