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나무날 오후에 비

조회 수 1255 추천 수 0 2005.05.08 23:09:00
< 5월 5일 나무날 오후에 비 >

어디라고 부산하지 않을까요, 어린이날.
아이들은 아침부터 그림대잔치가 있었습니다.
어느 큰 가게에서 하는 잔치에 우리도 놀자 하였지요.
그림을 그려 가져갔더니
마침 쓸만한 기념품도 줘서 우리아이들의 어린이날 선물이 되기도 했네요.
누구 하나 선물 타령을 하는 아이가 없고
선물 운운하는 어른 하나가 없는 이곳입니다.
어린이날의 의미가
우리가 아이들을 귀하게 섬기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라면
예선 날마다 어린이날이니까요.
아이들 스스로로서는 나는 올곧게 잘 크고 있는가,
사유해보는 시간이기도 할 테지요.
그래 그리 물었더이다, 아이들한테.
지들 사는 것, 마음에 드나 봅디다.

식구나들이 갔습니다.
연이샘이 학교를 지켰지요.
읍내 영동농공고에서 아이들잔치가 있었더랬습니다.
본부(애들이 그러데요)를 나무 아래로 잡으니
대번에 가방 차곡차곡 얹어놓고는 지도 들고 사라져버린 아이들입니다.
오며 가며 만나기도 하고
재미난 게 있음 다른 친구들을 위해 부르러도 다니고
가끔씩 어른들을 챙기러도 오고...
령이랑 류옥하다는 칸마다 활동한 뒤 받은 도장으로
모두를 위해 찹쌀떡을 이따만큼 챙겨와 꺼내놓습니다.
이미 배가 들어찬 아이들은 점심을 먹을 생각도 않았지요.
먼지가 풀풀 날리고 솔찮게 더웠지만
어데 내놔도 지 목소리내고 못낼 녀석들이 아닌지라
마냥 신이 났지 싶습니다.
물꼬의 올해가 다분히 임시체제인데다 오래 호흡하던 식구들이 아니어서
어른들끼리도 좋은 모임이 될 수 있었을 시간을
따로따로 움직인 것만 같아 조오금 아쉬움 있었더라지요.
게다 아이들을 위한 좋은 정보들을 얻을 자리도 되었건만
충분히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도 컸구요.
솟대를 만들던 한 곳,
제 아이를 위해 엄마들이 진행자를 조르는 모습은 영 보기 민망하데요.
물론 어른들도 즐길 수 있지요,
허나 역시 아이들을 향해 더 있을 수는 없었나,
내 새끼랑 오랜만의 외출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새끼들이 기다린다면 엄마껀 접어줄 수도 있지 않았나,
그게 다 무어라고 기를 쓰고 우리꺼 얼릉 안해주나 조르는데,
속이 참 상합디다.
더구나 도움꾼 그이는 한 손이 불편했더라지요.
"검도샘이다!"
공부를 도와주러 오는 바깥샘들도 만나고
논두렁들도 만나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 공부를 도와줄 샘들(국선도학과 교수님)도
거기서 만났습니다.
비가 멀리 묻어오는 낮 두 시,
잔치를 벌였던 이들도 자리를 접고
우리들도 봇짐을 쌌지요.
돌아와선 늘어졌겠다구요?
웬걸요, 아직도 못다 놀았다 놀이판을 벌이고 또 벌입디다.
비 내리는 오후니 고래방으로 가자하였지요, 장구 메고.
지독하게 장구를 두들기니 저녁 먹을 시간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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