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모깃불을 피웠네.

천막을 치고 숯불을 놓아야 되나 했지만

잘 그쳐준 비였더라.

청주에서 혜정샘이 서연과 서진이랑 들어서고,

용인에서 어제부터 와 있던 유설샘이 소울과 소윤과 소미랑 함께하네.


주말에 와서 손을 거들겠다던 하얀샘이

추적이던 빗속에도 옷을 두 차례나 갈아입어가며

아침뜨樂 풀을 밀었더라.

기락샘도 비 그었을 적 사이집 마당 한켠 풀을 뽑아주었네.

올여름 학교 풀은 학교아저씨가, 달골 풀은 하얀샘이 거들기로 했더라,

손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야 이러저러 사람들이 붙을 것이지만.

지난해 무산샘이 관리했던 달골은

그가 이제 먼 곳의 직장에 매이면서 걸음이 어렵더니

또 이렇게 하얀샘이 이어간다.

어째도 일이 되는 물꼬 삶이라.


바글바글 시골 된장이 끓여져 나가고,

“왜 이렇게 맛있어요!”

익어가는 고기도 고기지만

엄마들은 된장에 밥 비벼 여러 그릇이었네.

소시지며 파며 파프리카며 묵은지며

다듬어진 물오징어도 불 위에 올려졌더라.

계자 준비에 들어갈 즈음이라 사람들 다녀가기 쉽잖으니

물꼬 안팎식구들은 틈새에 모여 힘을 북돋우었네.


50인용 압력밥솥이 지난 연어의 날을 끝내고 밀쳐져 있었다,

뚜껑이 뭔가 삐걱거려서.

이제야 고치려네.

하얀샘이 실어나간다.

틈틈이 계자에 쓰일 물건들이 그리 챙겨지고 있네.

낼모레 하다샘이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계자 준비위가 돌아갈.


그나저나 목감기가 와버렸다.

젖은 하늘 아래 두어 시간 풀을 맸던 아침이었더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276 2023. 8.25.쇠날. 맑음 / 저 애는 무슨 낙으로 살까? 옥영경 2023-08-29 409
1275 172계자 나흗날, 2023. 8. 9.물날. 끊어지지 않는 빗줄기 옥영경 2023-08-11 409
1274 2021. 6. 9.물날. 맑음 / 설악 소공원-비선대-마등령-나한봉-1275봉-나한봉-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 옥영경 2021-07-07 409
1273 2020. 9.16.물날. 흐리다 가랑비 옥영경 2020-10-10 409
1272 2019 겨울 청계 여는 날, 2019.12.21.흙날. 반쪽 맑음 옥영경 2020-01-16 409
1271 산마을 책방➁ 닫는 날, 2019. 8.25.해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409
1270 2022. 9. 7.물날. 갬 / 그대들이 준 감동으로 또 하루가 간다 옥영경 2022-09-28 408
1269 2020학년도 겨울, 167계자(1.17~22) 갈무리글 옥영경 2021-02-10 408
1268 2020.10.30.쇠날. 맑음 / 계단에 앉다 옥영경 2020-11-30 408
1267 2020. 2.15.흙날. 맑다가 갑자기 온 손님처럼 비, 그리고 굵은 비 / 암트스프라헤 옥영경 2020-03-13 408
1266 2020.10. 9.쇠날. 구름과 바람 옥영경 2020-11-18 407
1265 2019.12. 4.물날. 볕 옥영경 2020-01-13 407
1264 2019.11.30.흙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20-01-12 407
1263 2019.11.10.해날. 흐려가는 오후, 비 떨어지는 저녁 옥영경 2019-12-30 407
1262 2019 여름 청계 닫는 날, 2019. 7.21.해날. 비 옥영경 2019-08-17 407
1261 2022. 7.10.해날. 다저녁 소나기, 밤에도 두어 차례 옥영경 2022-07-30 406
1260 2022. 4.22.쇠날. 흐림 옥영경 2022-06-04 406
1259 2021. 1.12.불날. 해 난 아침, 펑펑 눈 내리는 밤 옥영경 2021-01-27 406
1258 2020.10.18.해날. 맑음 옥영경 2020-11-22 406
1257 2020. 4.20.달날. 맑음 옥영경 2020-07-07 40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