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여럿 드나나나.

학교아저씨는 코로나19 아래 이태를 건너 명절을 쇠러 떠나고.

양양에서 찾아든 논두렁과 그의 이웃들이 간밤에 들어와 묵고 나가고.

팬데믹 상황이 나아졌긴 한가 보다.

이태 동안 소원했던 마을 아래 절집 사람들과 오가기도.

대처 식구들 들어와 날마다 습이들 산책을 시키고 똥을 치워주고 개밥을 챙기고.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이제는 어른이 된) 하나 다녀가고.

논두렁 한 분이 낚시해 들여준 쭈꾸미를 여러 날 덮밥에서부터 두루 밥상에 잘 올렸다.

"훈샘, 고맙습니다!"


10일 한가위에도 날이 흐렸다.

추석을 지나칠 수 없었던 보름달이 한밤에야 나왔다.

백년 만에 가장 둥근 달이었다나.

어린 날 할아버지는 한가위 초저녁에 짚단을 하나 들고 언덕에 오르셔서

달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 달을 그을리며 소원을 비셨다.(아마도 소원이었으리라 짐작한다.)

잊히지 않는 어릴 적 풍경 하나.

아이들이 어떤 풍경을 만나느냐가 우리 아이들 생의 정서를 만들.

물꼬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도 그런 서정이란 생각.

물꼬가 계속하고 싶은 일도 그런 것.


명상방을 놓을 자리 풀을 치다.

일전에도 한 쪽을 쳤으나 8m 육각형을 만들자면 아무래도 모자라겠다 하고.

명상방 기초는, 콘크리트 기초를 하려던 생각에서 데크를 짜는 것으로 옮겨가다.

6평이면 신고도 허가도 필요 없는데,

기초가 콘크리트라면 불법이니까. 고정물인 관계로.

팔각형을 계산하여 꼭짓점에 기둥 세우고 돌려가며 줄을 치고.

명절 쇠러 들어온 식구들도 도와 풀을 또 베어내고.

 

명상방을 위해 돔을 알아보는데

현재 이야기가 진행 중인 곳이 이 마을 이웃 하나도 접촉을 하고 있는 곳.

우연이었다.

핀란드식 치유캠프장을 준비 중이라는 그는 곧 건축물을 짓는.

그 가운데 돔하우스가 포함.

그렇다면(같이 돔을 하게 된다면) 물류비며 이런 것이 줄여질 수도.

그 댁 건축팀한테 데크 견적을 받아보기로도.

이웃 절집의 거사가 소개해 준 또 다른 이도 있었네.

두루 알아보기로.

데크만 짠다면야 내 손으로도 하련만 각관을 쓰자면 용접도 해야 하고...

 

몸이 아파 가까이서 찾아든 둘을 돌보기도.

병원에서 어째야 하는 게 아니라면 대개 혈이 막힌 경우일.

혈자리를 잡아주는 정도.

의료행위라 할 수 없습니다. 그저 안마 정도?’

그렇게 꼭 한 마디 짚어주고:)

편해져서들 돌아가다.

 

반찬꾸러미를 들고 대처 식구들도 돌아가고,

학교아저씨는 쇠날께나 돌아올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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