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7.흙날. 흐리다 맑음

조회 수 1246 추천 수 0 2007.04.16 01:00:00

2007. 4. 7.흙날. 흐리다 맑음


댓마의 김희정엄마가 건너와
학교문연날 잔치를 알리는 현수막을 만들었습니다.
영동 읍내에 하나, 황간에도, 매곡은 빼지 뭐, 상촌에도 걸고...
다섯 장의 광목천을 주욱 늘여놓고
척척 잘도 씁니다.
물꼬가 지난 94년부터의 모든 행사에 그렇게 하던 방식입니다.
작년에 여러 엄마들이 붙어 그렸던 그 꽃을 그려도 넣습니다.
어디랄 것 없이 지천일 봄꽃입니다.
참 좋은 봄날입니다...

굳이 사람 손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도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산에 들에 먹을 것 넘치는 골짝입니다.
식구들과 언덕에 머위를 캐러나갔습니다.
벌써 머위꽃도 한창이던 걸요.
살짝 데쳐 쓴 기를 빼고 두부를 으깨고 된장을 넣어 무쳐먹었지요.
쑥국도 끓이고 냉이튀김도 냈습니다.
작년에 베어 먹던 자리에 다시 솟은 부추도 잘라
겉절이를 해서 밥상을 차렸지요.
어제 월남쌈을 먹고 남은 재료와 생선소스도 꺼내놓았습니다.
“배부른데 너무 맛있어서 그만 먹을 수가 없어요.”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는 엄마 아빠 말을
번번이 무시하는 종훈이의 찬탄입니다.
우르르 쏟아져 나온 표고를 따와
삼시 세 때 잘 먹고도 있지요.
표고장에서 일하는 남정네들을 위해
묵은 김치로 부친 전과 막걸리를 새참으로 내고,
얼려두었던 떡을 구워
포도밭에서 어른 일손을 돕는 아이들에게 내기도 하였댔습니다.
이러자고 들어온 산골에서
걸음은 늘 바빴고, 흙 한번 묻히지 못하고 지나는 일이 흔했더랬지요.
이 봄이 고맙고,
이 삶이 복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256 2007. 5.24.나무날. 오후 비 / 못밥 옥영경 2007-06-13 1253
1255 2007. 5.23.물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594
1254 2007. 5.22.불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351
1253 2007. 5.21.달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312
1252 2007. 5.20.해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299
1251 2007. 5.19.흙날. 빗방울 소나기처럼 지나다 옥영경 2007-06-03 1284
1250 2007. 5.18.쇠날. 맑다가 빗방울 옥영경 2007-06-03 1172
1249 2007. 5.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331
1248 2007. 5.16.물날. 비 옥영경 2007-05-31 1190
1247 2007. 5.15.불날. 맑음 옥영경 2007-05-31 1197
1246 2007. 5.14.달날. 맑음 옥영경 2007-05-31 1147
1245 2007. 5.13.해날. 맑음 옥영경 2007-05-31 1428
1244 2007. 5.12.흙날. 회색 하늘 옥영경 2007-05-21 1223
1243 2007. 5.11.쇠날. 맑음 옥영경 2007-05-21 1132
1242 2007. 5.1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5-21 1060
1241 2007. 5. 9.물날. 먹구름 좀, 그리고 비 옥영경 2007-05-21 1265
1240 2007. 5. 8.불날. 맑은 바람 옥영경 2007-05-21 1271
1239 2007. 5. 7.달날. 맑고 덥습니다 옥영경 2007-05-21 1109
1238 2007. 5. 6.해날. 맑음 옥영경 2007-05-21 1265
1237 2007. 5. 5.흙날. 맑음 옥영경 2007-05-21 113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