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18.맑음. 목련 이제야 벙그는 산골

조회 수 1327 추천 수 0 2007.04.27 15:04:00

2007. 4.18.맑음. 목련 이제야 벙그는 산골


이른 아침 ‘어른 해건지기’에서는 감잎차를 마시고
아이들과 ‘찻상 앞에서’는 산국차를 마셨지요.
혈압을 내려주고 항균작용도 하며 감기로 인한 두통도 내린다는 산국차입니다.
우리말글시간도 차를 다루는 시간이었네요.
지난주에 따서 이레를 그늘에 말린 생강나무 꽃봉오리를
오늘은 두툼한 볕에 두어 시간 내놓았다가
달여 냈습니다.

‘점순이가 나를 떠밀어 알싸한 향기에 아찔하게 만들’던 김유정의 ‘동백꽃’이
바로 개동백 산동백으로 불리는 생강나무 꽃이라던가요.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싸아 하니 생강냄새가 납니다,
정말 알싸한 향입니다.
햇살 강한 한낮보다 아침 저녁 더 드러나는,
어린 아이 숨결 같은 꽃이 차가 되었습니다.
동동동 물에 그려내는 꽃 그림자,
그만 말을 잊었지요.
이이가 그리는 산골 풍경에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더 보탤 게 없어져버립니다.
조금 맵고 따뜻하였으며
연한 생강향에 녹차 같은 깔끔한 맛의 차였지요.

미죽샘이 진행하는 국화시간엔 꽃잎을 그리거나 가지를 쳤고
장구를 친 뒤
김천으로 넘어가 수영장을 다 차지하고 처벅석거렸습니다.
가면서 쉬었는데 오면서도 호숫가에 멈추었지요.
해지는 호숫가였습니다.
아이들이 꽃 사이를 뛰어다녔고
재잘거림과 웃음이 호숫가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번져갔지요.
꽃잔디와 기린초와 앵초, 줄무니흰난, 맥문동으로
꽃밭을 단장하던 아저씨들도 금새 이웃이 되었습니다.
노근리 ‘들꽃마을’에서 들꽃을 기른다는 분들이셨지요.
앵초를 다섯 포기나 나눠주셨답니다.

저녁엔 공동체식구모임이 있었지요.
셋만 있으면 일이 된다는 바로 그 셋입니다.
“가는 마음이 영... 자꾸 뒤가 돌아봐지고...”
지난 두레상에서 몇 되지도 않는 사람들인데도
담담하게 아주 큰 행사를 준비하는 걸 보며 대단하다 싶더라는,
안동으로 목수일을 나간 종대샘이었지요.
한 사람은 공연에 필요한 장비들이며 행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확인하고 있다 했고
닭장에 난 쥐구멍 족제비구멍을 막는다든지 하며 또 한 사람은 일상을 챙기고 있으며
마지막 사람은 섭외, 초대, 인사를 맡고 있습니다.
밥알은 행사 당일 음식과 행사진행을 맡아줄 거구요.
공연날의 움직임을 짐작해보며 땅그림도 그리고
공연차례를 어찌할까도 의논했습니다.
첨엔 행사규모를 백여 명으로 잡았는데,
아무래도 배는 되잖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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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밥 공양/ 패러글라이딩/ 국선도 시연
7:00 길놀이
무대공연(진행: 조희순)
1. 슬라이드로 보는 동화
2. 자유학교 노래 - 계절자유학교 상설학교 아이들 같이
3. 우리소리(판소리, 단소) - 종훈 하다
4. 춤(화선무 사랑가 바구니춤 장고춤 아리랑) - 명지 하늘빛 무용단
5. 사물놀이 - 구미교사풍물패 너름새
6. 손말 - 물꼬 아이들과 공동체식구, 밥알
7. 축하객의 덕담과 공연
8. 설장구 - 부산추임새 국악예술원
9. 대동굿 - 울림, 추임새, 너름새, 그리고
9:00 뒷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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