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나무날 비오다 갬

조회 수 1261 추천 수 0 2004.09.21 23:07:00

< 문학, 그 끝도 없이 너른 바다에서 >

오늘은 마을 성길이 아저씨네가
우리 아이들이 인사차 보낸 포도즙에 답례로 표고를 주셨는데
(포도농사에 마음이며 몸이며 얼마나 많이 써주셨던지요),
서울 손주네 보낼 것에서도 한 웅큼 옮겨 주셨더이다.

비오는 아침,
아이들은 해를 건지러
저어기 마을이 내려다 뵈는 언덕배기까지 산책을 나갔습니다.
몸이 바닥을 기고 있으니
감기란 놈 뻔질나게 드나드는 제 몸입니다.
오늘은 자리를 못털고 있는데
아이들이 저들끼리 강당으로 갑니다.
돌아가며 샘 역할도 하고
패를 나눠 에어로빅을 보여도 주며 복습들을 하였다지요.
같은 분홍색을 입었다고 예린이랑 나현이 혜연이가 한 패였다는데
끼리끼리만 모여들지 않는 게 참말 다행입니다.
“옥샘, 해날 하루종일 누워서 쉬세요. 힘들어서 쓰러질까봐 걱정돼요.”
한데모임에서, 의리의 정근입니다.
상범샘이 얼른 놀렸지요.
“저게, 뭐 잘못한 게 있구나, 말해라.”
“그래, 지금 얘기해라, 용서해 주께.”
“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머리에 한 손을 얹으며 익살을 떨면서도 다시 진지해집니다.
“옥샘, 아니면 다른 날이라도 날 잡아서 쉬세요.”

저녁 밥숟가락이 부지런하던 시각입니다.
‘큰바위 얼굴’이 어쩌구 누군가가 들먹였지요.
“아, ‘호돈’ 거구나.”
문학청년이지 않았던 이가 얼마나 될까요.
저도 끼여 아는 체를 하는데,
“‘검은 고양이’이도 읽으셨어요?”
묻습니다.
“‘에드거 알렌 포우? 벽에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나서...”
“예, 그거 너무 무서웠어요.”
“예린이는 그 그림보고 울었어요.”
오 헨리의 ‘20년 후’며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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