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19.불날. 갬

조회 수 1264 추천 수 0 2011.04.28 02:27:27

 

 

아침을 먹은 아이들이

멸치와 김치참치볶음이 들어간 주먹밥을 싸서

자전거를 타고 노근리를 향해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비 많이 오겠다던 날인데 이리 말짱하다니요.

하늘 자주 고마운 물꼬입니다.

 

신우재 고개를 자전거를 타거나 끌며 올랐습니다.

좀 힘에 겹지만 많이 가차운 길이지요.

“올 걸 생각하니 막막하다.”

희진샘은 저 뒤에서 옵니다.

“힘드네.”

김유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지요.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면 안 된다던,

그리 멀쩡하던 김유도 닥치니 이리됩디다.

“왜 이렇게 먼 거야.”

“왜 이렇게 아직도 남았어?”

“어, 힘들어요. 죽을 것 같애요.”

가야랑 준이가 그 오르막길에서 거의 공동 1등이었다나요.

25km를 달려 노근리에 닿았습니다.

노근리 역사공원과 건너편 쌍굴다리를 보고

어제 본 영화와 기록된 역사를 가지고 얘기들을 나누었다지요.

 

“그렇겠다 싶더라.”

주먹밥이 부족하더랍니다.

샘들이, 아이들이 노래 부르던 컵라면을 사주었다지요.

행복도야 말해 무어하려구요.

“샘, 바람막이 옷 있어요?”

“이거 입어보렴.”

그렇게 챙겨주었던 바람막이 옷을

진하는 벗어 허리에 묶어야 했다 합니다.

아무렴요, 더웠을 겝니다.

“자전거 자체나 안전에 대해서는 더 알지 몰라도

자전거 자체를 잘 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진하가 그랬네요.

아이들은 다시 30km달려 돌아왔다지요.

오는 길은 신우재가 아니라 매곡을 지나는 버스길.

 

나들이를 보내놓고 용산을 다녀왔습니다.

바게뜨를 구워주고 싶었지요.

반죽기가 있고, 완전채식빵을 굽는 분이 계십니다.

버터 대신 포도씨유, 우유 대신 콩을 갈아 그 물을 쓰시지요.

강력분 700g을 네 덩이로 나눠 구워왔습니다.

늘 발효가 문제이지요.

1차 발효에 1시간여, 바람을 빼고 2차 발효,

그리고 모양을 잡고 빵틀에 넣어 오븐 안에서 3차 발효를 시켰습니다.

그 다음에야 당연 구웠구요.

하여 밤 9시가 다 되어 돌아왔습니다.

“따듯할 때 멕이면 안 될까요?”

아이들 내려오라 하여 잘 나눠 먹었지요.

오늘, 결심했습니다.

바게트빵틀을 살 것입니다,

반죽기까지는 엄두를 못 내더라도.

기회가 되면 공업용 반죽기를 하나 살까 싶은데,

반죽기가 전기를 동력으로 하니 쉬 내릴 결론은 아니겠습니다.

 

낼은 두부를 만들 것입니다.

아침부터 콩을 한 말 불려놓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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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사건>

 

노근리 사건에 대한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오늘(4.19) 노근리 사건 현장에 다녀왔다.

노근리 사건은 6.25 전쟁 때 영동에 사는 주민들이 대피하다가 기찻길에서 무자비로 미군에게 총으로 습격당했다.

이 사건은 유일하게 미군들이 죄없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인정한 사건이다.

 

오늘 그 사건 현장에 갔을 땐, 유독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만약 내가 그 현장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엄마, 아빠, 연재가 죽는다면 기분은 어떨까? 그런 생각들이 많이 떠올랐다.

그리고 총알자국을 보면서 든 생각은! 벽 한쪽에 총알자국이 많이 남아있는 거 같은데, 그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많이 불쌍(?)했다. 정말 아무 죄도 없는데 그 많은 총알에 맞아서 죽다니...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감동스러운 것은 영화에ㅐ서 부모님들이 아이들 살릴려고, 자신의 몸으로 아이를 살려낸 것이 정말 찡했다. 나의 부모님도 그런 생각이시겠지?

정말 부모님들은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롤모델같다. 자신의 자식을 위해서 자기쯤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 너무 존경하고 싶은 분들이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부모님께 더 사랑을 나누고, 효도를 해드려야겠다.

 

이 사건은 생각할수록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미군들은 양민들을 왱 죽였을까? 미군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도와주러 온 사람들인데, 도와주기는커녕 죽이고 가다니...

우리가 빨갱이인 줄 알고, 착각해서 죽인 거 같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은 도움이 안 되어서일까?

이 노근리 사건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영원히 누구에게나 궁금한 사건일 거 같다.

 

(7학년 오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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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19.불날. 더움 / <노근리 사건>

 

  노근리 사건이랑 1950년 7월 25일부터 7월 29일까지 미군이 피난 중이던 임계리 주민들을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기관총과 폭격기로 무차별 사격한 사건을 말한다. 사망 500명, 부상 100 정도의 희생이 있었다.

 

  나는 ‘노근리사건’을 이렇게 생각한다. 결국 무고한 양민들이 죽은 것도 전쟁 때문이고 상부의 지시에 따라 사격을 한 미군도 전쟁이랑 상황 때문에 사격을 했으니, 모든 게 전부 전쟁 탓이다.

  전쟁을 하면 죽는 사람의 95%가 민간인이라고 한다. 결국 전쟁은 지도자를 제외한 모두가 죽고, 패하는 전쟁인 것이다.

  몇 명의 욕심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다니... 안타깝다.

  전쟁을 막으려면 나부터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애들과 덜 싸우고, 평화를 널리 알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세상의 평화를 이루려면 나부터 평화가 되어야 한다.”- 어느 책의 구절에서

 

(열넷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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