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13.불날. 흐리다 비 / 생명평화탁발순례모임

조회 수 1346 추천 수 0 2007.02.16 09:02:00

2007. 2.13.불날. 흐리다 비 / 생명평화탁발순례모임


저녁 6시.
읍내의 한 국악까페에서
충북생명평화탁발순례를 위한 영동군 첫모임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며
2004년 지리산노고단에서 출발하여 이곳에 이르렀지요.
실상사의 도법스님이 순례단장을 맡고 계십니다.

“누군가가 굶주려서 생명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밥을 나누어 주십시오. 누군가는 이해받지 못하여 생명평화를 잃었습니다. 당신이 이해의 마음을 나누어 주십시오. 누군가가 만들어낸 사회모순 때문에 생명평화가 상처받았습니다. 당신이 사회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누군가도, 당신도 함께 생명평화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순례를 시작하며 쓰신 도법스님 글 가운데서

“어머, 안녕하세요?”
주인장이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이제는 대전으로 이사를 간, 영동대 마이클교수랑 하는 공부모임에서
몇 차례 만났다 합니다.
두 분이 먼저 앉아계셨는데,
한 분이야 ‘생명평화결사’의 사무국장 수지행님이겠고,
곁의 어르신은 양강 ‘생태공동체 농군의 집’의 정봉수샘이시랍니다.
“거기 목수 부부 있었지?”
그 부부 예서 머물 적 그곳을 찾아갔더라지요.
그래서 물꼬를 아신다구요.
“행사에 몇 번 갔는데, 바쁘셔서, 모르시겠지요?”
전교조 박행화샘도 들어와 물꼬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고폭력처리시설 반대집회에서 만난 해직공무원 문재오님도 왔지요.
옥천에 거주하며 영동으로 부임해 한 해를 보낸 조만희샘도 물꼬를 아십니다.
“상촌중학교 한 선생님도 아이를 거기 보냈다고...”
“아, 예, 지금은 전학 갔어요.”
정말 영동은 영동입니다.
물꼬가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아낸 흔적이지요.
빗길에 서울에서부터 운전을 해오신 생태공동체연구소의 황대권샘 부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셨네요.
“텔레비전에서 뵌 것 같애요. 저런 학교가 어딨나 했더니...”
사모님도 화면이 물꼬가 인상깊으셨다 합니다.
황대권샘은 얼마 전 영동으로 이사를 오셨지요.
충북권에서 아쉬람 같은 걸 준비해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영동 한살림생산자모임에서 온 김명수님이 있었고,
전교조에서 온 샘도 두 분이 더 계셨지요.

순례단은 3월 6일(불날)부터 12일(달날)까지 영동을 돌고 옥천으로 넘어간다는데,
어떻게 길을 잡을까, 잠자리를 어떻게 할까,
어떤 모임들을 하면 좋을까, 의견을 모아보았습니다.
참 좋은 기회가 되지 싶습니다.
평화라는 이름 아래 모이는데,
아무렴 너 때문에 안할 거야, 그리 말하며 돌아서겠는지요.
날선 개인이든 서로 핏대 세우는 단체든 같이 모이기 얼마나 괜찮은 구실인지요.
좋은 화해의 장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서로 잘 몰랐던 지역인들이 만나고 소통하며
앞으로 서로 어깨 겯는 연습도 될 것입니다.
당장 오늘만 봐도 그러하였지요.
물론 무엇보다 가장 큰 것으로야
내가 먼저 평화가 되겠다는 생명평화의 서약이
각 개인의 삶에 줄 자극이지요.

“이 사람을 만나서도 탁발하고, 저 사람을 만나서도 탁발하고 탁발할 것이다. 이곳에 가서도 탁발하고, 저곳에 가서도 탁발할 것이다.
사람 사람마다 이해와 보살핌을 나누는 능력의 일인자가 되도록 이해와 보살핌을 탁발할 것이다. 작업 현장들이 나누어주고 헌신하는데 앞장서는 삶의 현장이 되도록 나눔과 헌신을 탁발할 것이다.”(같은 글에서)

수지행님과 민예총의 양문규님, 황대권샘 부부랑 남아 자정을 넘기고 있었는데,
양문규님이 굳이 댁에 가서 곡주 한 잔 더하기를 권하사
비 내리는 거리에서 택시에 다섯 어른이 탔더랬지요.
그 늦은 시각에도 안주인은 대접에 소홀함이 없었지요.
시인의 아내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디다.
양문규님은 평론집이며 논문집, 시집 두 권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댁 안주인이 상촌 면소재지 보건소에 근무하신대데요.
물론 물꼬를 아신다지요.
공동체식구들이랑 학교 아이들이 드나들었으니까요.
반가웠습니다.

읍내 나가기 전,
아이들에게 세 해 가까이 국화를 가르쳐주고 계신
미죽 최병기샘댁에도 들렀습니다.
심천의 한 산자락 기와집에 사시다
임계리로 이사를 오셨는데, 이제 물꼬까지 30분이면 닿으시지요.

새벽 4시가 다 되어 대해리로 들어왔습니다.
수지행님이 함께 했지요.
다른 때는 물론 고추장집 손님방에 객이 머물지만
냉골이어 간장집 류옥하다방에 모십니다.
이렇게 귀한 한 연을 또 맺었습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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