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4.해날. 맑음

조회 수 1250 추천 수 0 2006.12.26 12:01:00

2006.12.24.해날. 맑음


날이 푹하니 마당이 질퍽거립니다.
가장자리에 남았던 눈도 거개 녹았지요.
벗과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살 만하다야.
어찌 살지가 결정되니까 그런가봐. 나는 다만, 오직, 내 길을 갈 것이야.”
“올해는 덜 추우니까 더 그렇지?”
그러게요, 산골 추위가 모질지 않아 살 만했던가 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추위가 무서운 사람에겐 좋은 겨울날인데
산에서 들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은 괜찮을래나...

아이가 종훈이네 덕분에 서울나들이를 며칠 잘 다녀왔지요.
하다 편에 고맙다고 오징어덮밥을 보냈더니
김점곤아빠가 대나무를 쪼개 만든 어묵꼬치가 냄비째 되건너왔습니다.
오늘도 종훈이는 느지막히 일어나 건너와서는
아예 예서 놀고 먹고 있답니다.
해지기 전 대문을 나서는 종훈이를 부르지요.
“밥 먹고 가지?”
그러면 얼른,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이 떨어질세라 대답을 합니다.
“네!”
그래서 박진숙엄마한테 오늘은 그랬습니다.
“그러니 아예 먹을 걸 대세요, 하하.”
산골에서 이웃이랑 사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평소에 교실과 기숙사에만 붙어 있느라 나누지 못했던 마음이
이리 오가니 참 좋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136 2020.11.12.나무날. 맑음 / 우뭇가사리 옥영경 2020-12-16 390
1135 2020. 9. 2.물날. 태풍 마이삭 옥영경 2020-09-21 390
1134 2020. 8.31.달날. 가루비 / 제도학교 지원수업 한 학기 끝! 옥영경 2020-09-17 390
1133 2023. 9. 1.쇠날. 밝고 둥근달 옥영경 2023-09-06 389
1132 2023. 6.30.쇠날. 비 옥영경 2023-07-31 389
1131 2021. 2.25.나무날. 흐리다 세우 / 산불 옥영경 2021-03-16 389
1130 2020. 9.17.나무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20-10-10 389
1129 2020. 8. 6.나무날. 흐리다 소나기 몇 차례 옥영경 2020-08-13 389
1128 2023. 8.21.달날. 오후, 걷힌 하늘 / 그대에게 옥영경 2023-08-22 388
1127 2020. 3. 2.달날. 맑음 옥영경 2020-04-07 388
1126 2019.12.10.불날. 흐림 옥영경 2020-01-13 388
1125 2022. 5. 1.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387
1124 2021. 6.25.쇠날. 맑음 옥영경 2021-07-22 387
1123 2020. 2. 2.해날. 맑음 옥영경 2020-03-05 387
1122 2020. 1.26.해날. 저녁부터 비 옥영경 2020-03-03 387
1121 2019.12.26.나무날. 첫눈 옥영경 2020-01-17 387
1120 2022. 4.18.달날. 흐린 오후 옥영경 2022-05-16 386
1119 2022. 1.27.나무날. 맑음 / 전복 옥영경 2022-02-24 386
1118 그리고 2021.11. 1.달날. 흐리다 정오께 맑음 / 천천히 서둘러라; Festina Lente 옥영경 2021-12-15 386
1117 2020.12.14.달날. 새벽 기온 영하 10도 옥영경 2021-01-10 38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