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계자 나흗날, 2007. 1. 3.물날. 는개

조회 수 1355 추천 수 0 2007.01.06 16:25:00

115 계자 나흗날, 2007. 1. 3.물날. 는개


< 커? 더 잘라줄까? >


안개보다 굵고 이슬비보다 가늘 때 ‘는개’가 피어오른다 하지요.
이른 아침 내리던 이슬비가 잦아들며
는개 내리고 있었습니다.
요가와 명상을 끝낸 아이들이 달골에 올랐지요.
조용해서 물소리가 도드라졌습니다.
귀를 씻기에 충분했다마요.
한참 가라앉은 날씨에
“양브라더스(문종 윤종)가 손 붙잡고 정답게 구비를 도는데
‘엄마 찾아 삼만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이들이 더해져 더 아름다운 풍경이었답니다.
달골 원두막에 올라 십수 년 전에 시작한 물꼬의 새로운 학교에 대한 꿈과
1994년부터 시작된 계자와
다시 2014년에 바로 이 달골에 꾸리려는 생태공동체중심마을,
그리고 달골 건너편에 2024년에 꾸리려는 아이들나라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꿈을 잊지 않고 있으면, 그 바램이 차고 넘치면 이루어지지요.
여러분의 마음에도 꿈의 씨앗을 잘 심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나날이 준비해나가면
어느 날 그 꿈이 현실이 되어 있을 겝니다.”
그리고 유기농으로 지은 물꼬 포도로 짠 달골포도즙을 먹었지요.
아이들의 보람은 거기 있었을 겝니다요.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아침이 오늘 는개내리는 거기 있었더이다.

손풀기를 했습니다.
나날이 조금 복잡해지는 사물이지요.
선우는 어찌나 진지한지
그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다 잔잔해집니다.
동효 동휘 부섭 성진이 모여 앉아 웃느라고 그림이 안되길래
잠시 쫓겨나기도 하고
지안이랑 한익 원일 원하 재호가 시끄러워 등짝을 맞기도 했지만
어느새 아이들은 그림 안으로 들어가 있었답니다.
서연이는 그림은 자기 세계가 너무 커보이는가도 싶었습니다.
민지 연재 은영이들은 한 방향에서 보고 그리니
빛과 그림의 방향 역시 일정하여
붙여놓으면 한 폭의 그림 안에 든 정물이었지요.
원하랑 다혜 정인이는 손을 번쩍 번쩍 들고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그러지 않더라도 자기 이름이 불리우면
서슴없이 제 그림을 들고 다른 사람과 나누었지요.
불과 사흘 밖에 하지 않았어도
사물을 보는 눈들이 성큼 다릅디다.

열린교실.
오늘은 저녁 한데모임에서 서로 성과물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시간 끝에 한 방에 모여서 보여주었습니다.
연교실이 없어지고 대신 ‘서커스’가 생겼지요.
원일 양브라더스 연호 정우 용범이 들어갔습니다.
문종이와 용범이가 먼저 나와
오재미를 바구니에 던지고 받는 걸 보여주었지요.
구경하던 아이들이 숫자를 세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윤종이가 나와 접시 저글링(연습 대 접시를 세 개나 깬 뒤에 완성한)을 했네요.
한 손으로 노련하게 정우가 재기 저글링을 했고
원일이의 화려한 저글링쇼가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담당샘의 축하무대.
이번 계자 최고의 쇼였지요.
약을 팔러 다녀도 되겠습디다.
고래방에서 연습하고 있을 적
‘다좋다’를 신청한 태오 원하 도연이도 기웃거렸다지요.
그래서 계곡 탐험에 나섰던 ‘다좋다’는 승엽이랑 한익이만 갔다나요.
한익이도 저글링 연습을 좀 했는데
금새 시덜해져서 계곡길을 따라나섰더랍니다.

‘한땀두땀’에는 김현지가 혼자 신청하여
상범샘이랑 바느질을 하였습니다.
숨꼬방 커튼을 장식하던 일을 계속했지요.
나무 위로 새가 날고, 해가 뜨고...
현지는 바늘에 실을 잘도 꿰더랍니다.

‘뚝딱뚝딱’에는 중급반 초급반으로 나뉘었다지요.
지난번에 망치질 자격증을 받은 지안 재호 남수는
저들끼리 구상도를 그려 앉은뱅이 책상을 만들었습니다.
부섭 영철 송원 예린은 숫자를 못질 연습을 하며
이번 계자 기념품을 만들었지요.

“조무래기들을 위해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추랑 놀기를 폐강하고 다른 교실을 열까 고민하자
샘들이 그랬더랬습니다.
열기를 잘했지요.
정말 단추랑 잘도 놀데요.
그 소소하고 다사로운 풍경, 물꼬의 분위기가 그런 거다 싶습디다.
선우 승훈 동효 은영 정인 세이 희성 하준 지석이가 들어왔습니다.
세이랑 정인이는 서로의 목걸이를 엮었지요.
지석이는 자꾸만 단추가 줄을 타고 빠져나가버려 애가 탔습니다.
“그런데, 단추가 왜 이렇게 많아요?”
“백만 원은 들었겠다.”
저들끼리 다양하고 많은 단추에 감탄을 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희성이가 고개를 들더니 막 야단을 치는 겁니다, 절 향해.
“불편하게 사신다면서요? 그런데, 이건 뭐예요?”
가난을 선택해서 산다면서 이런 건 비쌀 텐데 왜 이리 많이 샀느냐,
그런 소리겠지요.
단추 회사 사장님이 후원해주신 거라니까 또 한 번 놀라데요.
그런 나눔으로 여기가 살아간다 전해주었지요.
“정말요?”

‘매듭’도 엮었습니다.
“동생은 내가 돌볼게. 걱정일랑 잊고 너는 한껏 지내다 가.
“제가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구요, 동생이 따라 다니는 거예요.”
지후 영후에 동생 상욱이가 들어갔고
수연이와 수나, 서연이도 신청했습니다.
재미 붙인 연재하고 민지는 지난 시간에 이어 다시 와
지들 힘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지요.
명상이 따로 없습니다.
손이 익혀진 큰형 수나는 열 줄 엮기에 도전하고 있었지요.

해인이랑 양남매 다혜 동휘 성진이는 ‘한코두코’를 했네요.
들어왔던 아이들은 척척했을 테고
처음 온 애들은 예상대로 헤맸겠습니다.
제법들 뜨데요, 길이가 잘도 늘었습디다.

지난 불날 김치를 주제로 벌였던 잔치(보글보글방)가
오늘 점심에 다시 열렸습니다.
방이 열리면 좋아하는 음식을 따라 아이들이 들어가지요.
대부분은 새로운 걸 찾아가지만 했던 방을 또 들어가기도 합니다.

김치”씬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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