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계자 사흗날, 2007. 1. 9.불날. 반짝이는 눈밭의 햇살


< 여기서 배웠잖아요 >


“이번에는 제발 좀 느슨하게 하자.”
늘 계획이야 그러하지만
계자를 시작하기 전 막상 속틀을 짜려고 앞에 놓으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했음 좋겠고,
애들이 그거 좋아했었는데, 이런 거 좋아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넣다보면 또 꽉 찬 일정이 되고는 하였습니다,
많은 날도 아니고 그저 댓새 지내다 가는데
예서 할 수 있는 걸 더 많이 주고픈 욕심에 말입니다.
그래도 몇 해 전과 견주면 눈에 띄게 여유로와졌는데,
여전히 우리는 너무 많이 합니다.
지난주에 다른 공동체에서 하는 계절학교를 다녀온 우리 공동체 아이가
그런 말을 다했지요.
“우리도 하루에 크게 몇 가지만 써놓고 나머지는 느긋하게 좀 해요.”
이번계자는 그래도 앞 계자보다 일정이 좀 느슨합니다.
워낙에 같은 계절에 이어 하는 계자라도
참여하는 구성원을 보며 시간을 좀 바꾸기도 하지요.
특히 이번은 샘들이 많지 않은 까닭도 있고
아무래도 어린 아이가 많아 보여서도 그랬습니다.
두 주를 내리 머무는 아이들도 있고,
계속 있는 샘들도 새로운 걸 하는 느낌이면 좋겠다는 배려로서도.

‘해건지기’로 아침을 엽니다.
몸풀기는 잘 안 해도 명상은 좀 낫데요.
손풀기는 여전합니다,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아니 됩니다.
내일은 낫겠지 하지요.
우식이는 말하는 게 재밌는 아이더랍니다.
이 그림이 어떠네 저 그림이 어떠네, 참견쟁이더라나요.
승호 재화 정우들이랑 같은 상에 앉아 죽이 잘 맞았나 봅니다.
“대충 살어.”
“봐요, 이러잖아요.”
“그래도 너보다 덜 나뻐.”

‘얼음골’ 시간이었습니다.
일정 틈새마다 학교 큰마당이고 뒤란 동쪽 개울이고 나가기도 하지만
겨울이라고 아랫목만 찾기 쉬운 지라
하루걸러 한 차례씩 모두가 나가는 시간을 잡았습니다.
아이들이 단단히 챙겨 입고 나오는 동안 소나무 아래서 기다리는데
마침 예령이가 보입니다.
“여기 좀 앉아 봐라. 엄마들이 동생들 보살펴달라고 부탁했지?”
고개를 끄덕였지요.
“경주랑 정현이랑 태겸이는 샘들이 돌볼 테니까 넌 너의 길을 가도록 하여라.”
특히 태겸이한테 많이 치는 것 같아 떼어놓으라 했지요.
저는 또래들과 얼마나 놀고 싶을까요.
또래들끼리 속닥일 일도 한창 많은 나이일 텐데,
더구나 멀리 집을 떠나 이렇게 재미난 곳에서.

“어디 가요?”
“얼음골이라니까.”
저 건너 경사진 수로가 만든 얼음썰매장은
놀기 좋은 만큼 감수할 위험도 커서 포기합니다.
더구나 이번엔 어리거든요.
그건 위험에 대한 감지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큰형님느티나무로 가 봅니다.
아주 빠른 속도만 아니라면 제법 눈썰매 맛도 납니다.
“어허, 무덤은 올라가지 말고!”
아무래도 묏자리주인이 마을에서 보고 달려오기라도 하겠다고
아이들을 몰고 다시 달골 쪽으로 갑니다.
“다 녹아서...”
그렇다고 이 눈 천지에 썰매 탈만한 곳이 없을 라구요.
“눈썰매 타는 것보다 찾아서 걸어가고 하는 길이 더 좋았어요.”
샘들이 하루재기에서들 그랬지요.
겨울 들길이 포근하기도 하였습니다.
눈썰매장으로 노느작노느작 가는 길,
눈이 많으니 눈싸움도 하고
햇볕도 다사롭고 바람도 좋아 논으로 들어 누워서 몸자국도 남겨보았습니다.
“하늘이 너무 맑아요.”
서두를 일이 무에 있었겠는지요.
“눈이 되게 맛있어요.”
공사다망하신 우리의 용빈선수는
시든 포도밭도 신경써주고
얼음구덩이도 밟아보고 고드름도 따다가
언덕 아래 논도 내려다보느라
도대체 속도가 안 납니다.
코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오는 길이 천 길이라는
그 아이의 등굣길을 짐작할 만했지요.
우리 생이 그랬음 좋겠습니다.
볼 것 보고 여리고 힘없는 것들에 관심 갖고
두루 둘러보고 말 걸고 가는 길...
수연 연정이가 그런 용빈이와 종수를 챙겨서 가고 있었지요.
자주 오는 한 녀석이 응가 마렵다데요.
이런, 화장지를 가진 샘이 아직 도착을 않았네...
가서 누고 얼음으로 닦겠다 합니다.
전에는 학교까지 가겠다고 그랬을 아이이지요.
그렇게 무난해가는 그 녀석이 좋습니다, 참 좋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녀석 이름을 말하려는데
제(그)가 쑥스러워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이름은 감춥니다.

“저기!”
멋진 경사지에 닿았습니다.
짚을 넣은 비료포대가 둘,
하지만 겨울잠바는 또 얼마나 좋은 썰매판인가요.
밭두렁에는 던져놓은 포대가 있기 마련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하나 둘 눈에 띕니다.
눈을 넣어 타기도 하고 옷을 벗어 넣기도 하지요.
때로는 온 몸으로만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니
이제 반들반들한 미끄럼틀이 만들어져 뭐라도 미끄러지고 말지요.
“어, 어, 어!”
속도가 조절이 안될 만큼 씽씽 내려갔답니다.
“여기도 좋아.”
“이쪽 무덤도 좋네.”
“여기두요.”
둘러보니 곳곳이 눈썰매장이지요.
제 급에 맞는 곳으로들 가서 타고 또 타고 자꾸 타고
도대체 돌아갈 기미가 뵈지 않습니다.
“선생님, 여기도 잘 미끄러져요.”
기현이는 얼음골을 너무 좋아했지요.
어디 기현이만이었을까요.

돌아오는 길도 멀지요.
얼음구덩이 다 참견해야지
고드름도 따먹어야지
눈도 뭉쳐 던져야지
아무도 밟지 않은 곳도 누워도 봐야지...
“아리샘, 우리 목요일 밤에 도망갈까요?”
돌아오는 길, 용빈이가 아리샘한테 조용히 그럽니다.
옆에 다 들리는데.
물론 다음날 계자가 끝난다는 걸 알고 하는 소리지요.
“다음날이면 가는 날인데?”
“재밌잖아요.”

점심을 먹고는 ‘구들더께’가 이어졌습니다.
늙고 병들어서 나다니지 못하고
늘 구들장만 지고 있는 사람을 농으로 그리 부르지요.
따뜻한 구들장 지고 책도 읽고 끼리끼리 겨울 한낮을 즐겨보려 합니다.
“샘들이 더 좋아하는 시간이지요.”
내가 안 움직이고 있으면 다른 샘들이 그만큼 더 움직일 것 같애서
잠시 누웠기가 편치 않다가
공식적으로 쉴 수 있으니까 마음 편해하지요.
“품앗이로 일을 하러 온 게 아니라 여기 살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애요.”
샘들도 잠시 숨을 돌리는 짬이 된 게지요.
아이들은 실을 가지고 놀거나 이불 덮고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아랫목에 배를 깔고 책을 읽기도 하고
책방도 꽉 차게 둘러앉았기도 합니다.
큰 마당으로 나가 눈밭에 굴러다니는 녀석도 있기 마련이고
장순이와 쫄랑이(개)를 건드리기도 하지요.
상범샘이 한참 피아노를 배운다고 열정이 많은데
종수가 옆에서 노래도 불러주었다 합니다.
"잘했으니까 상 줘야해.”
종수는 기어이 가마솥방 엄마한테 사탕을 얻어주었답니다.
물론 저(자기)도 먹고.

‘열린교실’입니다.
늘 오전에 잡혀있는 일정인데
이번에는 오후에 해봅니다.
정현 예령 수연 지선 태겸이가 한지로 커다란 연을 만들었지요.
정현이는 다 함께 연 2개를 만드는 데
자기는 작게라도 혼자 하고 싶어하고,
주변에 있던 찬호 태겸이한테 괜히 주먹을 쓰기도 했네요.
그런데 곁에서들 잘 받아줍니다.
“바람이 불어주어야 할 텐데...”
연이 완성된 뒤 모두 마당에 나가 날려보기도 하였답니다.

함께 만들어갈 것이 어떤 건지
완성품을 보고 시작한 ‘한땀두땀’이었지요.
정연 호일 정우 찬호 연정이가 같이 했습니다.
바느질이 모두 처음이어 손이 더뎠지만 다들 정말 열심히 했지요.
열린교실을 마치고 서로 모여 작업물을 보여주는 ‘펼쳐보이기’에서
우리는 바느질의 전 과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재단이 되어 앞면 뒷면이 핀으로 고정된 것,
뒤집어서 마감하는 것,
솜이 넣어진 것,
마지막 단추로 장식한 것까지.
“지들이 하기로 했으면 책방 한 번 덜 들어가고 그러면서 완성하리라...”
열린교실이 끝나고도 정말 짬짬이 바느질에 매달려있습디다.

민상 나은 자누 기덕 종훈 기민 승아 동휘는 ‘한코두코’를 하였습니다.
민상이 빼고 다 할 줄 알아
샘들이 따로 할 일이 없이 방울만 만들었고,
민상이도 어른 손놀림처럼이더니
한뼘은 너끈히 뜨고 있었습니다.

‘뚝딱뚝딱’에는 현우 기수 동한 범순 재화 승호 성식이가 들어갔는데
잘 섞여들지 못하던 기수와 현우들도
이 시간을 통해 흠뻑 이곳에 젖어들고 있었지요.
덩치는 산만한 것들이 죽창을 만든다 활을 만든다 진지하더니
나름대로 늦게야 마음이 풀어지는 계기가 되었나 봅니다.
톱질 망치질자격증을 받은 아이들이 아주 잘하였는데
연습을 통한 실력도 실력이겠지만
시험을 통과해 자격증을 받았다는 마음이
아이들에게 더한 자신감을 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석진이는 홀로 개인교습을 한 ‘매듭’이었네요.
샘이랑 둘이서 오붓하게 하고 있습디다.
아이가 하나이니 마음부터도 여유로와
지나며 보기에도 평화가 따로 없데요.

재용 해온 은하 기현 조은 화영이는 단추랑 놀았습니다.
재용이는 오늘도 두탕 뛰었네요.
‘노래방’ 옆집에서 하는 단추놀기에 자연스레 자기 교실인양 하고 있던 걸요,
꼭 아저씨 같은 표정으로.
기현이가 글루건을 쓰는 걸 돕다가
영화샘이 그만 손가락에 작은 화상을 입었네요.
샘이 약을 바르고 올 동안 내내 기다리며 하염없이 걱정을 하고 있는 기현이었지요.

‘다 좋다’는 오늘도 폐강입니다.
파견했다네요.
예령 태겸 수현 지선 정현 종훈이가 들어왔는데
연만들기도 하고 싶고 뜨개질도 하고 싶고...
해서 다섯은 연으로, 종훈이는 한코두코로 보내졌답니다.

‘노래방’.
“최신식 노래방기계 어딨어요?”
“빨리 가요.”
누가 그런 허황된 정보를 흘렸는지,
아이들은 정말 흔히 길가면 만나는 노래방인 줄 알았나 봅니다.
이걸 어쩌나...
발상은 류옥하다가 엄마를 위해 만든 안마조정기에서 시작된 것인데
우리들이 노래방기계도 만들고
우리들이 노래집도 만들고
우리들이 코러스를 넣으며 노래를 부르고 놀면 어떨까 했지요.
류옥하다를 불러다 노래방기계를 부탁하고
경주 종수 기현 규빈 현진 재용 건 준호 성래가 함께 했습니다.
물꼬 노래집 꺼내놓고 넘겨가며 한바탕 노래도 불렀지요.
현진이와 준호가 특히 재밌어라 하데요.
“노래방 이름은 뭘루 할까?”
“호박노래방!”
“그거 어딨는데?”
“남천동요.”
“우리 동네는 다빈치노래방인데...”
“우리는 싱글벙글 노래방 있는데...”
“물꼬노래방은 어때요?”
다빈치와 호박의 좋은 점을 한 가지씩 주고 받으라 했습니다.
“시간을 많이 줘요.”
“음료수를 그냥 줘요.”
“노래가 많아요.”
재용이네가 가는 호박노래방으로 결정하였답니다.
“나는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준비할게.”
아이들이 노래집을 만드는 동안
고구마빼때기와 매실효소에 물을 섞은 쥬스를 장만해왔지요.
“남천동 호박노래방으로 놀러오세요.”
아이들이 방마다 다니며 선전도 하였더이다.
“매실주를 마시고 쓰러진 경주.”
졸려하던 경주가 따땃한 방바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잠이 들자
노래방에 가니 술 취해 쓰러진 사람도 있더라고
예 제 지나던 아이들이 분위기를 돋우고,
와서 노래도 한 번 부르고들 갔지요.
“이 아이디어 누가 냈어요?”
종훈이는 암만 봐도 재밌나 봅니다.
아이들이 스물 댓 명은 다녀갔을 걸요.
‘펼쳐보이기’에서 모든 계자 아이들이
‘개똥벌레’를 고른 뒤 번호를 누르고 불렀습니다.
“‘ㄱ’에서 ‘개똥벌레’는 2번. 시작버튼!”
“자, 소리 키우기!”
이어 낮추는 버튼을 눌렀지요.
빠르게, 느리게 단추도 눌렀습니다.
물론 노래도 빠르게 느리게 바뀌었지요.
“자, 취소!”
한순간에 고요가 왔습니다.
어데서 우리가 이리 소박하게 놀까 싶데요.
이 현란함이 넘치는 시대에 말입니다.

저녁 먹고 고래방에서 하는 대동놀이를
오늘은 모두방에서 합니다.
슬라이드로 동화 한 편을 읽은 뒤였지요.
눈 오는 밤에 벌어진 숲 속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 가까이 어덴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았답니다.
엉치기놀이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후끈 달아오른 열기’라고들 표현하였지요.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서도 얼마나 격하면서도 진지하게 놀 수 있는지
정말 신나고 재미났다’고도 하였습니다.
1,2모둠과 3, 4모둠으로 패를 나누었는데,
덩치를 보고 모둠을 짠 게 아닌지라
어째 1, 2모둠에 엄청난 덩치들이 다 모여 있었지요.
하지만 3,4모둠, 단결과 응원으로 모다 다 평정하여버렸더랍니다.

재화는 기현이를 되게 싫어합니다.
치아교합이 잘 맞지 않아 침을 흘려 그러지 싶습니다.
아니면 핏자를 만들 때 자기는 어렵게 신청하여 했는데
기현이는 샘이 손 붙잡고 와서 등록이 되어
못마땅한 게 내내 남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걸 자연스럽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주 적대적인 행동, 폭력적인 행동이 아닌 바에야
일장 연설이 아니라 툭 치며 그러지 마라는 정도로 할 수도 있지 않을지요.
덩치는 태산 같고 목소리는 크지만
작은 야단에도 눈물 뚝뚝 흘리는 순진한 재화거든요.
오늘 민상 준호 경주는 엄마 보고프다 울었습니다.
이렇게 부모와의 먼 거리가 이 녀석들에게 생의 한 고비가 되겠지요.
정현이는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아이인데
사람들이 많이 집중해주고 귀기울여주고 받아들여진다는 걸 알아챘는지
이제 농담도 잘하고 말도 잘 붙이고 움직이기도 잘합니다.
“잠이 안와요.”
정현이가 곶감집에 가서 잠자리에서 나왔더라네요.
“백까지 거꾸로 세 봐.”
다시 나오더랍니다. 그래도 안온다고.
“그럼 천부터 거꾸로 세 봐.”
더는 나오지 않았답니다.
정현이는 몇까지 세다 잤을라나요.
은하는 누가 때렸다고 몇 차례 울었습니다.
지목받은 아이는 또 때린 적 없다며 억울해 하구요.
그럴 때 어른의 적절한 반응도 지혜겠습니다.
안 때렸다는 놈도 믿어야 하고 맞았다는 놈도 믿어야 하니.
하루재기 전에는 은하 안경이 깨져 있어
현진샘이 테잎으로 붙여주었지요.
우리 규빈이의 계산법은 특이합니다.
뭘 팔았더라...
“선생님, 이거 10원이예요. 2개 30원!”
지나던 아리샘이 소리쳤지요.
“그럼 나는 30원 주고 3개 살래!”
규빈이는 손말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혼자서도 글집에 나오는 자모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
한데모임에서 노래를 손말로 배울 땐 그 커다란 눈이 더 왕방울이 됩니다.
지난 여름 왔을 때 날마다 집이 그리워 울던 용빈이,
이제 텔레비전 얘기도 안하고 동성(아파트 이름) 얘기도 안합니다.
나날이 다르네요.
종훈이는 파카를 태워먹었습니다.
“꿰매면 되지.”
“어떻게 꿰매요?”
재화가 종훈이에게 꿰매라 하니 곁에 있던 샘한테 종훈이가 물었나 봅니다.
그때 샘이 재화한테 물었지요.
“너는 꿰맬 줄 알아?”
“네, 바느질도 잘하고, 뜨개질도 할 줄 알고,...”
“야, 그런 걸 어디서 다 배웠냐?”
“여기서 배웠잖아요.”

자누가 아팠습니다.
여러 아이들이 걱정하고 여러 샘들이 걱정하며 머리맡을 지켰습니다.
그래도 이 자연과 따뜻한 아랫목,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또 하고픈 욕구가 많은 아이라 하루쯤 누워있으면 거뜬하리라 싶기도 했지요.
물수건을 얹고 물병을 곁에 두었습니다.
엄마를 찾을 만하고 울만도 한데, 어디요, 무슨 애가 이리 강단지나 싶데요.
점심에는 갖가지 야채로 죽을 쒀주었습니다.
김 가루를 뿌려 먹기 좋게 차렸습니다.
잘 먹었는데, 그만 토하고 말았지요.
저녁에는 그냥 속을 비우게 했습니다,
병이 든 짐승이 그러하듯 곡기를 끊는 게 도움이 돼보여서.
내일은 일어났음...

샘들 하루재기.
날이 가고 아이들을 더 많이 아니
알게 모르게 아이들을 향해 단정 짓게 됩니다.
“우리가 모르는 게 더 많을 수 있지요. 단정할 게 아니겠습니다."
반성들도 합니다.
“2주를 연달아 하다보니... 다음에는 5박 6일만 해야겠어요.”
새끼일꾼 현선이가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합니다.
집을 가야지 않을까 하는데,
동생도 데려가야지 않나 하는데,
부모님들과 통화를 먼저 하마 하였지요.
그러고 보면 계자 2주를 내리하고 있는 식구들은 장정입니다요.
몸이 허락함도 그저 고마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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