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계자 나흗날, 2007. 1.10.물날. 검은 구름 가끔 지나고


< 30개를 어떻게 빠짐없이 다 하냐? >


보글보글방과 그림놀이가 오늘의 큰 활동입니다.
아침에는 다른 날과 달리 해건지기가 셋째마당까지 있는 날이지요.
요가, 명상, 그리고 달골까지 오르기.
저녁 한데모임에는 산에 갈 준비를 하는 동화를 한편 읽을 테고
대동놀이는 토끼사냥과 콩주머니잡기가 있을 참이지요.

샘들 아침모임이 날마다 7시가 조금 넘어있습니다.
산골의 겨울 아침이라 조금 더디게 시작합니다.
몸을 깨우고
아이들을 맞기 위한 점검과 하루 움직임에 대한 확인,
그리고 중앙에서의 안내로 이루어지는 시간이지요.
오늘은 아침안내가 조금 길었습니다.
1. 해건지기 공간이 있고 싶은 곳이 되도록 좀 더 일찍부터 난방기를 돌리도록 하고, 또 출입구가 깔끔하게 정리되도록 해서 아이들 역시 신발 정리에 긴장감이 생기게 합시다. 어느 분이 맡아주실는지요? (수민샘이 기꺼이 맡았습니다.)
2. 엊저녁에 아이들이 장애아를 함부로 말하고 있을 때 무어라 말해줘야 할지 난감하더라는 것에 대해 공식적인 안내가 있어야겠다 싶습니다. 아이들이 그러고 있을 때 샘이 아무 말 하지 않음도 암묵적인 동의로 간주될 수 있겠습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폭압적인 반장에 얹혀사는 담임이 되지 않도록, 세련되게 잘 처신하는 것은 보다 고민한, 경험 많은 교사들의 몫으로 주고, 설혹 거칠더라도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샘이 생각하는 가치관대로 감정을 말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겠습니다.
3. 새끼일꾼 현선이가, 엄마가 자기가 있으므로 동생을 같이 보낸 거니까 오늘 돌아가는 길에(너무 힘들어) 동생도 데려 가겠다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일단 연락을 취하겠다고 했구요. 그런데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맡은 시간이고, 아이에게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아니니 보낼 까닭이 없겠고, 무엇보다 남아있는, 집이 그리운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결할 건 아니다 싶습니다. 일단 현선이가 일정으로부터 빠져서 충분히 쉬는 걸로 하지요. 여력이 되지 않으니 따로 밥상을 차려서 들여보낼 수는 없으니 때건지기는 스스로 하고...

해건지기.
“요가는 좀 따라하더니...”
정말 두터운 잠바 안에 움츠러든 자라처럼 있던 아이들이
오늘은 몸을 좀 풉디다.
하지만 민상이가 울기 시작하면서 명상은 이미 흩뜨려진 아침이었지요.
어린 아이들에겐 아침이 좀 이른 모양입니다.
규빈이만 해도 맨 뒷자리에 기대있고 별로 움직이고 싶어 하지 않데요.

달골 올랐습니다.
너무 늦은 아침은 아닌가 싶어
달골 가는 계곡에 내려 물소리 들으며 멈춰 서기도 했지요.
이런 물소리만 담아가도 좋으련 하고.
하지만 역시 올라가는 게 좋겠다 싶었고, 잘했다 싶었습니다.
물꼬의 꿈을 나누고,
우리 마음속에 꿈 씨앗 하나 심는 시간이었지요.
잊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으면 그 바램 차고 넘쳐 이뤄질 게다,
그리고 물꼬가 유기농으로 키운 포도로 짠 즙을 마시고 내려왔답니다.
달골 생태공동체중심마을 자리인 원두막에 올라서서
십수 년 전에 꿈꾸고 일궈낸 학교를 내려다보고,
멀리 앞으로 세워보겠다는 아이들나라도 그려보았지요.
오를 때는 수현이랑 어깨를 겯고 올랐습니다, 지기(知己)처럼.
장애인에 대한 얘기며
작고 여린 것에 대한 물꼬의 관심에 대해서 그가 충분히 알아듣는 듯 보였지요.
누구든 얘기를 잘 받을 때가 있는 법이지요.
아주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친구를 만난 듯한 아침 나들이였답니다.
‘빛나는 일곱 살’ 재용이를 보고 있으면 참 재미납니다.
오늘은 마주 앉아 밥을 먹는데, 콧물이 나오길래 닦아주었지요.
“잠바 어디 뒀어? 그럼, 달골에 이렇게 하고 갔던 거야?”
“곶감집에 자러 갈 때도 안 입고 가니까 그런 줄 알고 달골도 그냥 갔다 왔어요.
안에 있어요.”
앞장서서 오르기 바빠 잘 챙겨 입히질 못하였네요.

손풀기 마지막 시간.
“어제보다 훨씬 좋았던 손풀기, 한결 조용하고 차분했던 시간”
수민샘은 하루를 돌아보며 이리 쓰고 있었지요.
사물도 하루씩 선이 더 복잡해졌는데
곧잘 따라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일려고 할 무렵
칠판 아래 의자에 앉아있는 절 용빈이가 밀지 않았겠어요.
“이거 물려줘요.”
절 밀어내면서 의자를 가지려 했습니다.
“니가 무거운데, 그러면 내가 넘어지잖아.”
“그러니까 자리를 물려주세요.”
그러니까 이 얘기가 교장 자리 내놓으란 말이더이까.
“이눔의 자슥이...”
“도전이네, 도전!”
아리샘이랑 한참을 웃었습니다.

보글보글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심 준비이고 요리잔치입니다
‘김치핏자’를 샘들까지 열 넷이 했지요.
경주 연정 윤정 건 화영 종수 범순 동휘 종훈 성식 류옥하다 김종훈.
정신없을 법도 한데 재미가 있었습니다.
탁자 두 개를 차지하고 도마와 칼을 나눠주었더니
돌아가며 채를 썰고 그것을 열심히 다져대데요.
화영, 연정, 종훈이가 특히 잘 움직여주었습니다.
“다른 거 도울 것 없어요?”
“이거 잡을까요?”
동휘는 칼질이 처음인지
탁자 아래 사방에 감자조각 양파조각을 우수수 떨어뜨리고,
상 위에도 여기저기 흩어놓았지요.
종수가 핏자를 나눠줄 다른 방이 몇 사람씩인지 알아오기도 했습니다.
핏자를 구워내며
그 두께에 박수치고 잘 녹은 치즈에 춤추고 그 맛에 소리 지르는
축제가 따로 없었답니다.
갈무리도 잘하고 글집에 평가글도 잘 썼지요.

‘김치부침개’는 용빈 호일 현진 우식 재용 지선 동한이가 부쳤습니다.
사라졌던 용빈이를 찾다 늦게 시작했는데 한참 만에 멀쩡히 나타났더라나요.
“저 바람 쐬고 왔어요.”
세월 좋은 용빈입니다.
호일이는 다들 싫어했던 반죽을 꽤 오랜 시간 저었지요.
그는 말이 재미난 친구이기도 합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샘들이 부엌 바닥을 쓸고 있었다던가,
문 앞에서 누가 그리 인사를 하더라고,
‘물꼬 관계자’이거나 찾아온 어르신인가 했는데
고개 드니 호일이가 서 있더라나요.

‘김치볶음밥’은
정우 예령 태겸 민상 승아 수현 기덕 기민이 같이 했습니다.
큰 아이들이 많았고
정우도 승아도 기덕이도 같이 잘 들어주고 열심히 해서
너무 너무 빨리 끝이 났다나요.
상도 같이 옮기고 같이 쓸기도 하고 정리까지 함께 자알 했다 합니다.
오늘쯤 되니 아이들도 움직임의 규모가 잡혀가는 게지요.

찬호 해온 조은 나은이는 ‘김치수제비’를 끓였습니다.
아이들이 적으니 모두 자르고 모두 반죽하고 다 해봤다지요.
찬호가 말 많고 산만하게 굴다가
차분하고 열심히 하는 여자 애들 분위기에 젖어 저도 그러고 있더라지요.
반죽이나 국물간이 잘 맞아 환상적이라는 반응에
요리한 아이들이 아주 신이 났더랍니다.

‘김치호떡’
기수 승호 재화 규빈 하늘 성래 준호.
재화가 보조 잘해주었고,
성래 준호 규빈이가 반죽을 했습니다.
모든 게 귀찮은 기수는 잘 움직이지는 않으나
먹는 거라도 열심히 해줘서 예뻤지요.
어찌나 순한 녀석인지.
욕은 잘합디다, 샘들 앞에서야 안해도 오며 가며 다 듣는다지요.

‘김치 떡볶이’, 현우 기현 석진 정현.
현우가 기현이에게 틱틱거리면서도 잘 도와주고
야채도 잘 썰었다지요.
기현이 석진이도 다 만든 후 뒷정리나 갈무리를 잘 하였다지요.
오늘은 모든 방의 분위기가 이러하네요.

‘그림놀이’가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에 관련된 교실을 만들고 샘들의 도움을 청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저것 강좌가 제안되고
그것이 통폐합을 거치며 방이 열렸지요.
해보고 싶었으나 더는 열린교실이 없어 안타까웠던 교실도
이 기회를 써서 하는 지혜를 발휘하지요.
현진 민상 석진 준호는 ‘매듭’을 하였습니다.
“엄마한테 드릴 거예요.”
준호는 그리운 엄마를 위해 선물을 마련합니다.
다른 애들도 말은 않았지 그랬을 걸요.
버려진 물건들을 잘 가려 만드는 ‘다시쓰기’는
열광과는 달리 폐강되었습니다.
‘한땀두땀’은 윤정 연정 호일 찬호가 들어갔지요.
“아하, 한땀두땀은 완성하지 못했던 애들이 계속하면 되겠구나...”
정우는 하던 것을 잃어버려 다른 활동을 했고,
나머지는 구션을 만들던 이들입니다.
바느질하며 도란거리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교실마다 한바퀴 돌아보다가
그 곁에서 배를 깔고 누워 같이 수다도 떨었답니다.
난롯가에 누웠던 자누도 가끔 깨어 얘기를 듣고 있었지요.
완성된 쿠션은 ‘펼쳐보이기’에서 보여 졌는데,
그제야 그거 우리도 하면 안 되겠냐 아이들이 나래비를 섰더랍니다.

‘설치미술’에는 조은 김종훈이 들어갔지요.
학교 둘레도 돌고 장순이랑 놀다 닭장도 방문한 뒤
뭘 해볼까 하다 돌을 봤다나요.
학교 마당 눈밭에다 사랑의 하트를 놓았지요.
그때 류옥하다선수가 리어카를 끌고 등장했습니다.
놀자고 한 것인데 질퍽거리는 마당에서 어느새 대단한 노동이 되었더라나요.
하지만 리어카 타는 재미에 힘든 게 풀풀 사라져버리기도 하더랍니다.
눈이 녹아 마당이 질퍽거리자 하트에 이르는 징검다리도 놓고
따스한 마음의 하트모양과 그곳에 이르는 징검돌이 주는 푹함에
고생이 고생이 아니게 되었다데요.
‘모자이크’는 폐강의 위기에서 영화샘 수민샘이 구했습니다.
“저도 좀 도왔어요.”
현진이가 펼쳐보이기에서 작품을 가지고 나와 덧붙였지요.
“아, 저런 게 모자이크구나.”
그런데 그림놀이로 온방에 널려있는 종이며들을
기현이만 ‘오직’ 혼자 남아 영화샘을 도와 정리를 했대서
아직도 돌아보기(둘러보기)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겠네 싶었습니다.
지선 은하 나은 해온 경주 승아는 ‘퍼즐만들기’를 했습니다.
파스텔로 그린 그림은 온화한 색감으로 그림의 품격을 높였는데
이런, 대신 자꾸 번져 퍼즐로는 적당치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지요.
그래도 오려낸 그걸 곁에서 열심히 맞추며 놉디다.

뚝딱뚝딱에는 여튼 무지무지 아이들이 들어갔습니다.
죽창패와 활패로 나뉘었다나요.
나중에는 죽도패도 생겼다는데...
승호 기수 현우 우식 재화 동한 종훈 기덕 기민 성식 건 범순 화영,
신청하는 종이에 이름을 써넣은 이만도 이만큼이었는데
실제는 더 많았지요.
지나간 어느 계자에서 곰 사냥을 갔던, 혹은 토끼사냥을 떠났던 아이들로부터
이 산골의 험준함 속에 등장하는 동물 얘기들을 들었던 겝니다.
게다 이 골짝 대나무는 실하기도 하지요.
다 만든 죽창패들이 죽창으로 위협하는 놀이를 즐긴다 걱정들이 많았는데
한편 낼 산 너머 갈 적 선봉대가 되어 모두를 지켜주겠다 하니
든든할 일입니다.
“이것은 죽창보호봉으로...”
죽창의 날카로운 면에 행여 지나는 이가 다치기라도 할까
스티로폼을 잘라, 혹은 대나무 뚜껑을 끼워 보호봉을 씌우기도 했더이다.
‘그림이어달리기’를 했던 종수 예령 기현 수현 동휘 정우는
하다가 그만 두었는데
‘달력 만들기’를 저들끼리 개설했다며 펼쳐보이기에 들고 나왔데요.
책방에서 혹은 방구들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기만 하는 이들도 있고
신청은 않았지만 여러 교실을 기웃거리며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었지요.

대동놀이.
내일은 강강술래를 하므로 다른 놀이로 짬을 빼지 못하니
마지막 대동놀이겠습니다.
그런 만큼 뜨거웠지요.
“남자아이들이 많아서 발산하는 대동놀이에 아이들 열광하고 모두 신나함.”
어느 샘은 오늘 갈무리를 그리 썼습니다.
다른 날보다도 정말 열기가 높았지요.
어른들도 신나하고.
용빈이가 글쎄, 달리기를 두 차례나 했지 뭡니까.
정현이도 콩주머니 열심히 던졌지요.
사냥꾼이 되어 토끼몰이도 했고 토끼를 잡아들여 울타리에 넣기도 하였으며
콩주머니를 받아 죽은 이도 살리는 마술이 벌어진 시간이었답니다.

한데모임.
산에 갈 마음의 준비를 하는 동화를 슬라이드로 읽었습니다.
겨울밤의 영상은, 그것도 움직임이 없는 빛그림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며 마치 한편의 이야기기가 다 담긴 듯하지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화면에 글씨가 드러나 읽을 수도 있지만 가만히 읽어줍니다.
우리도 그런 예쁜 산오름을 낼 할 것이지요(정말로 예쁜?).
날이 가니 손말도 늘었습니다.
전혀 반응하고 싶어 하지 않아 뵈던 정현이도
노래도 같이 부르고 손말도 따라합니다.
이제 손말 시간에 안하는 아이는 한 집안에서 온 현우 기수 밖에 없을 걸요.
등짝을 때려주고는 씨익 웃습니다.
“그러니까 엉덩이가 자꾸 무거워지는 게야.”
저들도 씨익 웃습니다.
좀 안한들 또 어떻습니까.

아이들을 잠자리에 보내놓고 하는 샘들하루재기에서
아이들 이야기야 오늘도 자정이 넘지요.
규빈이가 가방을 앞에 놓고 도와달란 말은 못하고 눈물 뚝뚝 떨구었답니다.
“제 팬티 보셨어요?”
가방 귀퉁이에 깔렸더라지요.
옷 갈아입고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더랬습니다.
찬호는 자주 속이 쓰리다데요,
밤에 배가 아프다고도 하고.
부모님께 전해드려야겠습니다.
예령이가 자꾸 누나랑 자겠다 떼쓰는 동생 때문에 속상해했습니다.
누나랑 자는 게 별반 문제일 것도 없는데
예령이 마음을 보아하니 제(예령) 마음이 더 불편한듯하여
같이 자라고도 못하고...
예령이는 속이 상해 몇 차례 울었지요.
예령이는 예령이 대로 속사정이 있을 겝니다.
내 동생도 다른 애들처럼 다른 이들이랑 어울리면 좋겠다,
나도 또래가 있는데,
여자방인데 다른 애들도 배려해야하고, 그런 것들 말입니다.
담엔 동생이랑 따로 오라고 하든지 해야겠습니다.
예령이도 예서 실컷 누리고 갔음 좋으련...
민상이는 죙일 훌쩍거렸지요.
“어머니 보고 싶어요.”
“날 봐.”
여기서는 어머니 아버지니까요.
“이 밤이 지나면 이제 한 밤이야.”
“두 밤이면 된다, 할 수 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입을 앙다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또 아앙!
저녁답이던가, 승아가 속틀 앞에서 울고 섰었지요.
언제 집에 가는지 따지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그의 소꿉친구 기덕이도 속틀을 쳐다봅니다.
“30개를 어떻게 빠짐없이 다 하냐?”
아마 속틀의 칸이 그만큼의 숫자인가보지요.
지들이 많이도 한다는 말인지,
아직도 할 게 많다는 말인지...

자누가 계속 아픕니다.
두부해열제도 만들어 머리에 올려놓고
물을 계속 갈아둡니다.
해우소를 미처 가지 못해 옷을 적시기도 하였지요.
집에 연락도 해봅니다.
혹 이럴 때 집에서 하는 처방도 알아보고
아이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도 들어 놓아얄 것 같아서
아이를 굳이 보내는 것보다는 예서 잘 쉬게 하는 게 좋은 것도 같고,
아, 이럴 때 마음이 참...
“나중에 꼭 다시 와야 해, 못 놀고 가니까.
여기 올 때 참가비를 내는데, 이번에 못논 거니까 그때는 그냥 와.”
위로라고 곁에서 그런 말도 해봅니다.

밤에 잠자리들 무렵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아리샘이 여자 아이들 방에 들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지요,
다른 행동, 독특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을 놀리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진지하게 듣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합니다.
아침모임에서 샘들이
어제 여자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건에 대해 정리한 바도 있었지요.
“너희들이 봤는데 잘못된 행동이라고 알면 하지마라.
자기가 잘못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건 그 친구들의 행동에 동의하는 거다.”

오늘 공동체에 사는 아이가 와서 물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학교가 아니야?”
“학교지.”
“그런데 애들이 우리 학교가 진짜 학교가 아니래요.”
무엇이 학교란 말인가요?
그리고 무엇이 배움이란 말인가요?
아이들은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그것은 아이들의 말일까요, 어른들의 말을 따라 하는 것일까요?

계자를 시작하자마자 김광옥엄마가 나가고,
새끼일꾼 지은이가 나간 그 자리로 연극을 하는 품앗이 현진샘이 들어오고,
그리고 오늘 논두렁 홍사숙샘이 김상철아빠의 자리를 이으셨습니다.
곶감집에서 상철아저씨로부터 소주맛도 보고
겨울 긴긴밤 오징어도 얻어먹고 과자도 얻어먹었다던데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저들 얘긴지, 원...
“저녁에 제가 불 때러 가야 돼요.”
승호가 방장이라던가요, 아저씨가 가시면서 저더러 불을 때랬다고
저녁에는 일을 수행하러 간다던데...
“재화를 보내주면 안돼요?”
그렇지 않아도 큰 놈들끼리만 모여 화약고 같은 곶감집 식구에
기차화통 같은 재화를 더하라고?
택도 없습니다.
“내가 너것들을 어찌 믿어.
사숙샘한테 너들을 다 줄 것이야.”
사숙샘이 덩치 큰 사내 녀석들 등쌀에 곤히 주무셨을 래나 모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136 2007.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147
1135 2007.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149
1134 2007. 1.31.물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081
1133 습관이란 너무나 무서운 것이어서... 옥영경 2007-02-08 1103
1132 2007. 1.30.불날. 거친 저녁 바람 / 왜냐하면... 옥영경 2007-02-03 1159
1131 2007. 1.29.달날. 맑음 옥영경 2007-02-03 1170
1130 117 계자 닫는 날, 2008. 1. 27.흙날. 눈발 옥영경 2007-02-03 1364
1129 117 계자 닷샛날, 2007. 1.26.나무날. 흐리다 눈 / 노박산 옥영경 2007-02-03 1227
1128 117 계자 나흗날, 2007.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1-30 1363
1127 117 계자 사흗날, 2007. 1.24.물날. 맑음 2007-01-27 1283
1126 117 계자 이튿날, 2007. 1.23.불날. 맑기가 시원찮은 옥영경 2007-01-25 1308
1125 117 계자 여는 날, 2007. 1.22.달날. 흐리더니 맑아지다 옥영경 2007-01-24 1396
1124 2007. 1.21.해날. 맑음 / 117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1-23 1406
1123 2007. 1.19-21.쇠-해날. 청아한 하늘 / 너름새 겨울 전수 옥영경 2007-01-22 1421
1122 2007. 1.16-18.불-나무날. 맑았던 날들 옥영경 2007-01-20 1303
1121 2007.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49
1120 2007.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71
1119 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옥영경 2007-01-19 1097
1118 116 계자 닫는날, 2007. 1.12.쇠날. 흐려지는 저녁 옥영경 2007-01-16 1234
1117 116 계자 닷샛날, 2007. 1.11.나무날 / 바우산 옥영경 2007-01-16 176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