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5.달날. 맑음

조회 수 1158 추천 수 0 2007.01.19 09:29:00

2007. 1.15.달날. 맑음


꽃상여 앞에서 요령을 흔들며 선소리를 매기는 소리가
겨울바람결에 실려 오는 아침입니다.
마을에 초상이 났지요.
이재영할아버지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모질게 추웠던 이틀,
여러 어르신들과 아랫목에 앉아 떠나간 분을 그렸더랬습니다.
저 생의 어느 모퉁이
대해리 같이 아름다운 산골에서 또 ”œ으면 좋겠습니다.

상범샘이 서울나들이에서 돌아왔고,
현진샘이 계속 머물고 있으며
불쏘시개로 쓸 잔가지도 자르고 빨래도 말리고 설거지도 하고,
젊은 할아버지가 예 제 불을 관장하고 계십니다.
계자를 다녀가며 아이들이 남기고 간 감기는
이곳 아이에게 붙어 꼬박 하루낮 하룻밤을 지독히도 힘들게 하더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려 봇짐을 쌉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배 고파.”
어제는 죙일 물 말고는 입에 대지 못하더니
오늘 점심 무렵엔 곡기를 찾데요.
병원도 약도 없이 거뜬히 일어나서 다행입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아, 달마다 한 차례 다녀가는 산안마을 최창호님이
오늘 묵으러 오셨지요.
아침이면 ‘행복한 계란’을 싣고 대구로 떠나십니다.
물론 한 동안 잘 먹을 달걀도 두셨지요,
날마다 일곱 알을 낳아주는 물꼬 닭장에서 나온 알들과 함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136 2021. 3.16.불날. 도둑비 다녀간 아침 옥영경 2021-04-22 404
1135 2021. 1. 6.물날. 흐려가다 밤 눈 펑펑 옥영경 2021-01-19 404
1134 2023.10.23.달날. 맑음 옥영경 2023-11-07 403
1133 2023. 9. 4.달날. 맑음 옥영경 2023-09-15 403
1132 2019.12.25.물날. 맑음 옥영경 2020-01-17 403
1131 2023. 9. 2.흙날. 흐림 옥영경 2023-09-14 402
1130 2023. 1.14.흙날. 비 옥영경 2023-01-17 402
1129 2020.11.21.흙날. 가끔 햇살 / 꽃과 탱크 옥영경 2020-12-23 402
1128 2020.11.13.쇠날. 맑음 옥영경 2020-12-16 402
1127 2020. 9.17.나무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20-10-10 402
1126 2020. 8.31.달날. 가루비 / 제도학교 지원수업 한 학기 끝! 옥영경 2020-09-17 402
1125 2020. 8.29.흙날. 가끔 해 사이 소나기 옥영경 2020-09-17 402
1124 2020. 8.16.해날. 맑음 옥영경 2020-08-30 402
1123 2020. 1. 1.물날. 늦은 해 옥영경 2020-01-20 402
1122 2021. 6.11.쇠날. 맑음 / 권금성이 민둥 암벽이 된 까닭 옥영경 2021-07-07 401
1121 2021. 4.20.불날. 맑음 / 이레단식 회복식 이틀째 옥영경 2021-05-14 401
1120 2020. 6.14.해날. 비 다녀가고 흐림 옥영경 2020-08-13 401
1119 2021.11.30.불날. 비 내리다 오후 긋다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1-12-30 400
1118 2021.10.17.해날. 갬 / 첫얼음 옥영경 2021-12-09 400
1117 2021. 7. 8.나무날. 밤비 옥영경 2021-08-03 40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