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9-21.쇠-해날. 청아한 하늘 / 너름새 겨울 전수

조회 수 1421 추천 수 0 2007.01.22 14:46:00

2007. 1.19-21.쇠-해날. 청아한 하늘 / 너름새 겨울 전수


사흘 동안 풍물전수가 물꼬에서 있었습니다.
‘구미교사풍물모임 너름새’의 겨울공부였지요.
경북교사풍물모임(경교풍)겨울전수를 올 겨울은 그냥 넘기면서
거기서 달려온 샘들도 계셨답니다.
너름새 10주년 굿에 선보였던 ‘산아(山兒)’(창작; 정기효샘)를
기효사부가 가르쳐 주셨댔지요.
‘산아’는 사물과 승무북가락을 뿌리로 만든 타악굿으로
태평소 같은 선율악기도 더해지는 것이나
이번 전수에는 칠채-육채-덩덕궁이-동살풀이-휘몰이를 익혔습니다.

감기로 옷에 옷을 껴입고 와
할아버지라 불려 흥분해서는 말을 더듬게 된 인철샘과,
종갓집에서 자라나 공동체적 마인드를 온 몸으로 가지고 사는
우리들의 맏언니 삼희샘,
넘의 동네도 내 동네이다가
한 사람씩 가락을 쳐야하는 대목에선 꼭 넘의 동네라 먼저 안한다 우기는
미경샘과 미순샘,
씩씩한 똘이장군 같은 재선샘,
군 입대를 앞둔, 먹어도 먹어도 아직도 스물넷인 사균샘,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인 선한 영신샘,
첫사랑이 실린 떠나가는 배를 안타까이 부르는 순홍샘,
학교종 비행기 같은 동요들을 가곡으로 부르는 재주를 가진 일주샘이 같이 했습니다.
임열샘이 갑자기 우환이 생겨 아침에 집을 떠나질 못했고,
성철샘도 못 와 아쉬웠네요.

어찌나들 열심히 두들겨댔는데 내내 배가 고파 계속 먹었으며,
‘장모님과 그의 친구들’(삼희샘, 미순샘, 미경샘)이 보여준 수시로공연으로
공부하는 사이 사이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하루 아침은 달골에 올라 물꼬의 소망을 나누며 포도즙을 마시고.
다음날 아침은 티벳길과 호숫가나무에서 차를 마시기도 하였더이다.

좋은 사부를 만나는 것도 복이지,
우리가 그러했습니다.
오데서 이리 모여든 겐지,
참 괜찮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오롯이 또 복이었겠습니다.
게으른 이가 없는 배움터였지요.
열공(열심히 공부한다? 열심히 공력을 쌓다?)현장은 어디고 아름답습니다.

젊은 할아버지가 부산나들이로 불앞을 비우시면서
나무 먹는 하마한테 밥 먹여 교실을 데운 건 상범샘이었네요.
넉넉한 상범샘은 어찌나 장작을 넣었는지
곶감집 장판이 아주 새까맸더랬습니다.
부엌은 밥알모임(물꼬 학부모와 교사모임) 식구인 김정희엄마가 맡았는데,
아직 몸을 덜 떠난 감기로 버거운 듯 보였으나
성을 다해 움직여주셨지요.
공동체에 사는 류옥하다는
어른 따라 온 일곱 살 예현이랑 동네 아이 여덟 살 종훈이를 돌보(?)았습니다.
한 저녁은, 곁다리로 장구를 치기도 했던 현진샘이
잠깐 머무르려고 온 수민샘 현경샘과 고구마를 구워내기도 했지요.

사흘의 일정을 다 마친 저녁답에 발표회도 있었답니다.
‘117 계자’를 준비하러 들어왔다가 갑자기 동원된,
물꼬의 품앗이들과 공동체식구들 천사백삼십 명의 관객을 앞에 놓고
(어른; 일당 백 / 아이; 일당 십)
그것도 무대라고 긴장들도 좀하고 앉았지요.
되면 되는대로 아니 되면 아니 되는대로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덧붙임: 가락도 잘 모르는데다, 치는 것도 잘 안돼서
나중에는 에라 신나게나 치지 하고 맘껏 쳐서는
전체가락을 좀 배려서 미안했습니다. 그런들 또 어떻겠는가 했지요.)
그리고
최선을 다한 이가 갖는 기분 좋은, 아주 진한 피로감들을 느끼고 있었지요.

북을 처음 잡아보았습니다.
소망하던 일입니다.
새해에는 아이들과 북을 가지고 놀아야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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