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계자 여는 날, 2007. 1.22.달날. 흐리더니 맑아지다

조회 수 1396 추천 수 0 2007.01.24 09:48:00

117 계자 여는 날, 2007. 1.22.달날. 흐리더니 맑아지다


< 말근 북소리 >


공동체에 사는 아이 하나를 더해
서른의 아이들이 올 겨울 세 번째의 계절자유학교(계자)에 함께 합니다.
“ 2006 겨울, 백열일곱 번째 계절 자유학교
- 겨울에도 꽃피네, 꽃이 피네 · 3 ”
마을에서 손을 돕는 엄마 하나를 더해
열넷의 어른(새끼일꾼 셋 포함)이 같이 꾸리지요.

불을 끄는 위치에서부터 학교 구석구석과 아이들이 잘 농가까지
모두가 움직임을 그리며 확인을 하는 것으로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상범샘 형길샘 현애샘이 영동역으로 아이들을 맞으러 나간 동안
학교에 남은 이들은 맞을 채비를 하였지요.
“여러 손들이 있어서 청소가 금새 끝났어요.”
머물고 있던 현진샘과 수민샘이 많은 일을 해놓고 가서도 여유로왔을 겝니다.

“영동역에 모였는데, 아이들이 잘데요.”
전체로 작은 느낌이었다 합니다, 덩치도 작고.
부모님들도 올망졸망 아이들 마냥 안내에 귀를 기울이시더라지요.
윤하부모님이 그러셨다나요,
이곳은 잘못해도 때리거나 혼내키지 않는다고
그런데 스스로 뉘우치고 반성하게 하니 그런 거 잘 배워오라고.
명한이 아버지는 또 그러시더라는데요.
“얘는 막 굴려도 돼요.”
예, 잘 가르치고 잘 굴리겠습니다요.

정오, 아이들이 대해리에 닿았지요.
마을 어귀 삼거리에 세운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이 달려옵니다.
“그런데요, 옥샘!”
기륜이가 인사보다 제 할말 먼저 하느라 바쁩니다.
“경중아!”
뽀동뽀동 허연 얼굴을 환하게 펼치는 경중이,
몹시도 반가웠지요.
새해랑 다희가 옷도 꼭 같은 걸 입고 쌍둥이처럼 들어오고
나연이 유진이 수연이가 아마도 같은 동네에서 오는 건지 나란히 걸어오네요.
“이게 누구야?”
얼굴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무지무지 커버린 아이가 들어오고 있었지요.
“선호요.”
곁에서 소정이가 입이 벌어진 제게 저 친구 이름을 얼른 던져주었답니다.
저 두 녀석, 새로운 만남들 못지않게
그간의 나눴던 우정을 더 깊이 쌓는 좋은 시간이 될 겝니다.
“세훈아, 이 넓어진 얼굴 좀 봐.”
“살이 많이 쪘어요.”
“누나는 영국 갔담서?”
그래서 세훈이만 왔네요.
수정이가 들어왔지요.
같이 데려오는 아이는 주현이일 겝니다, 동생이지요.
윤하, 인사부터 씩씩한 것이 괄괄하겠습디다.
“이름표 좀 보여줘 봐.”
명한이네요, 장난기가 자르르 합니다.
그 곁의 성욱이, 못지않겠는데요.
태현이, 곁에 사람과 말하느라 어느 틈에 쑤욱 들어가 버립니다.
모자를 눌러쓴 순규는 많이도 수줍어하며 들어갑니다.
“저게 첫 모습이라 그런가, 내일이면 본성이 드러나는 겐가...”
준영이와 상원이는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녀석들인 모양입니다.
곱슬머리 병완이는
일곱 살(2006학년도를 기준합니다)이 믿기지 않게 꽤나 의젓한 걸요.
현빈이와 수빈이는 한 눈에 한 집안에서 온 녀석들이었지요.
“네가 은결이구나.”
오래전부터 물꼬를 알았고, 드디어 보낸다던 그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었지요.
준석이는 혼자 왔는지, 관망하는 눈초리로 들어섰습니다.
이제는 고등학생이 되어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십년 전에 계자를 다녀간 예만이 둘째 동생이 온댔는데,
우르르 들어간 이들 틈에 있었나 봅니다, 경이는.
새끼일꾼 지윤이의, 나이차가 많은 동생 지인이는 어디로 갔나요?
얌전히 지나쳐가는 저 아이는 그럼 지민이 정도가 되겠지요.
“옥샘, 선우랑 지우예요.”
맨 뒤에 오던 형길샘이 쫄랑거리고 따라오는 두 아이를 먼저 소개하였습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이들처럼 자그만 아이 둘이
강아지처럼 달랑달랑 오고 있었지요.

여기서 지낼 동안 필요한 것들을 안내하는 자리가 끝난 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마당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날이 좋기도 하였지요.
한 패의 아이들이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공을 차고 있었는데
준석이가 펄펄 날아다니던 걸요.
“저것들은 뭐여?”
주현이며들은 금고를 찾는다고 소나무 아래 토토로의 집을 돌고 또 돌았지요.
물꼬에서 가장 새 것이며, 가장 튼튼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귀중품을 보관해주는 금고 말입니다,
교무실에서 단추 하나만 누르면 땅이 갈라지면서 위로 솟는 그 금고.
평상 곁 마당에서 대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노는 무리도 있습니다.
연탄난로를 잘 피워둔 책방에서 책을 읽거나 도란거리는 이들도 있었지요.
방을 들여다보니 공기도 하고 있데요.

“얘들아 들어가자, ‘큰모임’ 하자!”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쓰는 작은 책자(글집)를 앞에 놓고
모든 식구들이 앉았습니다.
“모일 때도 아담한 크기네요.”
글집의 표지가 비어있지요.
거기 새해소망, 혹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들을 담습니다.
기륜이와 경중이는 옆에서 서로 베낀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시속 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억미터 가는 배가 있었지요.
“올해는 다시 시작하고 싶다, 새싹처럼.”
작년에는 하려던 것들을 제대로 못했는데
새해엔 잘 시작하고프다는 수정이였습니다.
경이와 세훈이는 평화를 담았습니다.
쳐다만 보아도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었지요.
새해(아이 이름)는 말이 필요 없었지요.
무궁화로 보이는 꽃 위에 통일이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얼굴에 온 가족이 다 모인 은결(눈; 엄마/ 코; 할머니/ 입: 아빠)이는
산처럼 푸르게 살고 싶다 하였습니다.
지민이는 푸르른 지구를 담았지요.
명한이는 쇠처럼 튼튼하겠다 하고
태현이는 대나무처럼 튼튼하겠다데요.
나무를 닮고 싶은 수빈이었고
장수풍뎅이가 좋은 순규였네요.
수연이의 글집엔 물고기들이 헤엄을 쳤고
선우의 것엔 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성욱이는 과학의 힘을 단단히 믿었으며
준영이는 일광처럼 빛나고 싶었지요.
주현이는 용기를 키우고 싶어 했고
‘라디오’라고 제목을 붙인 나연이는
남들 앞에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이가 되고 싶다 했습니다.
행운의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윤하와 선호와
행복한 한 해 되기를 바라는 다희도 있었네요.
유진이는 못난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겸손했으나
밝게 빛나는 전구 그림에서 빛을 발하고 싶은 듯 읽혔고
준석이는 대나무를 인상 깊게 그려 넣었으며
현빈이는 괜히 ‘누나는 말썽쟁이’라 썼지요.
소정이는 자유를 갈망했고
지인이도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 했네요.
지우는 할 말이 많았는지 노란 색연필로 뭔가를 전하려 하였는데
잘 알아보질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병완이 글집의 제목은 ‘말근(맑은) 북소리’였습니다.
“무슨 뜻이지?”
“몰라요.”
맑은 북소리가 좋았던 겐지 어쩐 건지 알 길은 없으나
조화롭게 잘 자라서 그 조화로움이 맑은 북소리처럼 퍼져나가길 빕니다.
어, 상원이는 뭘 그렸더라...
아이들의 바램 하나 하나가 이루어졌음 참말 좋겠지요.

‘두멧길’을 나섰습니다.
올 겨울 모둠마다 앞산으로 뒷산으로 가기도 하였는데,
이번에는 모두 같이 마을 앞에 있는 작은 계곡으로 떠나
얼어붙은 ‘서해바다’에서 놀았습니다.
거인폭포 아래에 펼쳐지는 너른 곳을
이 곳 대해리 아이들이 그리 부르지요.
여유로이 가고 오는 길 서로에 대해 알게도 되지요.
“우리 엄마한테 얘가 논술 배워요.”
“쟤네 집에 가서요.”
상원이랑 준영이는 그런 사이라네요.
홀로 온 지민이가 혼자 걸어가고 있었지요.
“서먹하지? 금방 괜찮아질 거야.”
경이를 소개시켜주었지요.
정말 금방 같이 섞였습니다.
소정 선호네와 유진 나연네는
둘둘씩 친하게 온 5학년들입니다.
그들 안에서만 놀지 않도록 서로서로 소개도 해주었지요.

얼음판에 돌을 던져보더니 하나둘 들어가
서로 서로 손을 잡고 끌어주기도 하고
장대를 잡고 끌기도 했습니다.
형길샘은 계곡 저편에 아직도 쌓여있는 눈덩이를 뭉쳐
소정 지인 나연 윤하 선호들과 눈싸움도 진하게 하였지요.
태현 명한 상원 준영이는
서해바다에서 갑자기 툭 아래로 내려가는 곳에서
얼음을 깨느라 정신없는데,
혹여 돌이 튀어 잘못되기라도 할까 상범샘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정말 끼리끼리 덩어리를 이루는 걸 보면 말입니다.
아이들이 그래요, 정말 비스무레한 서로를 알아본단 말입니다.
서해에선 보름샘이고 근영샘이고 새끼일꾼 소연 혜진 지윤이
아이들과 엉켜 정신이 없고,
세훈이며 기륜이며 주현이며 작은 녀석들이 상류 쪽에서 깨는 얼음을
현애샘이 지켜보고 있었지요,
누가 빠지기라도 하면 얼른 건지자고.

해 떨어지는데 아이들은 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끊임없이 놀이를 찾아냈지요.
아, 정말 위대한 자연입니다.
고드름도 따먹고
깨진 얼음 건져 올려 두께는 얼마일까 재보기도 하고...
“봐, 봐, 보름샘 좀 봐. 어릴 때 못 놀면 커서 저런다니까.”
그러니 지금 많이들 놀아라하였습니다.
그런데 보름샘은 진짜 어릴 적 빙판에서 그리 놀아본 적이 없었답니다.
샘들도 원 없이 놀았지요.

성욱이 기어이 빠졌고,
재현샘이 얼릉 학교로 데려갔습니다.
그 서슬에 모두 서해를 거슬러 올라 거인폭포로 이동했지요.
여기 사는 류옥하다가 저 꼭대기까지 바위벽을 타고 올라가
거인폭포의 위용을 확인시켜주었고,
다른 아이들도 구경만 하고 섰기 아쉬워
타올라 가거나 미끄럼을 타거나 주춤거리거나 그랬더랬지요.
그런데 명한 준영 기륜이 성큼성큼 얼음 위를 자신 있게 걷더니만
뭐 다음은 짐작이 가지요.
“너네 빼고 다른 사람들은 너네 빠질 줄 다 알았다~”
현애샘이 젖은 아이들을 데려가며 그랬답니다.
수연이랑 나연이도 건너편으로 갔다가 이편으로 오는데,
무리했습니다요.
물과 물 사이 얼음길이 가늘게 나 있는데,
웬만하면 돌아오지,
나연이가 그만 미끄러져
빠진 아이들을 얼른 따라 학교로 먼저 향했습니다.

“이제 좀 가지?”
돌아올 적 아이들은 얼어있는 바위를 넘을 때나 언덕에서
다른 이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형 손 잡어!”
태현이는 세훈 병완 수빈이를 도왔지요.
말은 지독하게 안 들어도 그런 멋이 또 있는 태현이랍니다.
“두멧길 다녀오니 순식간에 친해지고 이름도 외고...”
그렇게 되데요.
낯섬의 벽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무언가 날선 것들도 다 뭉그러졌지요.
자연, 그 위대한 품에서 말입니다.
그 속에 힘껏 놀다 왔습니다, 무슨 말을 더할까요.
‘생각이 있는 사람’이 되는 길에
보는 것보다 읽는 게 낫고 읽는 것보다 대화가,
대화보다 침묵이 낫다던가요.
이보다 더 좋은 건
자유롭고 너그러운 공기 속에서 힘껏 노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것도 자연 안에서라면 ‘이보다 더 놓을 순 없다’겠지요.

저녁 먹은 뒤의 교실 두 칸 풍경이 재밌었습니다.
한 방에는 여자들이 한 방에는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데요.
꼭 그러자고 한 것은 아닐 텐데 어느 순간 그렇습디다.
공기도 하고 놀이도 하고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있었지요.
또 한 무리의 남자들은 어두워오는 산골 마당에서
대나무를 잘라 칼로 쓸 막대를 만든다고 법석입니다,
톱을 낫처럼 휘두르며.
소정 수정이 새해는 설거지를 아주 잘 하더라지요.
오늘 저녁부터 아이들이 설거지를 합니다.
책방에는 지인 은결 주현 선우 지우가 책장을 넘기고 있었지요.
현빈이가 젖어 옷을 갈아입힐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가방을 연 순간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폭탄이 터졌습니다.
수빈이짐과 같이 한 가방에 다 들어있던 옷이 사방으로 튀었지요.
“옷 어딨어?”“집에 있어.”
“이거 네 거야?”
“몰라.”
샘들이 옷에 이름도 쓰고, 짐을 좀 분리해주어야겠다 합니다.

‘한데모임’이 있었고,
손말을 익힌 뒤 모든 이들이 다 한마디를 내놓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썩 내키지 않아 온 걸음이었으나 잘 왔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지요.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 즐거웠답니다, 재밌었답니다.
“말을 잘 듣는 애들한테 깜짝 놀랐어요.”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한테 놀랐다하는데
그게 낯선 곳에서의 첫날의 긴장감에서 나온 집중인지
아니면 이번 계자의 특질일지는 또 하루가 흘러가봐야 알겠지만
순한 애들이 많기는 한 듯합니다.
이어진 모둠끼리의 ‘하루재기’에선
무엇이 그리 재밌었을까요,
다들 너무너무 재밌었다고 썼습니다.
두멧길이 마냥 좋았던가 봅니다.
그런데 명한이가 또 좇아와서 조릅니다.
“휴대폰 없어요? 엄마한테 전화 좀 해주세요, 제 일기장 가방에 넣었나.”
벌써 몇 차례 되지요.
아니, 자기가 가방을 열어 확인하는 게 더 빠를 텐데,
이눔의 자슥, 멀리 있는 엄마한테 굳이 전화해서 확인해달랍니다요.
“나 같으면 가방을 열어보겠네, 이 사람아!”
근영샘이, 명한이 양말 꺼낼 때 보니까 뭐 일기장 같은 게 있더랍니다.
낼은 암 소리 안하겠지요.

아이들이 잠자리로 가고 샘들은 가마솥방에 모였습니다.
곶감집은 젊은 할아버지가 아이들이 잘 때까지 곁을 지키고
숨꼬방은 김은숙엄마가 함께 있지요.
샘들이 하루를 돌아봅니다.
통로에 놓여있는 신발이 어떠한가, 책방에 책이 어떻게 정리되는가가
그 계자를 짐작케 하기도 하지요.
잘 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샘들이 다들 첫날이 아니라 며칠 지난 느낌이라 했습니다.
아마도 샘들이 만든 안정감 덕도 있지 않을지.
(그리고,
많으면 부산하고 너무 작아도 개별이 특성이 많이 드러나 힘겨울 수 있는데
아이들 수가 그리 많지 않으면서 우르르 덩어리가 주는 즐거움이 있는 규모, 서른!)
미리모임에 계자를 꾸리는 모든 어른들이 모여
움직임을 의논하고 결정했고,
모두 이 공간의 질감을 많이 알고 있는 이들이 모였고,
그리고 참 겸손한 이들이 모인.
“애들 잘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을 안 듣기도 하지만 잘게 안 듣는다는 느낌이고...”
상범샘입니다.
근영샘은 다른 계자랑 달리 적은 인원, 적은 모둠, 작은 아이들이어
6학년 없음이 아쉽다데요.
“형아들이 1, 2학년 어린 동생들을 잘 돌보아주었는데...”
재현샘은 처음 와서 난감한 순간들이 많더랍니다.
그는 교사 하루평가글을 이리 쓰고 있었지요.
“역시 자유로운 아이들.
궁금한 것도 많아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묻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
그리고 솔직한 아이들...
규칙과 자유 사이의 적절한 조화를 조금 더 생각해본 첫날이었다.”
현애샘은 품앗이 3년차가 되면서
드디어 영동역으로 아이들을 맞으러 나가게 되었지요.
물꼬랑 오래 만난 이가 가는 자리거든요.
“여기 오면 항상 공동체식구샘들이 계시니까
책임이란 것 없이 살았는데,
엄마들이 ‘니네 모둠 선생님이야’ 하니까 갑자기 책임감이 막 생기고...”
그래요, 늘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이지요, 하하.
마지막날 아이들을 바래러 영동역에 나가
그동안 같이 부대낀 아이들의 부모를 보며 애랑 똑같구나 그러다가
이제 부모를 보고 애들을 보니 느낌이 다르데요.”
어떻게 달랐던 걸까요?
새끼일꾼들도 늦은 자리에 함께 하지요.
“놀러왔을 때랑은 다르게 또 다른 재미도 있었고 힘든 점도 있었어요.
예전엔 애들이 떠들고 하는 것에 관심 없었는데
샘으로서 부담감에 애들이 떠들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말이 생긴 겝니다, 처지가 돼 봐야 안다고.
하기야 처지가 된다 한들 꼭 알긴 다 알까만요.
지윤이형님은 그래도 물꼬에 오면 기쁘답니다.
“앞으로 물꼬에서의 5일이 천천히 지나면 좋겠어요.
오늘 진짜 기분 좋았어요.”
물꼬랑 맺은 연 십년에 새끼일꾼 첫걸음의 기쁨이 이러하였습니다.
“가기 싫다는 느낌이 들어요.”
혜진이형님도 그러네요.
“책방에 있으면 자연스레 다 친해져요.”
소연이형님은 그렇게 아이들 속으로 들어갔다지요.
아이들이 책방에 꼭 들리니까요.

현애샘의 고군분투기를 듣는 즐거움이 큽니다.
아이들 좋아하고 참 예뿌고 참 착하고 참 성실한 이가
처음 교단에 선 해를 어찌 보냈을까 무던히 궁금도 하였지요.
“9시부터 2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하는 말이
‘조용해’, ‘앉아’, ‘공부해’예요.
화내고.
그런데 어느 날 모두가 가만히, 조용히, 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걸 상상하니까
너무 섬뜩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의 그 살아있음이 고스란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 공간에서
그가 아주 편해 보이나 봅니다,
몸은 고단할 것이나.
저도 그런 물꼬가 참말 좋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136 2007.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147
1135 2007.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149
1134 2007. 1.31.물날. 맑음 옥영경 2007-02-08 1081
1133 습관이란 너무나 무서운 것이어서... 옥영경 2007-02-08 1103
1132 2007. 1.30.불날. 거친 저녁 바람 / 왜냐하면... 옥영경 2007-02-03 1159
1131 2007. 1.29.달날. 맑음 옥영경 2007-02-03 1170
1130 117 계자 닫는 날, 2008. 1. 27.흙날. 눈발 옥영경 2007-02-03 1364
1129 117 계자 닷샛날, 2007. 1.26.나무날. 흐리다 눈 / 노박산 옥영경 2007-02-03 1227
1128 117 계자 나흗날, 2007.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1-30 1363
1127 117 계자 사흗날, 2007. 1.24.물날. 맑음 2007-01-27 1283
1126 117 계자 이튿날, 2007. 1.23.불날. 맑기가 시원찮은 옥영경 2007-01-25 1308
» 117 계자 여는 날, 2007. 1.22.달날. 흐리더니 맑아지다 옥영경 2007-01-24 1396
1124 2007. 1.21.해날. 맑음 / 117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1-23 1406
1123 2007. 1.19-21.쇠-해날. 청아한 하늘 / 너름새 겨울 전수 옥영경 2007-01-22 1422
1122 2007. 1.16-18.불-나무날. 맑았던 날들 옥영경 2007-01-20 1307
1121 2007.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51
1120 2007.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77
1119 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옥영경 2007-01-19 1099
1118 116 계자 닫는날, 2007. 1.12.쇠날. 흐려지는 저녁 옥영경 2007-01-16 1237
1117 116 계자 닷샛날, 2007. 1.11.나무날 / 바우산 옥영경 2007-01-16 176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