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조회 수 2133 추천 수 0 2003.12.26 11:16:00
얼마 전
한 청년이 다녀갔습니다.
걸어서 여행을 하는 가운데 있다하였습니다.
영동 읍내 기선샘의 소개로 물꼬를 왔더랬지요.
닷새쯤 머무르며 손 보태고 가겠다더이다.
아이들은 그를 불량스님이라 불렀습니다.
스님같진 않은데 머리가 짧은 탓이었겠습니다.
"연습이지. 이제부터 세어서 닷새여야지."
닷새를 앞두고 그랬더니
또 선뜻 마음을 내주었습니다.
첫눈이 그 즈음 내렸지요.
그 눈을 상규샘이랑 같이 맞아서
식구들이 더 좋아했던가 봅니다.
통닭 내기하던 야구하며
밤새 나누던 얘기하며
일 짬짬이 풋풋한 시간들도 많았더랍니다.
살아온 시간들을 들려주던 상규샘 생각이 나네요.
어쩜 그리 얘기를 쫀득쫀득하게 하던지...
상규샘 나가던 그 아침,
떠나는 손님들로, 들어오는 이들로, 무던히도 북적였댔습니다.
발 아픈데 바르라고 챙겨주려던 목초액과
꺼내놓고 삶아주지 못한 달걀을
그 날 저녁답에야 생각해내었지요.
못내 이것저것이 아쉽습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컸던
상규샘입니다.
지금도 어느 길 위를 걷고 있을 테지요.
아무쪼록 건강했음 좋겠습니다.
곧 다시 온다 하였으니
기다리면 될 일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122 2007. 1.16-18.불-나무날. 맑았던 날들 옥영경 2007-01-20 1298
1121 2007.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47
1120 2007.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07-01-19 1165
1119 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옥영경 2007-01-19 1096
1118 116 계자 닫는날, 2007. 1.12.쇠날. 흐려지는 저녁 옥영경 2007-01-16 1233
1117 116 계자 닷샛날, 2007. 1.11.나무날 / 바우산 옥영경 2007-01-16 1758
1116 116 계자 나흗날, 2007. 1.10.물날. 검은 구름 가끔 지나고 옥영경 2007-01-15 1406
1115 116 계자 사흗날, 2007. 1. 9.불날. 반짝이는 눈밭의 햇살 옥영경 2007-01-14 1031
1114 116 계자 이튿날, 2007. 1. 8.달날. 맑음 옥영경 2007-01-12 1363
1113 116 계자 여는 날, 2007. 1. 7.해날. 눈에 반사되는 햇볕 옥영경 2007-01-11 1467
1112 2007. 1. 6.흙날. 눈, 눈 / 116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1-10 1234
1111 115 계자 닫는 날, 2006. 1. 5.쇠날. 꾸무럭대다 한밤에 눈발 옥영경 2007-01-09 1469
1110 115 계자 닷샛날, 2007. 1. 4.나무날. 맑음 / 오뉘산 옥영경 2007-01-08 1368
1109 115 계자 나흗날, 2007. 1. 3.물날. 는개 옥영경 2007-01-06 1350
1108 115 계자 사흗날, 2007. 1. 2.불날. 반 흐림 옥영경 2007-01-05 1300
1107 115 계자 이튿날, 2007. 1. 1.달날. 흐림 옥영경 2007-01-04 1313
1106 115 계자 여는 날, 2006.12.31.해날. 맑음 옥영경 2007-01-03 1371
1105 2006.12.30.흙날. 얼어서 흐려 보이는 하늘 / 115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1-02 1296
1104 2006.12.29.쇠날. 맑음 옥영경 2007-01-01 1210
1103 2006.12.28.나무날. 눈발 옥영경 2007-01-01 119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