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0.달날. 맑음

조회 수 1241 추천 수 0 2006.11.22 18:48:00

2006.11.20.달날. 맑음


내가 옳다는 것이 다른 이를 그르다고 말하는 건 아닐 겁니다.
내 확신이 다른 이를 그르다고 하는 건 아니라는 거지요.
물꼬는 물꼬가 옳다는 길을 확신을 가지고 가며
그것이 다른 곳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다만 힘찬 걸음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물론 믿고 있는 것이 ‘정말로 그러한가’ 돌아보는 것에 게으르지 말아야겠지요.

해 뜨는 시각이 늦어지니
아이들 잠도 늘었습니다.
오늘부터는 7시에 일어는 나되
15분은 이불에서 뒹굴고 아침을 시작하기로 했답니다.
평화의 노래 ‘에헤라 친구야’를 새로 피아노 앞에서 부르며
학교 아침도 시작합니다.
어제 어른들이 차를 마신다고 앉았는데
신기가 가마솥방을 나서며 그러더라데요.
“우리도 달날마다 하는데...”
무슨 소린가 했답니다.
우리도 달날 아침마다 ‘찻상 앞에서’가 있지요.
다소곳이 앉아 주말에 지낸 시간들을 돌아보고 도란거리다
시도 읽고 2006년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글쓰기도 합니다.
그러다 읍내 나갈 버스 시간이 바빠졌는데도
아이들은 굳이 다 해야 개운하다고
착착 와서 무릎베개에 머리를 대고 귀를 닦았지요.
올 해 춤 마지막 시간을 모두 아쉬워하다
용두공원에 들러 관리하는 아저씨가 아이들을 틀어준 분수구경을 잘하고
충혼탑까지 올랐다 내려들 왔답니다.

지난 주 인터넷전용선이 드디어 대해리에도 깔렸습니다.
“도시만큼은 안돼요.”
전화선을 타고 와서 그런 모양이지만
당장 속도가 다르던 걸요.
하지만 날아가는 속도면 뭐한답니까,
그 앞에 앉아 뭣 좀 찾아볼 시간이 아니 납니다요.
그래도 교무실에서 일하기는 한결 수월해지겠습니다.
용량이 큰 메일은 모뎀으로 잘 안돼서
면소재지까지 가야했지요.

참 성격이네, 싶었지요.
도대체 급한 게 없어서 늘지 않는 모양인지 원...
그래도 ‘영남사물놀이’ 모임을 간지 어느새 열 번을 남겨두고 있고
쇠를 잘 다루지는 못해도 가락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사물놀이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하자
같이 공부하는 이들이 뜨악한 표정을 지었지요.
용기가 가상하다, 뭐 그런 뜻이었을 겝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치고 있는 소리를 들으면
곧잘 소리를 만들고 있거든요.
자기가 할 수 있다는 것과 가르치는 건
참 다른 영역이다 새삼스러웠지요.

“누가 어디 좀 가자고 해서...”
서무행정의 이금제엄마한테 일 하나를 맡기려고 보니
오후에는 자리에 없다십니다.
아이들이 던져놓고 간 것들을 정리하고
늦게야 밥상 앞으로 갔더니
아이들 버스를 태워놓고 다른 때보다 부엌 손들이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들 바빠요?”
아무도 말을 않습니다.
아주 좋은 데들 가시나 봅니다.
김장을 끝내놓고 다들 고생했다고
마을식구들이 이광렬아빠랑 나들이를 나섰다가
저녁답에 들어들 왔지요.
그래서 저녁은 상범샘이 준비하였다 합니다.
밴 마늘내 생강내 잘 털어내고 오셨겠습니다.
사이좋고 정겨운 밥알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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