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1.나무날. 맑음

조회 수 1244 추천 수 0 2006.12.26 11:58:00

2006.12.21.나무날. 맑음


이른 아침 상범샘네도 서울 나들이를 나서 다음 주에나 돌아옵니다.
이제 학교에는 삼촌과 저만 남았지요.
짐승들 거둬 먹이고 보일러가 터지지 않도록 돌아보는 일,
된장집과 가마솥방, 교무실 난로에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는 일도 같이 남았습니다.
꾸준히 이어지는 계자 문의는 학교 공식 손전화로 이어지고 있고,
아직도(2007학년도 입학절차가 막바지인데) 입학 문의가
잊을 만하면 날아듭니다.

안부를 물어온 어르신이 계셨지요.
한산할 때를 골라 하신 연락일 겝니다.
언젠가 귀농을 하겠다는 논두렁님이시지요.
당신의 아이들이 이곳을 거쳤고,
당신 역시도 걸음이 계셨더랬습니다.
아실지,
이곳에 있지 않으므로 이곳을 잘 볼 수 있는 객관적 눈으로
긍정적인 해석을 하는 당신의 말씀들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를,
공동체와 산골살이에 대한 막연환상이 아니라
생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로 보내는 그 관조와 관망이 얼마나 고마웠는지를,
귀 얇고 심지 얕은 이들이 많은 세상에서 큰 믿음으로 지켜주신 시간이
‘희망’을 쓰게 하셨음을...
“오실 날만 꼽지요.”
“잘 안되네요, 한 일 년은 더 서울에 있어얄 것 같네...”
반가움으로 하는 인사말이 혹여 채근으로 들리지 않으셨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116 128 계자 나흗날, 2008.12.31.물날. 맑음 옥영경 2009-01-07 1290
1115 4월 2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4-07 1291
1114 2006. 9.16-7.흙-해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06-09-20 1291
1113 117 계자 사흗날, 2007. 1.24.물날. 맑음 2007-01-27 1291
1112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291
1111 9월 22일 물날 맑음, 딴 거 안먹어도 옥영경 2004-09-28 1292
1110 2005.11.29.불날 / '플로렌스'인의 목소리 옥영경 2005-12-01 1292
1109 2006.4.6.나무날. 흐린 것도 아닌 것이 옥영경 2006-04-10 1292
1108 2007. 9. 8-9.흙-해날. 개고 맑았지요 옥영경 2007-09-25 1292
1107 2011 봄 몽당계자(4.22~24) 갈무리글 옥영경 2011-05-05 1292
1106 10월 8일 쇠날 흐림 옥영경 2004-10-12 1293
1105 105 계자 여는 날, 8월 1일 달날 비 옥영경 2005-08-04 1293
1104 2008.11. 1.흙날. 스산한 하루 옥영경 2008-11-14 1293
1103 2011. 2. 2.물날. 맑음 옥영경 2011-02-11 1293
1102 2011. 4.16.흙날. 맑음 옥영경 2011-04-27 1293
1101 2012.12. 3.달날. 푹하다 바람과 비 흩뿌리는 오후 옥영경 2012-12-17 1293
1100 9월 7일 물날 높은 하늘, 덮쳐온 가을 옥영경 2005-09-19 1294
1099 2006.4.11.불날. 저녁에 갠 비 옥영경 2006-04-15 1294
1098 2006.4.21.쇠날 / 달골 안택굿 고사문 옥영경 2006-04-27 1294
1097 2006.5.17.물날. 맑음 옥영경 2006-05-19 129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