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1.불날. 맑음

조회 수 1290 추천 수 0 2006.11.22 18:49:00
2006.11.21.불날. 맑음


정치영역을 다루며 학기 마지막 사회시간을 보냈습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역할들, 그리고 선거에 대해 다루고,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무회의가 열렸습니다.
학교 살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의국무회의를 연 거지요.
아이들은 자기 관심분야의 장관이 되었습니다.
대통령 승찬,
보건복지부(가마솥방 살림)장관 종훈,
농림부장관 동희,
교통부장관 류옥하다,
외교통상부(대외협력업무, 바깥샘 관리)장관 김령,
교육인적자원부(교무실살림)장관 창욱,
환경부장관 정민,
재정경제부(제반 학교살림)장관 나현,
건설부장관 신기.

농림부: 김장배추를 모이로 주고 있습니다.
닭 몇 마리를 잡아서 닭도 줄이고 사료도 줄이는 게 어떨까요?
다른 장관들: 하지만 계란을 얻는 것도 잊지 않습니까?
농림부: 수탉을 잡으면 됩니다.
교통부: 가까운 곳은 차를 타지 않고 걷도록 합시다.
또 혹시 김천까지 가는데 천천히 가는 것이 연료를 아끼는 거면
우리가 좀 더 빨리 출발하는 게...
도움말: 고속도로라면 80킬로미터 정도로 가는 게 연료를 줄여주겠지만
국도에선 연료차이는 아주 적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잖을까 싶은데
자세히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교육부: 종이를 너무 많이 쓰는데 아껴야겠습니다.
테이프도 꼭 필요한 곳에 쓸수 있도록 하는 게...
보건복지부: (가마솥방엄마의 도움을 받아와서) 밥을 싹싹 긁어먹읍시다.
대통령: (특정 아이를 거론하며) 그거 긁어보세요, 긁으면 두 숟가락은 나옵니다.
장관들: 아이들 새참을 줄입시다.
학교에서 나온 농사거리로 먹고 일부러 사지는 맙시다.
기름진 음식도 줄여 세제를 많이 쓰지 않도록 합시다, 환경을 위해서도...
건설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난로 설치는 꼭 할 곳만 해서 더 이상 줄일 데가 없습니다.
새로 건축할 일이 있는 것은 재정상황이 좋을 때 하겠습니다.
환경부: 쓰레기를 줄여 쓰레기봉투를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도움말: 버려지는 깨끗한 비닐은 미술재료로 한 번 씁시다.
외교통상부: 논두렁 답례품은 가능하면 포도즙으로,
그리고 바깥샘 인사는 포도즙과 좋은 물건을 잘 알아봐서
싸게 사겠습니다.
그밖에: 호미며 낮이며 일을 한 뒤 물건을 잘 정리하는 것도
그 물건을 아끼는 방법이겠습니다.
논밭에 그냥 두면 빨리 상할 것입니다.
도움말: 문을 잘 닫고 다니는 것도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겠습니다.
대통령: 오늘 학교 살림을 줄이기 위해서 ....가 나왔습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부처에 잘 전달하고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미죽샘 없이 국화시간을 보냈고
모두 저 알아서 연습을 했습니다.
“좀 봐주세요, 저는 잘된 것 같은데...”
들고 와서 평을 듣기도 하였고
하다 잘 안되면 붓질을 도와달라고 부르기도 하였지요.
령이는 곁에서 산수화를 그리기 시작한 절 위해
먹을 갈아주었습니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는 측백나무 잎을 놓고 갈아
향을 더하셨지요.
먹도 더 진해진다셨습니다.
아이들은 그 얘길 듣더니 당장 학교 울타리로 좇아가
측백 잎을 따와서 벼루에 놓고 갈았습니다.
“아, 냄새 좋다...”
남은 잎에 먹을 묻혀 찍기 놀이도 하였지요.

작은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해의 단소 마지막 시간이었네요.
한 명 한 명 나가서 자기 곡을 연주하였습니다.
소리가 잘 안 나던 창욱이도 정민이도 끝까지 잘 해냈지요.
1학년 신기와 종훈이는 나가서 노래로 대신하였습니다.
대금연주자 장영수샘이 오셔서 축하공연도 해주었네요.
그런데 1학년 우리 신기와 우리 종훈이 좀 보셔요.
이럴 때도 내외한다는 표현을 쓰나요,
낯선 얼굴 앞에서 그저 쑥스러워
양 옆에서 제 손을 꼬옥 붙들고 저들 가슴으로 끌어당기며 바짝 앉는 겁니다.
아고, 어찌나 귀엽던지...

‘논밭에서’는 큰 마당가 평상에 앉아
곽보원엄마의 지휘 아래 마늘을 골랐습니다.
“밭은요?”
“어른들이 벌써 패놨어요.”
다음 일시간에 마늘을 심을 참입니다.
뿌리가 될 부분의 싹이 잘 난 것들을 가려냈지요.
“왜 마늘은 감자처럼 재를 묻히지 않아요?”
감자는 잘라서 쓰니까 상처에 소독을 하느라고 그러지요.
그래도 어릴 적
쪽파도 마늘도 어르신들은 재를 묻혀 심기도 하는 걸 보았습니다.
마늘이 통으로 붙어있다 쪽으로 홀로 외로이 떨어지므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보기도 하였지요.
“정리를 하는 것까지가 일입니다.”
갈무리를 하고 마늘상자며 대야며들을 두고 쏙 들어가려는 걸음들을 붙들어
다시 한 번 짚어줍니다.

달골 한데모임.
이번 학년도 기숙사 마지막 주간이지요.
7시, 하루를 돌아보며 거울보기를 하고
오늘 나는 조화롭게 살았는가 돌아보고
요즘 읽고 있는 책 이야기로 나누었습니다.
령이는 ‘톨스토이 단편선’을
류옥하다는 ‘마틸다’를
승찬이는 ‘파이이야기’,
정민이와 창욱이는 ‘괭이부리말 아이들’,
동희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
나현 ‘꼬마 철학자들의 비밀파티’를 읽어가고 있다 합니다.
낼을 빼고 사흘 밤이 남았으니
같은 책을 돌려 읽고 이야기 나누기,
오페라 ‘칼멘’, 들려주던 장편 마무리,
그렇게 잠자는 머리맡 시간은 하루씩 나누어 쓰기로 했습니다.
“낼 저녁은 핫케Ÿ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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