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11.나무날 / 110 계자 미리모임

조회 수 1292 추천 수 0 2006.05.13 13:57:00

2006.5.11.나무날 / 110 계자 미리모임

계절자유학교가 백열 번째를 맞습니다.
십삼 년째로 접어들었지요.
어른들 미리모임이 저녁에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멀리서 오는 품앗이일꾼보다 마을에서 사는 식구들이 더 많습니다.
시작은 그랬지요.
문제의 잡지사, 그곳의 외부기고글, 그리고 홈페이지에 난무했던 떠난 이들의 거친 글들이
어떤 식으로든 물꼬에 흠집을 내고 실질적으로 손해를 입히기도 하였는데
밥알들은 어떻게든 학교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하셨댔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고마움은 또 고마움이지요.
"상설 아이들도 붙여서 좀 더 신명을 내면 어떨까요?"
신청했던 아이들 가운데 제법 많은 수가 취소를 했던 터라
마흔 넷이 정원인 자리가 텅텅 비어 있었지요.
학부모인 밥알들이 마을에서 같이 사는 이들이니
같이 손발을 보태기도 예년보다 수월했더랍니다.
이렇게 하여 품앗이로 오는 태석이삼촌 승현이삼촌 선진이이모에다
공동체식구 여섯, 마을식구 다섯,
모두 열 넷의 어른이 계자를 안내하기로 했지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물꼬의 끊임없는 실험들이 재밌습니다.
상설 아이들이 계자에 결합하는 것도 처음이지요.
어떤 일들이 벌어지려는 지요...

기획했던 속틀(일정)을 조율도 하고
전체흐름을 익히기도 하고
각자가 맡을 일들을 가르고 정리했지요.
"물꼬의 맨날 맨날의 실험이 전형을 찾아가고 하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98년부터 계자를 해왔던 상범샘도 이번 계자가 사뭇 기대되나 봅니다.
"우두령에서 같이 지게 졌던 승현샘을 만나니 기쁩니다."
물꼬에서 겨울을 머물며 손발을 보탰던 김점곤아빠네요.
정운오아빠는 김천에서 유기농으로 지어낸 참외를 세 상자나 얻어왔습니다.
아이들이 다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농장주인의 마음이 고미웠지요.
일년 내내 한 번인가를 빼고는 모든 계자에 동희를 보냈던 이금제엄마는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롭답니다.
글 속에서만 읽었던 시간을
(날마다의 이야기를 이 꼭지에 올렸더랬지요, 좀 더디기는 했으나)
이제 볼 수 있어 벅차다셨지요.

계자를 물꼬생태공동체에서 하는 수익사업으로만 본다면
얼마나 건조한 시간일 지요.
계자는 가난한 물꼬가 재정을 안지 않고도
참가비를 내는 아이들이 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경제적인 부담을 안아주니
소득재분배의 한 장이 되기도 하고
물꼬가 하는 나날의 배움을 여러 아이들과 나누기도 하고
그리고 여러 곳에서 모인 아이들로부터 자극도 받습니다.
무엇보다 너무나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이어서,
아이들이 만드는 그 정토와 천국의 경험이
계자를 하고 또 하게 한다지요.
1994년부터 2004년 상설학교로 문을 열기까지 만 십 년동안
계자는 확 힘을 솟게 하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계자를 다녀온 힘으로 한 동안을 살아내다
마음이든 몸이든 지쳐 바닥에 이를 즈음
다시 계자를 다녀와 그 힘으로 살고는 하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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